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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한국 창작뮤지컬의 라이선스 수출 [No.161]

글 |나윤정 2017-03-07 8,758


최근 들어 한국 창작뮤지컬의 라이선스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라이선스 수출은 곧 한국 창작뮤지컬의 성장을 의미한다.
2007년 <사랑은 비를 타고>가 한국 창작뮤지컬 중 최초로 일본에 라이선스 판매를 성공한 이후,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한국 창작뮤지컬은 어떤 발전을 이루었을까? 지난 10년간 이루어진 한국 창작뮤지컬의 라이선스 수출의 역사를 들여다보았다.




일본 진출 현황

한국 창작뮤지컬 라이선스 수출의 첫 신호탄을 울린 것은 2007년 <사랑은 비를 타고>다. 1995년 초연한 소극장 창작뮤지컬로, 2007년 당시 창작뮤지컬 사상 최초로 2,000회 공연 기록을 달성한 스테디셀러 작품이었다. 일본의 토호가 M뮤지컬컴퍼니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2008년 도쿄 씨어터트램에서 일본 초연했다.


2007년, 7080시대 추억의 가요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 <달고나>도 일본으로 라이선스를 판매해 한국 창작뮤지컬의 힘을 보여주었다. 당시 한국 뮤지컬 시장 조사차 방한한 아뮤즈 관계자들이 이 작품을 관람한 후 가요와 시대상을 반영한 드라마의 조화에 매료돼 라이선스를 구매했다. PMC프러덕션은 순매출의 5%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달고나>의 라이선스 공연은 대대적인 현지화가 눈에 띈다. 공연의 기본 컨셉은 같았지만, 배경은 쇼와 시대, 음악은 쇼와 시대의 유행가로 변했고, 제목 또한 <달고나>가 아닌 일본의 인기 탄산 음료 <라무네>로 바뀌었다. <사랑은 비를 타고>가 라이선스 계약은 앞섰지만, 2007년 도쿄에서 초연한 <라무네>(<달고나>)가 먼저 공연되었다. 



2007년 이후 한동안 뜸했던 창작뮤지컬 라이선스 수출의 물꼬를 다시 틔운 건 소극장 창작뮤지컬 <빨래>다. <빨래>의 라이선스 판매는 이 작품을 우연히 관람한 일본 관계자의 지속적인 건의로 이루어졌다. 그에 따라 일본 공연 제작사인 퓨어마리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며, <빨래>의 제작사인 명랑씨어터 수박과 2011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퓨어마리는 한국 정서 그대로 라이선스 무대에 담길 원했고, 그에 따라 오리지널 창작자인 추민주 연출이 2012년 일본 초연의 연출을 맡았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총각네 야채가게>가 희소식을 알렸다. 와타나베 엔터테인먼트가 라이브에게 라이선스를 구매하며, 약 2천만 원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제작사 라이브는 <총각네 야채가게>의 일본 라이선스 공연을 통해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3년 라이선스 초연 이후, 이 작품은 2013년 일본 초청 공연, 2015년 아뮤즈와의 합작 공연 등 다양한 형태로 일본에 진출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4년에는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과 <블랙메리포핀스>가 라이선스 판매를 성공시켰다. 레히와 알앤디웍스 제작의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은 토호예능, 큐브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라이선스 공연은 2014년 오사카에서 일본 초연을 비롯해 7개 도시 투어를 이어갔고, 평균 90퍼센트의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현지 관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시즌 1의 성공은 자연히 시즌 2인 <셜록홈즈: 블러디 게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시즌 2 역시 라이선스 수출을 이루며 2015년 4월 일본 초연했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작의 <블랙메리포핀스> 역시 토호예능에게 라이선스를 판매했다. 오리지널 창작자인 서윤미 연출이 처음 작품을 집필할 때 막연히 일본 토호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번역을 해서 일본 측에 전달해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켰다. 2014년 일본 초연은 유명 연출가 스즈키 유미가 참여했고,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2016년에는 <김종욱 찾기>와 <빈센트 반 고흐>, <프랑켄슈타인>이 라이선스 수출작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 중국에 라이선스를 판매한 <김종욱 찾기>는 아틀라스에게 라이선스를 판매하며 일본과의 계약도 성사시켰다. 물론 라이선스 수출작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작품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덧붙여 최근의 사례를 살펴보면 해외 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인 교류 또한 중요한 열쇠임을 알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라이선스 수출을 성공시킨 제작사 HJ컬쳐가 대표적인 예다. 한승원 대표는 2014년 <빈센트 반 고흐> 초연을 앞두고, 큐브, 피아, 토호, 아뮤즈 등 9개 일본 콘텐츠 기업에 메일을 보내 관계자들을 공연에 초대하고 미팅을 가졌다. 그 결과 큐브 엔터테인먼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이 작품은 2016년 일본 초연했다.


라이선스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브랜드다. HJ컬쳐는 피아와 K뮤지컬시네마를 진행해 <빈센트 반 고흐>, <살리에르>, <파리넬리> 등의 공연 영상 상영회를 열어 해외 진출의 다양한 창구를 모색 중인데, 개별 작품이 아닌 컴퍼니 브랜드를 강화해 라이선스 수출을 이어가려는 전략이 돋보인다. 또한 창작자 브랜드도 라이선스 수출에 큰 힘이 된다. <프랑켄슈타인>이 그런 경우인데, 그동안 일본에서 <삼총사>, <잭 더 리퍼> 등이 인기를 얻으며 일본 공연계에서 자연히 왕용범 연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때문에 <프랑켄슈타인> 초연 때 다수의 일본 관계자들이 공연을 관람했다. 그 결과 <프랑켄슈타인>은 토호와 계약을 맺고 일본에 수출했다. <프랑켄슈타인>은 1천 석 이상 대극장 규모의 창작뮤지컬의 첫 라이선스 수출로 기록되며, 한국 창작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중국 진출 현황

중국으로 라이선스를 처음 수출한 한국 창작뮤지컬은 <김종욱 찾기>다. 2013년 아주연창이 <김종욱 찾기>의 라이선스권을 확보해 상하이에서 초연했다. CJ E&M, 중국대외문화집단공사, 상하이미디어그룹의 합자회사인 아주연창은 중국 공연 시장 확산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맘마미아!>, <캣츠>의 라이선스 공연을 제작한 곳이다. <김종욱 찾기>의 중국 라이선스 공연은 <첫사랑 찾기>란 제목으로,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일부 내용을 현지화해 공연됐다. 중국 초연은 상하이에서 5개월 동안 160회 공연해, 한국 창작뮤지컬로는 최초로 중국에서 장기 공연을 진행한 작품이 되었다.


2014년, 아주연창은 <총각네 야채가게>의 중국 라이선스 공연도 제작했다. 한국 제작사인 CJ E&M과 라이브가 이 작품의 중국 라이선스를 먼저 확보하고, 아주연창의 라이선스 공연을 허가하는 방식이었다. 중국 라이선스 공연은 자국의 정서를 반영해 일부 설정을 수정한 후 2014년 베이징에서 초연했다. 이로써 <김종욱 찾기>와 <총각네 야채가게>는 일본, 중국에 모두 라이선스를 판매한 창작뮤지컬로 의미를 남겼다. 일본과 중국 양국에 라이선스를 수출한 또 한 편의 창작뮤지컬은 바로 <빨래>. 중국 클리어씨 홀딩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중국 라이선스 초연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빨래>는 지난 해 투어 형태로 중국에서 공연한 바 있다.



어린이 뮤지컬의 중국 진출도 눈에 띈다. 극단 뮤다드의 창작뮤지컬 <어린이 캣>의 중국 라이선스 공연이 2014년 중국 9개 지역에서 투어를 이어갔다. 또한 2016년에는 가족뮤지컬 <캣조르바>가 중국에 라이선스를 판매했다. 제작사인 문화공작소 상상마루는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15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 Great 19’로 선정돼, 중국 진출을 위한 연수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중국 하이난 그룹 산하 신화아집국제문화전파북경유한공사와 인연을 맺고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이렇듯 정부 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라이선스 수출을 성공시키는 팁이다.


2016년 <난쟁이들>의 중국 라이선스 수출 또한 괄목할 만한 성과다. PMC프러덕션은 대형 창작뮤지컬과 영화 제작사인 중국 카이신마화 엔터테인먼트 문화미디어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난쟁이들>의 중국 라이선스 공연은 대본과 음악만 구매해 현지 상황에 맞게 제작하는 스몰 라이선스 방식을 택해 지난해 12월 초연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1호 2017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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