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뮤지컬> 정기구독자와 함께한 <프랑켄슈타인> 편
“나는 왜- 돌이키지 못할까- 나는 왜- 믿음을 저버리나- 나는 왜-”
빅터의 절규가 바로 앞에서 들려오자 1미터 거리에 앉은 관객들은 심취한 듯 그를 빤히 바라본다. 잠시 후 노래가 끝나고 우레와 같은 박수가 나왔지만, 빅터는 농 섞인 말투로 그들을 향해 투덜거린다. “왜 이렇게 공격적으로들 쳐다보세요? 부담스럽잖아요(웃음).”
지난달 21일, 신천의 야기 스튜디오에서 열렸던 팟캐스트 ‘스튜디오 뮤지컬’의 공개방송 현장의 모습이다. 고은령 아나운서와 이동섭 작가가 MC를 맡은 이날 행사는 본지 정기구독자들이 초청돼 이들의 열띤 관심 속에 진행됐다. 게스트는 최근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에서 빅터/자크 역을 맡은 이건명과 줄리아/카트린느 역의 안시하, 그리고 이성준 음악감독. 스튜디오는 소규모 인원만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 20쌍의 구독자들이 선별됐고, 그래서 비교적 아늑한 분위기 속에 행사가 진행됐다.
방송에 참석한 배우는 두 명이었지만, 사전에 촬영한 영상 인터뷰로 유준상, 한지상, 김대종의 모습을 담아내 풍성한 이야기가 이루어졌다. 예전의 ‘자리주삼’ 시절 그랬던 것처럼 이날 ‘스튜디오 뮤지컬’의 초반 분위기는 고은령 아나운서의 재치있는 프로필 소개가 주도했다. 고 아나운서는 두 배우의 공식적인 프로필 외에도 개인적이고 시시콜콜한 역사를 이끌어내며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20대까지도 ‘한량’이었다고 털어놓은 이건명은 자신이 헛되게 소비한 과거를 반성하게 했다는 점에서 <렌트>를 가장 의미있는 출연작으로 꼽았다. ‘안성미’라는 개명 전 본명을 공개한 안시하는 ‘충남 예산의 과수원집 딸’이라는 출신까지 털어놓으며 새침한 표정 뒤에 있는 친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건명은 ‘더블 캐스팅’을 싫어한다고 밝혀 단독 주연 욕심의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잠시 후 “관객들의 진심 어린 박수를 매일 받고 싶어서”라는 귀여운 해명과 함께 “아무리 그래도 <프랑켄슈타인>만은 매일 못하겠다”라고 고개를 저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격앙된 감정과 고음역대로만 이루어진 넘버들로 배우들을 괴롭혔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이성준 음악감독은 “이 작품의 넘버들이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배우들이 스스로 그렇게 부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 그는 ‘아시아의 웨버’라는 자신의 별명에 대해 “사실 난 웨버를 안 좋아한다. 엘튼 존 좋아한다”고 털어놔 관객의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은 현장에서만 접할 수 있는 크고 작은 해프닝들로 시종일관 즐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특기를 ‘스트레칭’이라고 밝힌 안시하는 이동섭 작가의 짓궂은 증명 요구에도 흔쾌히 승낙하며 치마 차림으로 시범에 나서는 적극성을 보였다. 또 방송 진행을 방해한 날벌레 한 마리 때문에 이건명이 살충제를 뿌리면서 녹음을 이어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본지 박병성 편집장은 “그동안 특별한 혜택을 주지 못해서 미안했던 정기구독자들을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하면서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희망을 갖자는 의미에서 계획대로 공개방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무대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 배우”라고 마무리 인사를 한 이건명은 “오늘 오신 여러분이 <더뮤지컬>을 사랑해주시는 만큼 저희에게도 많은 사랑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성원을 요청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8호 2014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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