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PS는 지난 호에 지면의 한계 혹은 여러 여건 등으로 싣지 못했거나 아쉬웠던 혹은 더 담고 싶었던 뒷이야기를 담는 섹션입니다. 해당 기사 원문 및 주요 내용은 <더뮤지컬> 7월호 [PERSONA| <에드거 앨런 포>의 에드거 앨런 포,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7월호에서는 캐릭터 인터뷰 코너인 ‘페르소나’를 위해 <에드거 앨런 포>의 주역인 최재림을 만났습니다. 최재림은 인터뷰 콘셉트를 정확히 파악해, 인터뷰 내내 에드거 앨런 포에 완벽히 빙의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자신의 캐릭터 해석을 ‘에드거 앨런 포’의 시선으로 재치 있게 표현해준 최재림. 그 덕분에 진짜 환생한 에드거 앨런 포와 인터뷰하는 듯한 느낌을 전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면에 싣지 못한 최재림 ‘에드거 앨런 포’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에드거 앨런 포, 당신은 지금 태어났으면 더 좋았을 뻔 했어요.
맞아요. 지금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아요. 꼭 2000년대가 아니더라도, 제가 살던 시대 이후에도 뛰어난 작가들이 얼마나 많았어요. 헤밍웨이라든지 까뮈라든지. 그들과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면, 서신으로라도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었을 텐데…. 저는 왜 청교도가 지배했던 그 시대, 사람의 감성이 존재할 수 없던 메마른 세상에 태어났을까요. 시대에 맞춰보려 노력 많이 했지만, 모든 게 내 마음 같지 않았어요.
불행으로 점철된 삶이었는데, 그중 가장 불행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일 불행했던 순간은 아무래도 버지니아가 죽기 일이주전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녀가 죽었을 땐 오히려 불행하진 않았어요. 정말 슬펐을 뿐이죠. 버지니아가 죽기 직전엔 저를 비롯해 주변 모든 사람들이 불행했던 것 같아요. 저는 몸도 망가져 있었고, 글도 제대로 쓸 수 없었어요. 제 뜻과는 다르게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그래서 버지니아를 제대로 돌봐주지도 못했어요. 어떻게 보면 너무 많은 고집을 부렸던 순간이었죠.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버지니아에 대한 미안함, 세상에 대한 원망, 그리스월드에 대한 분노, 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했던 답답함과 짜증, 이 모든 것이 뒤섞여있었어요. 그런 와중에서도 저와 버지니아는 알고 있었어요. 버지니아가 곧 죽을 거라는 걸….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죠. 그런데 그때 버지니아가 제게 시를 써달라고 하더군요. 자신을 위한 시…. 그때 정말 미안했어요. 그녀는 나의 뮤즈였잖아요. 그녀를 보고 떠오르는 영감들로 글을 썼지만, 정작 그녀를 위한 글을 쓴 적이 없었더라고요. 그래서 시를 써줬는데, 알고 보니 그건 엄마가 저에게 불러준 자장가였어요. 새삼 깨달았어요. 나는 버지니아에게 내 어머니 같은 존재가 되어 주고 싶었구나! 그걸 일깨워준 버지니아가 고마웠어요. 어떻게 보면 그 시기는 제게 제일 불행했던 순간이자 가장 소중한 기억이라 할 수 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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