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뮤지컬>과 함께 쌓아온 시간의 편린들
2001년 6월 호
“공연은 매일매일 다르기 때문에 항상 일기를 씁니다.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왜 그랬나를 적어 놓는 거죠.
이렇게 쓴 일기는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도 많은 참고가 돼요. 그 작품을 할 때 제 기분이 어땠는지, 일기장을 들춰보며 제 자신을 돌아보곤 하죠.
대학 1학년 때 시작한 일기가 어느덧 10년째에 이르렀어요.”
2007년 2월 호
“무대에서 춤추며 노래하고 연기하는 모습이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 없었어요. 그래서 뮤지컬을 동경하게 됐죠.
흥행이 되든 안 되든 죽어라 연습해서 무대에 올랐고 후회 없는 공연을 했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어요.”
2009년 5월 호
“작품 수가 늘어날수록 무대 위에서 제가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이제는 내가 나를 멀리서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하지만 작품에 대한 불타는 의지만큼은 변함이 없어요. 나이가 더 들어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배우로 살아가는 것, 이거야말로 제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특별한 이유니까요.”
2011년 7월 호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특별히 없어요. 주어진 역할을 잘하려는 생각밖에는. 어느 순간부터는 연출가가 바라는 공연을 하는 게 일 순위예요.
연출가가 ‘오늘 공연 정말 좋았습니다’ 하면 제일 좋은 공연이었다고 봐요. 연출이 관객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바가 분명 관객에게 잘 전달되었으니까.”
2012년 9월 호
“20~30대를 돌아보면 열정 안에 가시도 있었고 치열함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땐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가장으로서의 절박함이 컸으니까.
무대에 대한 꿈을 포기하고 SBS 공채 탤런트가 됐지만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그땐 ‘뮤지컬=과장된 연기’로 인식되던 시절이라 현장에서 욕도 엄청 많이 먹었어요.
고개만 돌려도 ‘너 턴 도냐?’ 하는 소리를 들었죠. 당연히 캐스팅도 안 되고 수입도 형편없었어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발전하게 됐어요.
순간 좌절하게 되더라도 ‘내가 좀 더 열심히 해야 했던 게 아닐까’ 하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섰고, ‘잘하고 있어. 언젠가는’ 하면서 스스로를 격려했어요.”
2014년 3월 호
“어떻게 보면 저도 이제 옛날 배우잖아요. 무대에 데뷔한 지 20년이 가까이 돼가니까. 나하고 같이 무대에 서왔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얼마 안 남은 내 또래가 버팀목이 되어줘야 후배들도 즐겁게 무대에 설 의욕이 생기지 않겠어요?
나도 열심히 하면 저 선배처럼 오래도록 무대에 설 수 있겠구나 하고.”
His Comments
“공연 중 일기를 쓴다는 얘기를 14년 전 인터뷰에서도 했군요. 지금까지 계속 1년에 한 권씩 일기를 쓰고 있는데, 나와의 약속을 계속 잘 지키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오늘은 연습실에서 마지막 런스루를 끝내고 일기를 썼어요. ‘연습 과정인데도 공연 이상으로 배우들이 열심히 함께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로빈훗>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보인다. 관객과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내용을 적었죠. 우리 뮤지컬 <로빈훗>은 민심을 살피고 시대를 이야기하는 그런 의적의 이야기예요. 페이소스가 담겨 있는 <로빈훗>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참, 예전 기사를 다시 보니 인터뷰했던 기억이 작품들의 추억과 함께 떠올랐어요. <더뮤지컬>을 아끼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인터뷰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7호 2015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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