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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아르센 루팡> 한국에서 재탄생하는 루팡의 매력 [No.113]

글 |송준호 사진제공 |PMC프러덕션 2013-03-05 4,537

2년 전 뮤지컬 <셜록홈즈>가 국내 셜로키언들의 사랑을 받았을 때 그저 부러워만 했던 뤼패니앵들의 수요를 발견했던 걸까. 『셜록 홈즈』 시리즈와 함께 추리소설 마니아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아르센 뤼팽』이 한국에서 창작뮤지컬 <아르센 루팡>으로 다시 태어난다. 1905년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이 탄생시킨 뤼팽은 영국 작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와 쌍벽을 이루는 추리소설의 스타 캐릭터다. 뤼팽 시리즈는 영화, 드라마, 연극, 만화 등 각 장르별로 다양하게 변용됐지만 뮤지컬로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전 세계 최초다.


뤼팽의 부활에는 PMC프로덕션 송승환 대표의 힘이 컸다. 그동안 창작뮤지컬 제작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그는 “라이선스 뮤지컬이 국내 뮤지컬 시장을 점령하는 현실이 아쉬웠고, 우리 뮤지컬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하고 싶은 욕망이 컸다”고 제작 배경을 밝힌다. 그래서 창작뮤지컬의 시장 경쟁력을 키우면서도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글로벌한 소재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유럽에서의 인지도는 물론 한국과 일본에서 폭넓은 사랑을 받는 뤼팽의 초국적 인기는 이런 조건에 안성맞춤이다. 국내에서 이미 ‘뤼팽’으로 자리잡은 명칭을 일본식 번역체인 ‘루팡’으로 표기한 것도 일본 시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아르센 루팡>의 기본 줄거리는 국내에 잘 알려진 ‘괴도 루팡’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18세기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남긴 보석이 차례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 루팡의 흔적들이 남는다는 설정은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만화를 통해 익숙한 것들이다. 여기에 1910년 파리의 대홍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맞물리며 자연스럽게 사건이 확장된다. 사건은 클래시컬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덧입혀져 극적 효과를 더한다. 또 관객의 상상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동시기 다른 대륙의 소품이나 의상도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제작진은 이런 컨셉과 함께 현대적 비트를 강조한 음악과 드라마틱한 안무를 더해 전체적으로 영화적 감성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삽입했다.

뮤지컬만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루팡이라는 인물의 힘에서 나온다. 미국에서 슈퍼히어로 개념이 나오기도 전인 20세기 초반 루팡은 이미 안티-슈퍼히어로의 모든 것을 갖춘 캐릭터였다. 뮤지컬에서도 루팡은 뛰어난 변장과 마술사 같은 능력으로 졸부와 권력자들의 집을 털어 가난한 사람에게 전리품을 나눠주는 의적이다. 동시에 탐정의 추격조차 즐기는 모험가이며 로맨티스트라는 점도 대중 관객의 취향에 맞는 설정으로 재구성됐다. 가히 원조 배트맨이나 쾌걸 조로라고 할 수 있다.

음악과 서사와 캐릭터의 매력을 고르게 소화해야 하는 만큼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루팡 역에는 상반된 이미지의 김다현과 양준모가 발탁됐다. 루팡과 대적하는 레오나르도 역에는 서범석과 670대 1의 경쟁을 뚫고 발탁된 신예 박영수가 더블 캐스팅됐다. 이들과 함께 로맨스와 갈등을 이끌어낼 넬리와 조세핀 역은 각각 배다해와 문진아, 선민과 안유진이 나눠 맡는다. 이밖에 김민수, 이기동, 송원근 등 신구 배우가 조화돼 가니마르, 제브르, 이지도르 등 주요 캐릭터들을 소화한다. 한편 실제로 『아르센 뤼팽』의 팬인 오은희 작가와 이종석 연출은 개막 직전까지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며 완성도 높은 초연을 하겠다고 밝혀 장르팬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2월 16일~5월 5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02)736-8289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3호 2013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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