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세 번째 공연되는 <서편제>는 매번 무대에 오를 때마다 화제가 됐다. 2010년 초연 때는 서양식 음악극인 뮤지컬이 한국의 전통적인 음악 양식인 판소리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언뜻 상충하는 듯 보이는 두 요소의 만남에 의문이 컸다. 현재의 관객에게 판소리가 얼마나 흥미롭게 다가올지도 우려되는 부분이었으나, <서편제>는 서정적이지만 현대적인 무대 연출과 대중적인 멜로디의 뮤지컬 넘버로 고루한 느낌을 없앴다. 작가 조광화와 작곡가 윤일상, 연출가 이지나의 만남이 좋은 시너지를 낸 것이다. 그해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창작뮤지컬상과 연출상, 여우주연상 등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대중적으로 흥행하지 못했다. 초연 창작뮤지컬이 성공하지 못하면 재공연 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애정을 품은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2012년 재공연이 올라갔다. 초연 때보다 많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았고, 재공연 역시 예그린 어워드에서 다수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제 어느 정도 작품에 대한 인지도와 마니아가 생긴 상황, 이번 공연은 의외의 캐스팅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동호 역의 마이클 리와 송용진, 지오가 관심의 대상이다. 동호는 소리에 대한 고집이 센 아버지 품을 떠나 자신의 소리를 찾아 로커가 되는 인물. 미국인 마이클 리와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멤버인 지오, 한 맺힌 아픔보다는 열정이 먼저 떠오르는 로커 송용진, 세 사람이 그려내는 동호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신인 장은아가 ‘송화 선배’ 이자람, 차지연과 어떻게 다른 매력을 보여줄지도 기대된다. 지난 공연에 이어 유봉 역으로는 서범석과 양준모가 함께한다. <서편제>는 이청준의 소설을 바탕으로, 소리라는 운명에 엮여 한평생을 살았던 아버지 유봉과 딸 송화, 아들 동호의 이야기를 그린다. 자신의 소리를 물려주려는 유봉과 그 소리 때문에 소중한 것들을 잃은 송화, 그런 아버지를 미워하다 제 길을 떠난 동호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한과 체념의 정서가 관객들을 울린다.
3월 20일~5월 11일 유니버설아트센터 1577-3363
한 줄 평 : 진한 감동의 드라마, 새로운 캐스트와 조화 이룰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6호 2014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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