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터리| 공연 실황을 통해 작품에 대해 들어보는 비하인드 스토리
1996년 국내 초연 이후 24년 간 장수한 <브로드웨이 42번가>가 10년 만에 샤롯데씨어터로 돌아와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를 배경으로 무대 위 먼지에 불과했던 페기가 브로드웨이 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을 극중극으로 펼칩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화려한 탭댄스로 쇼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막이 오르면서 일사분란하게 바닥을 두드리는 배우들의 탭댄스 소리는 심장을 두드리는 듯한 쾌감을 선사합니다. 무대 뒤 현장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것은 또다른 재미입니다. 작품은 현실과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특히 작품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인물들의 모습은 코로나19 상황을 맞은 2020년 현재와 묘하게 맞물립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잡았음에도 매 시즌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 시즌을 이끌어온 송일국, 이종혁, 최정원, 배해선, 전수경, 홍지민, 오소연, 정민, 김호, 임기홍부터 양준모, 정영주, 김환희, 서경수, 임하룡, 오세준이 합류해 무대를 빛내고 있습니다.
코멘터리에는 2017, 2018, 2020년 공연에 참여한 오소연(페기 소여 역)과 2018, 2020년 공연에 참여한 정민(빌리 로러 역)이 참여해 생생한 무대 뒷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공연 주요 내용을 다루고 있어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Overture&Opening Act One
#오프닝
오소연_오프닝 장면은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백미죠. 오디션을 보는 장면이에요.
정민_너무 멋있다!
오소연_(이 장면을 채우는) 앙상블들은 우리 뮤지컬의 꽃입니다.
#탭소리 #라이브
정민_탭소리가 녹음된 소리인줄 아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오소연_맞아요. 저희는 다 라이브로 해요. (발목에 탭소리를 전하기 위해) 마이크를 부착해요.
#공들이는_장면
정민_오프닝을 연습하기 위해서 전체 연습 시간에서 50%에 가깝게 할애하잖아요.
오소연_맞아요.
정민_제일 중요한 장면인데다 어렵기도 하거든요.
오소연_연습실에서 1명씩 했던 거 기억나요?
정민_오디션을 보는 것처럼 연습할 때 1명씩 이 장면을 해봐요.
오소연_스텝 하나, 소리 하나까지 한 소리처럼 만들려고 공을 많이 들였어요.
정민_이 장면은 볼 때마다 다같이 고생하면서 연습했던 게 생각나요.
#시대_반영_의상
오소연_의상이 참 예쁜 것 같아요. 그 시대 느낌을 잘 반영한 것 같아요. 무대에서 조명받으면 더 예쁘고요.
정민_정말 숨이 차는 장면인데 다들 티나지 않게 하고 있어요. 보고만 있어도 열정이 보이죠.
Shadow Waltz
#도로시 브룩VS줄리안 마쉬
오소연_‘프리티 레이디’에 캐스팅된 도로시 브룩이 첫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정민_줄리안 마쉬가 도로시에게 오디션을 보자고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노래 한 곡 들어보자 하고.
오소연_(도로시와 줄리안의) 기싸움이 벌어지는 장면이죠.
정민_도로시는 하지 않겠다고 하고요.
오소연_(긴장감을) 메기가 중화시켜요.
정민_메기가 그 가운데서 고생하는 거죠. 설득에 도로시가 노래 한 곡을 부르죠.
#그림자_연출
오소연_이 곡에서는 그림자 연출이 백미예요. 막 뒤로 그림자들이 보이죠.
정민_이 장면도 정말 예쁜 것 같아요.
Go Into Your Dance
#탭댄스 #정예멤버
정민_소연 씨는 탭을 정말 잘해요.
오소연_(처음보다) 많이 잘하게 됐죠?
정민_이 장면을 매번 소대에서 지켜보는데, 볼 때마다 희열이 느껴져요. 이 장면에서 탭을 추는 네 명(페기, 애니, 필리스, 로레인)은 정말 잘해요. 정예 멤버죠.
#페기에게_중요한
오소연_페기가 (출연하는 배우들과) 친해지면서 힘과 용기를 얻는 신입니다. 이 장면에서 페기의 실력도 검증받게 되죠.
정민_페기에게 정말 중요한 장면 같아요.
You're Getting To Be a Habit With Me
#파란색_의상_색감
정민_도로시와 빌리가 처음으로 '프리티 레이디' 연습을 맞춰보는 장면입니다.
오소연_(이 장면에서 빌리와 도로시의) 파란색 의상 색감이 너무 예뻐요.
정민_둘의 옷 색감이 정말 잘 맞네요.
#탭댄스_효과
정민_지난 공연보다 다행히 이번에는 살이 덜 빠졌어요. 그래서 옷이 적절하게 잘 맞아요. 저번엔 바지통이 컸어요.
오소연_지금도 엄청 마르셨는데.
정민_(탭댄스를 하기 때문에) 살이 찔 수 없는 공연인 거 알잖아요.
Getting Out of Town
#대공황_시대
오소연_필라델피아로 공연하러 떠나는 장면입니다.
정민_원래 예정된 공연이 취소되면서 다른 공연장으로 떠나는 장면이죠.
오소연_(미국) 대공황 시대라 지금 코로나 시대처럼 공연이 하루 아침에 취소되는 일이 많았대요.
#효과적인_연출
정민_다 같이 떠나는 모습을 정말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대도구와 소품,) 동선과 영상만으로 떠나는 걸 보여주는데도 객석에서 보면 정말 신나더라고요.
오소연_기차타는 느낌이잖아요.
정민_실제로 박수가 제일 크게 나오는 장면이기도 해요. 단체로 다 같이 나와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되고 흥분되는 그 느낌이 전달되잖아요.
Dames
#리허설
정민_공연장에 와서 첫 연습을 하는 날이에요.
오소연_무대 리허설이죠.
#업그레이드된_의상
오소연_이 장면 의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정민_지난 공연에서 많이 바뀌었죠. 전체적으로 흰색 계통이 들어간 게 정말 예뻐요.
#주인공인데
정민_이 장면에서도 여지없이 도로시 기분이 좋지 않아요. 빌리가 손을 달라고 하는데 안 주거든요.
오소연_화가 잔뜩 났어요.
정민_장면 마지막에서야 등장하는데 바로 끝나거든요.
오소연_주인공인데 조명 꺼지기 10초 전에 등장하는 상황에 화가 많이 났죠.
Keep Young And Beautiful
#신스틸러 #임기홍 #개그코드
정민_이 장면은 들을 때마다 백스테이지에서 웃음이 터져요.
오소연_(메기와 버트는) 신 스틸러죠.
정민_여자 목소리로 노래부르다가 갑자기 남자 목소리로 바꿔 부르는 부분이 너무 웃겨요. (임)기홍 형은 어떻게 이렇게 웃기는지 모르겠어요.
오소연_(웃음)
정민_지금에 와서 (처음) 얘기하는 건데 공연하다 보면 개그 코드가 나오잖아요. 기홍 형한테 개그 코드 영감을 받아서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다른 공연할 때도 그렇고.
#거울장면
오소연_이 장면에서 (무대 위에서 대형) 거울이 내려오면서 앙상블들이 프리즘 같은 무대를 연출해요. 만화경 같아요.
정민_이 무대도 이번에 바꿨어요. 원래는 거울에 (앙상블 배우들이) 다 안 담겼는데 지금은 전체가 담기도록 더 크게 거울을 바꿨다고 하더라고요.
오소연_1930년대 브로드웨이 쇼 소스를 굉장히 많이 담고 있어요.
#도로시의_상심
정민_이 장면은 이제 공연 리허설이 끝나고 (개막 전날) 다 같이 파티하는 장면이죠.
오소연_도로시는 사랑하는 남자(팻 대닝)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픈 상태예요. 그래서 술을 많이 마셨죠.
정민_공연 제작에 키를 쥔 애브너 딜런이 투자자라 정말 중요한 인물인데 도로시가 (애브너에게)
오소연_(들고있던) 술을 뿌리죠.
정민_공연 제작에 위기가 될 수 있는 행동이었죠.
I Only Have Eyes For You
#사소한_오해
정민_도로시가 혼자 방에 들어가서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면서 부르는 노래예요. 그런데 둘은 자꾸 사소한 오해로 틀어지고요.
오소연_무대와 극중극이 경계 없이 넘나들면서도 각 캐릭터들의 노래가 캐릭터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어요.
We're In The Money
#쇼스토퍼
오소연_쇼스토퍼 장면이죠.
정민_반짝이 옷을 입고 등장하는 화려한 장면입니다.
오소연_극중에서 공연 중인 장면이에요.
#서경수X탭댄스
정민_(저와 같은 역인) (서)경수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배워서 탭댄스를 이렇게까지 하는지 (놀라워요)
오소연_(팔다리가) 긴 것도 한 몫하는 것 같아요. 똑같이 뻗어도.
정민_빌리가 솔로로 화려하게 극 중에서 퍼포먼스 하는 장면이죠.
#동전 위 탭댄스
정민_빌리가 올라가 있는 (대형) 다임은 동전입니다.
오소연_위가 미끄럽죠?
정민_탭슈즈 밑에 징이 박혀있다 보니까 바닥도 그렇고 미끄러워요. 조금만 신체 중심에 힘을 놓쳐도 미끄러질 수 있어요. 지금은 많이 익숙해져서 괜찮은데 처음에는 탭댄스가 몸에 완전히 익은 상태가 아니어서 한 번 미끄러지기도 했어요. 그 이후로 항상 긴장하면서 하고 있어요.
#화려함의_극치
정민_화려하죠. 정말 멋있어요.
오소연_화려함의 극치죠. 너무 멋있어요. 우레와 같은 박수가 나오죠.
정민_비트도 빠르다 보니까 심장이 엄청 요동쳐요.
Sunny Side To Every Situation
#코로나19시대 #실업자
오소연_도로시의 다리가 (공연 중) 부러지면서 공연을 접게 돼요.
정민_배우들은 분장실에서 철수하라는 명을 받죠.
오소연_앙상블들은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어보지만 정말 하늘이 무너진 상태죠. 누구는 월세 걱정을 하고. 누구는…
정민_이번에 코로나도. 많은 배우들이 이 심정을 겪었잖아요.
오소연_실업자가 된 거죠.
정민_연습을 다한 상태에서 취소된 공연도 있었고, 하루 이틀 공연하고 막내린 경우도 있었죠. 그래도 지금 많이 극복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런 부분이 <브로드웨이 42번가>와 상황이 많이 비슷하네요.
오소연_저희의 마음을 많이 담고 있어요.
정민_"이 상황을 스스로 이겨내자"고 다같이 힘을 내서 의견을 조합하고 있는 장면이거든요.
#3층_무대
오소연_3층 무대예요.
정민_너무 예뻐요. 개개인의 분장실 모습을 정말 잘 만들었어요. 저번 공연할 때도 볼 때마다 이 장면을 정말 예쁘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어요.
Lullaby of Broadway
#페기는_주인공
정민_페기를 다 같이 데리러 가는 장면입니다.
오소연_"도로시를 대신할 배우는 페기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페기를 설득하러 온 거죠.
#페기의_매력
정민_저는 페기 볼 때마다 정말 귀여워요. 그 순수함에 모든 사람들도 다 매료되는 것 같아요.
오소연_그렇죠. 선한 영향력,
#웹툰_같은_연출
오소연_연출들이 너무 다 귀여워요.
정민_진짜 아기자기하죠. 웹툰으로 나와도 재밌을 것 같아요. 그런 장면들이 많아요.
오소연_페기가 하기로 마음을 돌리면서 모두 기뻐해요.
#줄리안의_안무 #송일국
오소연_이 장면에서 줄리안이 처음 춤을 추죠?
정민_(생각해보니) 그러네요!
오소연_항상 페기와 같이 스텝을 해요.
정민_(송)일국 선배님이 공연 전에 항상 찾아와서 같이 맞춰보자고.
오소연_공연 전에 연습하고.
정민_안무 연습을 많이 하세요.
About a Quarter To Nine
#대선배의_조언
오소연_도로시의 분장실이었는데 이제 페기의 분장실이 됐죠. 공연 시작을 앞두고 도로시가 찾아와서 페기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고 응원도 해주는 장면이에요. 실제로도 공연할 때 굉장히 감격스러워요.
정민_앞으로 페기가 겪어나갈 과정을 다 겪은 하늘 같은 대선배가 깁스를 한 채로 공연 15분 전에 와서 응원을 해주는.
오소연_그렇죠. 롤모델이었던 선배가!
정민_앞부분에서는 막무가내식이었고, 요즘 말로 '라떼'(나 때는 말이야)인 선배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이 장면 하나로 도로시가 (진짜) 어떤 인물인지 보여지는 것 같아요.
오소연_너무 아름다운 선후배죠.
#공감가는_가사
정민_이 노래도 너무 좋아서 항상 따라불러요. (무대에서 연기하고 있어서) 모를텐데 분장실에서 이 노래 들으면서 다들 따라 불러요. 배우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거든요.
Overture For "With Plenty Money and You"
#체력소모
정민_이 장면 정말 힘들죠? 거의 10분 가까이 되는 것 같아요.
오소연_체력적으로도 힘들어요.
정민_뒤에서 대자로 뻗어있는 페기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요. 물론 저도 (We're In The Money 장면에서) 반짝이 옷을 입고 무대하고 내려오면 뒤에서 대자로 뻗어있지만.
오소연_나와서 뻗을 시간도 없어요. 바로 옷을 갈아입어야 하거든요.
정민_지쳤다는 말로 표현이 안 되죠. 정말 뻗어서 기절 직전이에요.
#고난도
오소연_제가 세 시즌 동안 공연했잖아요. 할 때마다 이 장면을 계속 업그레이드했어요. 기술 난도를 계속 올려서. 아직까지도 전주만 들으면 떨려요.
정민_정말 명장면이죠.
#피아노 위 탭댄스
오소연_피아노 위에 올라가면 넓지 않아서 더 집중해야 해요.
정민_조금만 벗어나도 떨어질 수 있어서 연습을 정말 많이 하는 장면이죠.
오소연_그러나 너무 예뻐요.
정민_연습한 만큼 보답받는 장면인 것 같아요. 이 장면 보고 있으면 흐뭇해요.
#탭소리2
정민_모니터로 듣고 있으면 탭 소리가 진짜 잘 나와요.
오소연_잘 나요?
정민_엄청.
Shuffle Off To Buffalo
#극중극 #코믹담당
오소연_버팔로 신이죠. 이 장면도 극중극입니다.
정민_버트와 메기가 극 중에서 코믹한 조연을 맡는데 정말 찰떡이에요.
Forty-Second Street
#계단장면 #화려함
오소연_계단신이죠.
정민_공연의 하이라이트이자 거의 마지막 장면인데 진짜 화려해요. 계단이 너무 예뻐요.
오소연_파란 의상이 예뻐요.
정민_해군복과 파란색 드레스죠.
오소연_이 장면이 화려한 42번가에 새로운 태양이 뜨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어요. 정말 태양처럼 눈이 부셔요.
#탭댄스_효과2
정민_이 장면 직전에 저희가 또 한바탕 탭댄스를 했잖아요.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장면인 건데.
오소연_이때 다들 (지쳐서) 힘든 상태잖아요.
정민_이때가 체력적으로 제일 힘든 장면이죠.
오소연_신기한게 볼 때는 평온해 보여요. 안 힘들어 보여요.
정민_진짜 평온해 보여요.
#계단_폭
오소연_계단 폭이 좁아요.
정민_실제로 제 발 크기보다 조금 더 넓은 정도예요. 이 장면도 오프닝 만큼 연습을 많이 해요. 연습 시작하고 한달 정도는 오프닝과 이 계단 장면을 먼저 선연습해요. 그러고 보니 연습 기간이 정말 기네요. 한 세달 하는데.
#고음_줄리안 #양준모
정민_(양)준모 형이 이번에 처음 줄리안 마쉬를 하고 있는데 그동안 많은 줄리안 마쉬 배우들을 만났잖아요. 어때요?
오소연_무서운 줄리안 마쉬예요.
정민_제일 엄한?
오소연_엄청 엄하고 눈길도 잘 안 주세요.
정민_시대적 성격이 반영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예전에는 연출님은 정말 무서운 위치였잖아요. 말이 곧 법과 같았고.
오소연_무게감있게 중심을 잘 이끌어주셔서 같이 공연하면 정말 좋아요. 정말 꿀 보이스세요.
정민_지금까지 준모 형처럼 고음으로 올려부른 줄리안 마쉬가 있었나요?
오소연_없었어요.
정민_처음이군요. 연습 때도 그렇게 불러서 애드리브인줄 알았어요.
Bow
#커튼콜
오소연_커튼콜의 일부라 보시면 돼요.
정민_마지막 인사를 하는 장면이죠. 이 장면에 등장하는 멤버들이 어떻게 보면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을 장식하는 동시에 꽃인 거잖아요.
#상징적인_페기
정민_공연 구성이 정말 잘 짜여진 것 같아요. 마지막에 'Bow3'로 이렇게 다 같이 단체로 하는 게.
오소연_(무대 위) 먼지들이죠. 페기와 앙상블들.
정민_먼지들의 앞으로 본보기가 될 페기가 맨 앞에 서서 이끌고요.
오소연_그 구성이 너무 감동적인 것 같아요.
정민_애니가 페기한테 "너는 우리들을 모두 대변해 주는 역할을 맡았다"는 말을 할 때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오소연_혼자가 아닌.
[미니 인터뷰]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개인적으로 어떤 작품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 작품인가요?
정민_우리 <브로드웨이 42번가> 말고는 탭댄스를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공연이 없잖아요. 탭댄스는 20대 초반에 처음 접했는데, 신나게 춰보고 싶다는 갈증이 늘 있었어요. 그런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작품이에요. 불혹에 접어들면서 이번 공연은 많은 도전이기도 했어요.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 남경주 선배님, (공연에 함께하고 있는) 최정원 선배님도 계속 춤을 (열정적으로) 추면서 하시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배우로서 자부심과 자신감을 많이 느끼게 하는 작품이에요. 정말 고마운 작품이고, 많이 의미있는 공연입니다.
오소연_<브로드웨이 42번가>는 제게 새로운 도전이었죠. 탭댄스뿐만 아니라 춤을 많이 추는 작품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거든요. 작품을 하면 할수록 너무 우리 이야기라는 걸 느껴요. 지금 같이 하고 있는 동료들의 이야기고. 무대에서 땀흘리던 제 20대도 생각나고요.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공감되는 시대가 됐잖아요. 피와 살처럼 느껴지는 공연인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분명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페기 소여로 와주십시오’란 콜을 받을 때는 이상하게 힘들었던 기억은 하나도 안 나고 즐거웠던 기억만 남아 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하고 달려와서는 ‘어머! 참 이렇게 힘들었던 거 왜… 잊고 있었지?’ 하게 되죠. 그런 매력이 있는 공연이에요.
정민_멋있습니다.
오소연_그리고 저도 체력적인 부분을 걱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탭댄스가 발에 익으면서 여유가 생겼어요. 힘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안 힘들고 재밌어요. 이번 시즌에는 표현에 오롯이 집중하면서 하는 재미가 더 생긴 것 같아요.
정민_확실히 시간이 지나야 조금 해결되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저도 이번에 탭을 추면서 그런 부분들이 조금 해결된 게 있어서 하는데 한결 편하더라고요.
매 시즌 업그레이드하면서 변화했는데 어땠나요?
오소연_작품적으로는 지난 시즌에 제일 많이 바뀌었어요. 시대와 맞지 않는 가사들을 바꿨어요. 여성에 대한 묘사 등 불편할 수 있는 부분들을 손봤어요.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누군가는 (그저) 롱런하는, 오래된 작품이라고 여기실 수도 있지만 제작진들은 매번 새롭고 더 나은 방향을 추구하고 계세요. 임하는 배우들도 지난 시즌에 타협했던 부분이 있다면 더 업그레이드하자는 마음으로 임하고요.
정민_그러니까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것 같아요. 큰 변화를 줄 수는 없지만 제작진들이 정말 회의도 많이 하고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 연구를 정말 많이 해요.
오소연_(김미혜 샘컴퍼니) 대표님부터 작품에 대한 애정이 많아요. 前 페기소여잖아요! 페기소여 선배님!
정민_대표님이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최고의 팬인 것 같아요. 계속 롱런하면서 뒤떨어지지 않게끔 만드는 비결 같아요.
코멘터리에서 언급하지 못해 아쉬운 장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정민_계단 신 직전 장면에서 1930년대를 상징하는 여러 인물들이 나오거든요. 당시 시대적 배경이 많이 담겨있고요. 화려한 거리는 이어진다는 내용이 펼쳐지는데 그 장면 후에 빌리와 페기가 노래하거든요. 앙상블들이 계단 장면을 위해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 그 10~15초 되는 시간 동안 시간을 벌어주는 건데, 그 장면에서 노래할 때가 힘들어요.
오소연_숨이 너무 차거든요.
정민_그런데 저번에는 그 장면에서 숨차는 것을 해결하지 못했어요. 탭댄스를 힘으로 추니까 장면이 끝나고 노래부를 때가 되면 호흡이 가빠져서 정리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체력은 떨어졌지만 숨차는 게 오히려 덜했어요. 탭댄스할 때 노하우가 생겨서 숨을 안배해서 고르게 쓸 수 있는 요령이 생겼나봐요.
오소연_저는 페기가 첫 등장하는 장면을 말하고 싶어요. ‘Young and Healthy’란 곡인데, 오디션장에 늦게 도착한 페기가 빌리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에요. 빌리가 인도해줘서 용기를 얻고 무아지경에 빠져서 (실력을 뽐내다가) 줄리안 마쉬까지 맞딱뜨리게 돼요. 그때 사고 아닌 사고를 살찍 치고 오디션장을 빠져나오는데 그 신도 귀여워요.
정민_페기가 첫 등장하는 장면이다 보니 페기의 귀여운 모습이 보여요.
오소연_설레거든요.
정민_저는 빌리가 “처음이죠? 경험 한 번도 없죠? 공연 해본 적 없죠?” 라고 물어보는데 “아니에요. 있어요!” 라고 얘기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어떤 공연 해봤는데요?”하고 물어보면 “어.. 이번에 뽑아주면 처음인데요?” 하는 게, 그 장면 너무 재밌어요.
오소연_다 티나죠.
정민_너무 사랑스러워요.
[1막]
01. Overture&Opening Act One
02. Young And Healthy
03. In Four: Shadow Waltz
04. In Three: Shadow Waltz
05. Go Into Your Dance
06. You're Getting To Be a Habit With Me
07. Getting Out of Town
08. Dames
09. Keep Young And Beautiful
10. Dames-Continued
11. I Only Have Eyes For You
12. We're In The Money
13. Act One Finale Continue "Forty-Second Street"
[2막]
14. Sunny Side To Every Situation
15. Lullaby of Broadway
16. About a Quarter To Nine
17. Overture For "With Plenty Money and You"
18. Shuffle Off To Buffalo
19. Forty-Second Street
20. Finale Act Two - "Forty-Second Street"
21. 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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