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코요테 어글리 살룬’의 전 바텐더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매거진
‘꿈과 열정, 그 사이에서 싹트는 사랑과 성공’이라는 단순한 스토리 라인에 히트한 OST까지, 이쯤 되면 브로드웨이에서 이미 뮤지컬로 올라갔을 법한데, 흥미롭게도 국내 제작진에 의해 처음 뮤지컬화되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판권을 가진 디즈니 측이 대본을 제외한 OST 사용만 허락하면서 음악은 그대로 사용되지만, 스토리 라인은 변경하였다.
이 작품의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오세준은 “스토리 자체로는 사실상 창작 초연이나 다름없다”며, “TV 드라마, 영화로 선보여졌던 <페임>이 뮤지컬 버전에서는 확 바뀌었는데, 그런 맥락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오히려 새로운 답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 연출가는 자신이 부임해 있는 동서대 뮤지컬학과에서 진행한 두 번의 워크숍을 토대로, 새로이 스토리 라인을 짜고, 정식 OST에 있는 12곡에, 추가로 발매된 「More Music from Coyote Ugly」에서 블론디의 ‘One Way or Another’와 패스트볼의 ‘Out Of My Head’ 2곡을, 그리고 영화에서 잠시 나왔던 더 콜링의 ‘Wherever You Will Go’를 추가하였다. 6인조 밴드의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음악과 더불어 관심이 가는 것은 ‘안무’다. 서병구 안무가의 조안무가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김경엽이 첫 단독 안무를 맡았다. 워크숍 때의 안무를 버리고 100퍼센트 프로 무대에 맞게 바꿨다는 그는 이번 작품의 안무에 대해 “쇼 스타일의 안무를 기본으로 드라마적인 것과 쇼적인 부분의 밸런스를 잘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보여준 ‘코요테 걸’의 현란하고도 시원한 쇼를 얼마만큼 무대에서 구현할 수 있을지 묻자 “영화는 음악을 틀어놓고 그에 맞춰 쇼를 한다면, 뮤지컬에서는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면서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춤으로 무대를 꽉 채우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앙상블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동작을 포함시켰다. 영화에서는 클로즈업 기술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면, 뮤지컬에서는 전 배우가 함께 움직이는 장면, 그 동작의 짜임새로 다이내믹함을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연출가와 안무가가 관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면으로 공통적으로 꼽은 것은 1막 첫 장면 ‘I Will Survive’에서 두 번째 장면 ‘The Power’로 속도감 넘치게 넘어가는 신이다. 뉴저지의 친구들이 30초 만에 뉴욕 시티의 시민으로 바뀌는 장면을 주의 깊게 보길 권했다. 또한, 1막 엔딩의 가장 화려한 안무가 돋보이는 ‘Unbelievable’과 코믹하고 만화 같은 2막 오프닝 ‘The Devil Went Down to Georgia’도 추천했다.
주연 캐스팅은 춤, 연기, 노래라는 각 역할을 잘 분배한 느낌이다. 싱어송라이터를 꿈꾸지만 무대 공포증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가진 여주인공 바이올렛 역에는 지난겨울 <금발이 너무해>로 뮤지컬에 데뷔해 비교적 호평을 받았던 f(x)의 루나와 <그리스>, <달고나>에 출연한 뮤지컬 배우 유하나, 그리고 이 작품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하는 그룹 가비엔제이의 장희영, 이렇게 세 명이 트리플 캐스팅되었다. 바이올렛에게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남자 주인공 앤디 역에는 탄탄한 실력의 배우 김수용과 <그리스>의 이현, 그리고 남성 듀오 디셈버의 DK와 윤혁이 합류할 예정이며, 바이올렛의 천방지축 아버지 역엔 배우 박준규가 출연한다.
당차게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여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여성들의 자매애가 인상적이었던 원작에 키다리 아저씨의 요소가 추가되어 자칫 주인공의 노력이 무색해질 듯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교훈은 확실하다. 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7월 8일 ~ 8월 15일 / 한전아트센터 / 1577-1876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4호 2011년 7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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