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뛰어든 것은 우산이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1983년 여름,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 따위는 믿지 않는 남자 인우의 우산에 당돌하게 뛰어든 여자 태희.
비에 젖은 검은 머리, 아름다운 얼굴, 당돌한 말투까지.
인우의 마음은 온통 그녀로 가득 찬다.
그녀의 존재로 인해 가슴 설레고, 그녀의 손길이 닿은 물건은 무엇이든 소중해지면서 사랑은 무르익어 간다. 때로 다시는 안 볼 것 같이 싸울 때도 있지만, 금새 서로를 애타게 갈망하는 이들 앞에 인우의 군입대라는 짧은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나 서로에게 짧은 이별이라 위로했던 그 순간은 영원으로 이어지는데…
그녀와 닮은 그 사람과의 만남. 너지.. 태희 너지?
2001년 봄, 사랑은 계속된다.
사랑의 기억만을 간직한 채 한 가정의 가장이자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새 삶을 살고 있는 인우.
그러나 아직도 태희를 잊지 못하는 그의 앞에 그녀의 흔적을 간직한 한 사람이 나타난다. 그녀처럼 새끼손가락을 펼치는 버릇이 있고, 그녀의 얼굴이 새겨진 라이터를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은 17년 전, 인우의 우산 속에 뛰어들었던 태희처럼 그의 인생을 송두리 째 흔들어 놓는다.
이토록 그녀를 닮은 그 사람에게서 인우는 다시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