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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무대 기술과 판타지 - 무대 기술도 개성시대! [No.130]

글 |나윤정 2014-08-25 4,800
무대 기술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작품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무대 기술로 작품의 개성을 드러내는 공연들이 더욱 눈에 띈다. 최근 개막한 <싱잉 인 더 레인>과 국내 초연하는 <프리실라>도 무대 기술이 돋보이는 작품들. 두 작품의 무대 기술은 각기 어떤 개성으로 무대를 빛내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쏟아지는 비의 향연 €<싱잉 인 더 레인>€€€€€                     

<싱잉 인 더 레인>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비다. 사랑에 빠진 주인공 돈 락우드가 쏟아지는 비를 흠뻑 맞으며, ‘Singin' In The Rain’을 부르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로 손꼽힌다. 영화에서 무대로 옮겨온 작품은 이 전설적인 명장면을 실감나게 재연하기 위해, 무대에 비를 뿌리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싱잉 인 더 레인>처럼 무대로 물이 쏟아지는 기술을 사용한 사례는 2011년 내한한 아트서커스 <레인>이 대표적이다. 2005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극의 말미 10여 분 동안 무대에서 비가 쏟아지는 장관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2,000리터의 물을 사용해, 11명의 배우들이 비를 맞으며 어린 아이처럼 뛰어노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였다. 
<싱잉 인 더 레인>의 경우는 비 오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하루에 15,000리터의 물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이 많은 양의 물을 어떻게 무대 위로 쏟아낼까? 먼저, 무대에 설치된 4개의 물탱크에 한 회 공연에 사용될 양의 물을 채우는 작업을 시작한다. 이때 정화장치를 가동해 펌프를 통해 들어오는 물을 깨끗하게 걸러주는 과정도 거친다. 그다음은 히팅 작업이 필수다. 배우들이 1,5000리터의 물을 직접 맞아야 하기 때문에, 물 온도를 35도에 맞춰 놓아야 한다. 히팅 작업만 장작 두 시간이 걸린다고. 마지막으로 펌프와 무대에 설치된 상부의 노즐 장치들을 점검하면 모든 준비가 완료된다. 
위 준비 과정이 끝나면, 급수 호스에 물을 채워 넣은 후 무대감독의 큐 사인을 기다린다. 그리고 큐 사인이 떨어지면, 밸브 장치를 열어 노즐 장치에서 물이 쏟아지도록 한다. 이때부터는 노즐의 순간적인 작동을 제어하는 전자 밸브 장치, 물이 쏟아지는 양과 각도를 제어하는 인버터 장치를 사용하게 된다. 
무대로 쏟아지는 비와 함께 락우드의 퍼포먼스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간다. 그리고 1막이 끝나는 순간, 궁금증이 생긴다. 저 많은 물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기술적으로도, 물을 뿌리는 장치보다 물을 배수하는 장치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무대 하부에 설치된 배수 장치와 배수로에 문제가 없는지, 매일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인터미션 때도 스태프들은 무대 위에서 배수 작업을 위해 힘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듯 인상적인 한 장면 뒤에는 기술의 역할뿐 아니라 많은 스태프들의 노력이 함께 담겨 있는 것이다. 



€버스의 화려한 변신 €<프리실라>€€€€                                

<프리실라>는 무대를 화려함으로 전면 무장한 작품. 물론 500여 벌의 의상과 200여 개의 모자와 가발들이 무대를 형형색색 화려한 컬러로 물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일등공신은 따로 있다. 바로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불리는 프리실라 버스! 프리실라 버스는 오리지널 팀이 단순한 세트가 아닌 주인공을 만들었다고 자부할 정도로 큰 공을 들인 기술이다. 그래서 적재적소에 맞게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때로는 장면의 배경이 되고, 때로는 퍼포먼스의 조명이 되고, 때로는 메시지까지 전해주는 만능 역할을 한다. 
프리실라 버스는 길이 10미터, 무게 8.5톤으로 스케일부터 남다르다. 360도 회전이 가능하며, 숨겨져 있는 3개의 승강 장치로 버스 겉면 전체를 뚜껑처럼 여닫을 수 있다. 거기에 최첨단 기술인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장식이라는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영화에서는 카메라가 프리실라 버스 안을 촬영할 수 있어, 버스에 페인트칠을 하거나 버스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하지만 무대에서는 이런 장면을 구현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오리지널 팀은 객석의 관객들이 버스 내부를 볼 수 있게 하고, 버스의 컬러가 다채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해답을 찾던 중 ‘빛’이란 결론에 다다랐다. 그리하여 고안한 것이 바로 LED 버스다. 
LED 조명은 전기로 빛을 발하는 LED소자를 이용한 조명으로, LED 발광원리를 이용해 다양한 색의 빛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LED 기술이 인상적으로 사용된 작품은 <고스트>가 대표적이다. 7,000개의 LED 판을 활용해 화려하고 역동적인 영상을 선보이며, 최첨단 기술의 향연을 보여주었다. 프리실라 버스의 경우에는 약 3만개의 LED 조명이 사용된다. 이를 통해 빨강, 파랑, 초록, 분홍 등 다양한 컬러 변화뿐 아니라 자유자재의 텍스트 구현을 선보이게 된다. 
LED 조명 기술이 무대에서 구현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우들과의 호흡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Colour My World’ 신에서 버스 위 낙서를 핑크빛 페인트로 칠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주인공들이 페인트 붓칠을 하는 동작에 맞춰서 버스 LED 조명이 핑크빛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 찰나의 순간을 맞추는 것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작품의 상황에 맞게 LED 조명을 변화시켜야 하는 만큼, 이 기술을 구현하는 데도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프리실라 버스의 LED 조명이 배우들의 연기와 얼마나 합을 이루는지, 이 점을 눈여겨보는 것도 이 작품의 특별한 재미가 될 것 같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0호 2014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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