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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Act 1
1947년, 전쟁의 기억은 이곳 저곳에 남아있지만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간 파리. 우체국 민원 처리과의 듀티율은, 소박하고 어느 곳 하나 특이할 것 없는 독신남으로 우표수집과 장미에 물주기가 취미다. 오늘도 언제나 같은 하루, 타이프라이터 앞에서 민원에 대해 답신을 치고 있다. 태만하고 요령 좋은 동료들은 하나하나 일일이 성실하게 일을 하는 그를 바보 취급한다.
오후 다섯시, 듀티율은 일과를 마무리 한다. 매춘부, 화가, 신문팔이.., 활기찬 이웃들이 살고 있는 몽마르뜨의 집에 돌아가자 갑자기 정전. 매일 밤 일어나는 정전에 그는 진절머리가 나지만, 오늘 밤은 평소와는 뭔가 다르다. 문을 열지도 않았는데, 전기가 들어오고 그는 집 안에 들어와 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불이 나갔을 때, 마치 벽이 없어져버린 듯, 그는 바깥의 계단에 서있는 것이다.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한 듀티율은, 황급히 정신과의사 듀블을 찾아가지만, 의사는 놀라지도 않고, 장황한 병명을 나열하며 약을 처방해 준다. “벽을 뚫고 지나다니는 것이 힘들어지면, 이 약을 먹으면 되요.”라며.
돌연 ‘벽을 뚫는 남자’가 되어버린 듀티율은 당황하며, 보통의 사람으로 돌아가 평범한 공무원 그대로 있고 싶다며 탄식한다. 하지만 그 생각과는 달리, 직장의 군인출신 신임 부장에게 욕을 먹고 화가 난 듀티율은 벽을 뚫고 머리를 내밀어 보여주며, 부장을 미치게 만들어 버린다. 이 일로 듀티율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다. 집으로 가는 길, 그는 문득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보고 싶어지게 되고, 빵집의 벽을 통해 들어가 빵을 훔쳐본다. 자신의 ‘특기’에 자신감을 갖게 된 듀티율은, 결국 보석점의 벽까지 뚫고, 주머니 한 가득 보석을 훔쳐 나온다. 갑자기 영웅이 되어버린 그는, 의적처럼 훔친 호화로운 목걸이를 매춘부의 목에 걸어준다. 이제 벽을 뚫는 도적 ‘벽을 뚫는 남자’가 되어 신문지상을 놀라게 하는 존재가 된 듀티율.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는 그였지만, 그에게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같은 거리에 살고 있는 아름답지만 불행한 부인 ‘이사벨’이었다. 그는 이사벨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점점 더 유명해지려고 한다.
밤, 은행의 금고에 들어온 듀티율은, 경보가 울리는 가운데 유유히 개인 금고의 물건들을 꺼내 본다. 돈다발, 비밀 서류, 보석, 와인, 심지어는 스캔들이 담긴 편지까지… 그가 타인들의 각양각색의 은닉품을 보고 재미있어하는 동안 두 명의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다. 스스로 ‘벽을 뚫는 남자’라며 정체를 밝히는 범인의 앞에서, 경찰들은 수갑을 치켜들고 출세가 멀지 않았다며 즐거워한다. 듀티율은 모든 것은 이사벨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녀가 이 사실을 알아주길 바라며 매스컴을 불러줄 것을 요구한다.
Act 2
‘벽을 뚫는 남자’의 정체가 안면 있는 이웃이라는 사실을 안 몽마르뜨의 주민들은 친구를 구출해 내기 위해 힘을 모아 일어선다. 한편, 형무소에 수감된 듀티율은 시끄러운 간수들과 형무소장에게 질려있다. 그곳에 벽을 뚫는 남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데모대가 도착한다. 언제나 그를 비웃었던 직장 동료까지 참가하고 있다. 듀티율은 그들의 목소리에 응답하기 위해 철창을 뚫고 나온다.
몽마르뜨 이사벨의 집 앞. 듀티율은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그녀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까지 와서 갑자기 주저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방법이 틀렸던 건 아닐까? 그녀에게 이 마음이 전해질 수 있을까? 그 때 창문이 열리고, 이사벨이 발코니에 나온다. 검사인 남편에게 자유를 구속 당하고 있는 그녀는 ‘벽뚫남’이 도망쳐 자유롭게 되었다는 사실을 기뻐하며, 언제나 그를 꿈에도 그리워했다고 노래한다. 집 안에서는, 냉정하고 오만한 남편이 이사벨을 부르는 성난 목소리가 들려온다. 기다리고 있던 듀티율은 이사벨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가슴에 담았던 이야기를 말하며 함께 도망치자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꿈이 현실이 되었다며 감동하지만 거절해버린다. 이윽고 검사는 자물쇠를 잠가 그녀를 감금하고 남몰래 도박을 하러 간다. 듀티율은 생각 끝에 재판을 받기 위해 다시 형무소로 돌아간다. 마침내 재판이 시작된다. 파시스트, 매춘부, 공산주의자가 듀티율을 위해 증언을 하고, 이사벨의 남편인 검사는 벽을 뚫는 남자의 사형을 구형한다. 그러나, 듀티율은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그가 은행에 들어갔을 때 가져온 비밀서류를 내밀며, 이사벨의 앞에서 오히려 검사의 죄를 폭로하며 고발한다. 비난 받은 검사는 모두에게 쫓겨 법정에서 도망가버린다.
결국, 듀티율의 마음은 이사벨에게 전달된다. 주위 사람들은 서두르라며 재촉하고, 듀티율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이사벨의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잠시 후에 나온 그는 행복해 보이는 그녀와는 달리, 왠지 아주 피곤해 보인다. 기운을 내기 위해, 언젠가 의사 듀블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생각해낸 그는, 처방 받은 약을 단숨에 마셔버린다. 그리고 나서, 그녀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언제나처럼 벽을 뚫고 들어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