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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얼굴 1895> 김선영, “가장 힘든 역할인 것 같다” (프레스콜)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6-10-14 2,990
서울예술단 대표 레퍼토리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가 지난 11일 막을 올렸다. 2013년 초연 이후 세 번째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는 이창엽, 김태훈 등 새로운 객원 배우들이 참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잃어버린 얼굴 1895>의 2대 명성황후가 된 김선영이다. 입단하며 인연을 맺었던 서울예술단과 14년 만에 재회했고, 출산 후 2년 만에 복귀하는 작품인 때문이다. 



개막을 앞두고 열렸던 <잃어버린 얼굴 1895> 프레스콜에서는 주요 장면 시연과 함께 배우 및 제작진과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김선영은 이 자리에서 <잃어버린 얼굴 1895>로 복귀한 것에 대해 이지나 연출의 참여와 서울예술단 작품이란 이유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짧았던 공연 기간이 마음의 부담을 덜어준 덕택이었다고 했다. 당초 출산 후 올해까지 휴식을 취할 계획이었지만 공연 기간이 짧은 만큼 좋은 컨디션으로 작품에 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결정한 출연이었다. 

<엘리자벳>, <맨 오브 라만차>, <에비타> 등 숱한 작품에서 여자 배우로서 해볼 수 있는 상당수의 역할을 연기해본 그는 이 작품의 ‘명성황후’를 단연 힘든 여자 배역으로 꼽았다. 막상 연습에 임하고 보니 공연 기간만 2주였을뿐, 연습은 다른 작품 이상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왜 한다고 했을까?” 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체력적으도 힘들다고 했다. 긴장 상태가 매 장면 이어지기 때문에 정서적으로도 괴로움이 크다고. 덕분에 몸은 힘들지만 그만큼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으로 돌아와서 느낀 점은, 출산 때문인지 오랜 경험과 나이에서 오는 성숙함 때문인지 모르겠다는 단서를 붙이며, 의욕은 불타지만 마음은 비워지는 상반된 마음이 공존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몸은 힘들지만 연습은 즐겁게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명성황후가 아이를 두 번 잃은 심정처럼 전같으면 상상해서 연기했을 장면을 이제는 만 7개월된 아이를 보면서 그 마음을 떠올려보니 눈물이 참 많이 나더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선영은 명성황후하면 대부분 강하고 여장부다운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왜 그렇게밖에 될 수 없었는지에 대해 설득시키고 공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표현하려는 명성황후의 모습을 설명했다. 



새로운 얼굴들
이번 공연에는 선화 역을 맡았던 김건혜의 출산으로 신입단원 이혜수가 새롭게 이 역을 연기 중이다. 서울예술단 입단 이후 첫 배역을 맡게된 그는 “훌륭한 작품에 누가 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특히 연기를 시작하던 때부터 우상으로 삼았던 김선영과 한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고, 많이 배우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마마, 돈 크라이>로 데뷔한 이창엽은 박영수와 함께 고종을 연기한다. 분위기가 좋아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는 이창엽이 밝힌 연기 방향은 “우유부단함으로 알려져있는 고종의 모습을 겉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애써 모른척 해야 했던 시대 상황과 억압에 억눌려 비뚤어져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를 토대로 이창엽 만의 고종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람의 나라> 이후 서울예술단과는 두 번째 작품이라는 김태훈은 오랜만에 함께 작업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왜 잃게 되었는지 풀어가야 하는 인물”이라고 ‘휘’ 역할을 설명하면서 멋진 서울예술단원들과 배우들이 있어서 든든했다는 마음을 표했다. 



“관객층 다양해지고 있는 것 느껴”
이 작품을 연출한 이지나 연출가는 남자 배우 중심으로 기획되는 공연이 많은 가운데 <잃어버린 얼굴 1895>가 세 번째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관객층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예술단을 사랑하는 관객들이 좋아하는 요소들과 명성황후의 인간적인 고뇌에 초점을 맞췄고, 역사 고증보다는 컨템포러리 형식으로 발맞춰가려 했다고 연출 방향을 언급했다. 

현재 공연 중인, 이지나 연출의 또다른 작품 <곤 투모로우>와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동시대 인물을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 두 작품 간 차이에 대해 <곤 투모로우>는 국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 희생당한 사람의 이야기라며 집단의 비극에 초점을 맞췄고, 관객층 또한 <잃어버린 1895>와 다르기 때문에 남성적인 색채로 빠르게 그려내어 <잃어버린 얼굴 1895>와는 굉장히 다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두 작품에 동시에 고종 역으로 출연 중인 박영수가 “두 작품을 오가며 모두 불행할 수밖에 없었던 망국의 시기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음악적으로는 더 풍성해졌다. 민찬홍 작곡가는 두 번째 공연 당시 많은 수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고, 이번 공연에서는 디테일을 보완해 편곡뿐 아니라 사운드적인 부분도 보완해 업그레이드했다고 했다. 가슴 울리는 연기로 새로운 황후를 창조해냈다며 김선영을 극찬한 양주인 음악감독은 민찬홍 작곡가의 드라마틱한 음악을 잘 구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잃어버린 얼굴 1895>는 가무극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기 때문에 춤의 비중이 크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원을 더 보강해 더 좋은 춤 장면들을 기대해달라고 김소희 안무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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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 번째 시즌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잃어버린 얼굴 1895>는 10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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