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더러>
슬픈 동화
전쟁 끝난 어느 수용소. 이곳에 갇혀버린 아이들의 생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란 존재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 <머더러>는 독일 표현주의 작가 게오르크 카이저 희곡 『메두사의 뗏목』을 바탕으로 하는 창작뮤지컬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던 1940~1943년 사이에 쓰인 희곡은 전쟁 중 구명보트를 타고 대서양을 표류하게 된 열두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구명보트에 먼저 승선해 있던 열세 번째 소년이 발견되면서 아이들이 생존을 위해 지켜온 질서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다. 지난 9월 둘째 주, 개막을 열흘 앞두고 마지막 연습에 한창이던 <머더러>의 연습실을 찾았다.
▲ 모두 세 팀으로 나눠서 연습을 진행하는 가운데, 프롤로그부터 이어지는 세 장면 시연을 맡은 B팀. 폭격 소리가 잠잠해진 후 수용소 안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 ‘다 지나갈 거야’는 제목처럼 어둠에서 빛을 발견한 희망을 표현하는 곡이다.
▲ 앤 역을 맡은 김주연은 어린아이들 여섯 명이 극을 끌어가는 작품은 처음이라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하지만 좋은 팀을 만나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며, 무대에 좋은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 대본 속에 담긴 어린아이들의 순수함에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는 김환희. 하지만 아이들이 어른과 전혀 다르지 않은 이기적인 모습을 보일 때면, 슬프고 충격적인 동시에 어른으로서 미안함을 느낀단다.
▲ 배우들 가운데 가장 연장자라는 김지휘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는 중! 초연을 올릴 땐 모든 사람들이 의견을 모아 가장 좋은 방향을 찾아가기 때문에 험난할 때도 있지만, 모두 열심히 머리를 맞대고 여섯 아이들의 이야기를 만들어갔다고.
▲ 새끼 여우 역에 캐스팅된 세 명의 배우 가운데 유일한 여성 배우인 고샛별. 아이들의 세계에 갈등과 균열을 일으키는 ‘새끼 여우’는 대사가 아닌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솔로 춤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들을 선발했다고.
▲ 앨런과 앤의 결혼식. 꿈에서 앤과 키스를 했다는 앨런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결혼은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 이뤄지는 장면이다. 아이들에게는 일종의 놀이 같은 장면이지만, 이때 앨런을 제외한 다른 아이들이 새끼 여우를 생존 무리에서 쫓아내기로 결심하게 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3호 2019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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