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믿는다면
<어쩌면 해피엔딩>
12월 20일~2017년 3월 5일
DCF 대명문화공장2관 라이프웨이홀
02-766-7667
2012년 초연한 무비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아름다운 감성을 그리워하는 관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번지점프를 하다>로 마니아들의 지지를 얻었던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다시 의기투합해 신작을 발표한 것. 바로 두 창작자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따뜻한 로맨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우란문화재단의 콘텐츠 개발 프로그램인 시야 스튜디오의 세 번째 선정작으로, 개발 단계를 거쳐 지난 9월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티켓 오픈 3분 만에 전 석 매진되며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의 소재는 조금 독특하다. 21세기의 버려진 구식 로봇들의 일상이라는 미래지향적인 소재를 택해 눈길을 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제는 구형이 되어 버려진 채 홀로 살아가는 두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다. 사람과 완전히 흡사하게 생긴 이들은 각각 낡은 로봇 전용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은 서로를 마주하게 되고,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그리고 함께 떠난 제주도에서 반딧불을 보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두 로봇은 사랑이 깊어질수록 이별 또한 얼마 남지 않음을 차차 깨닫게 된다.
작품의 배경은 21세기 후반, 미래의 로봇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무대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지향하며 특별함을 더한다. 지글지글한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선율, 어쿠스틱한 느낌의 소품, 라이브 6중주로 펼쳐지는 피아노와 현악의 어쿠스틱 사운드 등이 무대에 따뜻한 감성을 채워줄 예정이다.
이번 무대의 연출은 뮤지컬 <난쟁이들>, 연극 <프라이드> 등의 연출가 김동연이 맡았다. 지난 9월 작품의 트라이아웃 공연을 연출한 바 있는 그는 “리딩과 트라이아웃 공연을 통해 오랜 기간 개발한 공연인 만큼 높은 완성도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또한 그는 연출 방향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작품의 배경은 분명 미래지만 시각적으로 그 모습이 낯설지 않게 구현하려 한다. 배우의 연기도 어떤 면에선 로봇처럼 보이지만, 그 로봇스러움이 결국 인간보다 더 깊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배경이 미래이고 등장인물이 로봇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낡고 고장 났기에 그들의 사랑은 더욱더 깊고, 로봇이기에 그들의 사랑은 더욱더 아프다. 그래서 더더욱 아름답다.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
한편, 지난 트라이아웃 공연에서 인상적인 열연을 펼친 전미도와 정욱진이 캐스팅에 다시 이름을 올려 기대를 더한다. 옛 주인의 취향을 닮아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헬퍼봇5 올리버는 김재범, 정문성, 정욱진이 연기한다. 올리버에게 없는 사회적 기술을 갖춘 헬퍼봇6 클레어는 전미도, 이지숙이 캐스팅됐다. 올리버의 옛 주인 제임스는 고훈정과 성종완이 번갈아가며 맡는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9호 2016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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