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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연극 <서재 결혼 시키기> 12월 개막

글: 이솔희 | 사진: 창작집단 LAS 2025-11-04 156

 

2025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2차 제작지원에 선정된 연극 <서재 결혼 시키기>가 오는 12월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의 공연 소식을 알리며 포스터와 캐스팅을 공개했다.

 

연극 <서재 결혼 시키기>는 매년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진행하는 신진작가 지원 프로젝트 ‘봄 작가, 겨울 무대’의 무대공연작으로 선정되며 2023년 첫 선을 보였다. 낭독공연에서 무대화 과정까지를 거치는 동안 ‘극 전반을 풀어나가는 작가의 언어적 감각이 돋보인다’는 등의 호평을 얻었다.

 

연극 <서재 결혼 시키기>는 자살자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자살사별자들의 이야기이다. 성주는 아내 해원이 자살한 지 일 년이 지났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해원이 죽었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않는다며 차라리 해원이 혼자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느낌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한다. 심리상담을 전공한 수영은 성주에게 감정을 외면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성주는 자신이 부정하는 것보다 실감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설명하며 괜찮다고 말하지만 흔들리는 중이다. 어떤 밤에는 과거에 두 사람이 합친 서재 안으로 죽은 해원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자살로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남겨진 사람들은 항상 ‘왜?’라는 질문과 마주한다고 한다. 다른 사별은 대부분 그 죽음의 원인을 알 수 있지만 자살사별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살은 뉴스와 매체 속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자살’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때문에 정작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 그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 결과, 자살사별자들은 침묵 속에서 고립되고 애도의 시간은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남게 된다.

 

 

연극 <서재 결혼 시키기>는 이렇듯 사회적으로 회피되는 주제를 조명한다. 작품은 자살자가 자살을 선택한 이유를 찾아가는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남겨진 사람들의 추론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자살사별자의 심리와 애도 과정을 세심하게 다룬 이 작품은 자살이라는 주제를 단순한 비극이 아닌,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로 전환함으로써, 그들이 혼란과 죄책감, 그리고 상실 이후의 시간을 통과하여 서서히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성찰하게 하며 치유를 이끌어낸다.

 

<래빗 헌팅>으로 202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된 작가 이경헌은 ‘트럼프 놀이로 세상살이를 비유하는 솜씨와 손에 들고 있는 패를 쉽게 보여주지 않는 플롯의 기술이 좋았다’는 평과 함께 필력을 인정받은 신예 극작가다. 연출 신명민은 창작집단 LAS의 부대표로, 서울연극제 우수상 수상작인 <혼마라비해?> 등 다수의 작품들에서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여왔다. 

 

연극 <프라이드>, <함수도미노> 등의 작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온 배우 이강우가 아내와 사별한 주인공 성주 역을, 연극 <죄와 벌>, <선택> 등에서 깊이 있는 해석으로 인물들을 그려내온 배우 김희연이 아내 해원 역을 맡는다. 여기에 개성 있는 캐릭터 표현으로 자신만의 인물을 구축해온 배우 장세환과 연극 <장소>로 제46회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한수림이 각각 심리상담을 전공한 성주의 친구 수영과 해원의 동생 예은 역으로 출연한다.

 

연극 <서제 결혼 시키기>는 오는 12월 13일부터 12월 2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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