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충무로의 한 갤러리에서 작지만 특별한 사진전이 열렸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평범하지만 빛나는 일상을 담은 30점의 사진은 제목처럼 ‘오늘, 여기, 지금’의 가치를 전한다.
전시 기간 중 20~24일에는 구소영 감독과 친분이 있는 뮤지컬 배우와 스태프 들이 참여하여 소수의 관객만을 초대한 ‘아주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음악회의 첫 문을 연 것은 다섯 명의 배우 이준혁, 박은미, 문성일, 오소연, 송용진.
그 소박하고 즐거웠던 현장의 모습을 담았다.
음악회 시작에 앞서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저마다 마음에 드는 사진 앞에서 시간을 보냈다.
작은 음악회를 위해 전시실 한가운데 마련된 피아노.
여행길에 우연히 포착한 사람들의 모습으로 가득한 전시장에서 이준혁이 부른 노래는 포티의 ‘Zodiac’.
길을 가다 첫눈에 반해버린 여자에 대한 노래라는 설명과 함께 지그시 눈을 맞추는 이준혁 때문에 구소영 감독은 웃음이 터졌다.
“이런 콘서트는 처음이시죠?”
오래전부터 가까이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고 싶었다는 구소영 감독.
공연장처럼 깨끗한 음향을 들려줄 순 없었지만, 대신 그만큼 자연스런 모습으로 관객과 만났다.
음악회를 찾은 관객들에게는 입구에서 와인이 제공됐다.
기다리는 동안 와인 두 잔을 마시고 한껏 기분이 좋아진 오소연의 한마디.
“와인을 마시니까 필이 충만하네!”
‘Listen’으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박은미.
그녀의 목소리는 마이크 없이도 전시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편한 마음으로 오라고 해서 진짜 편한 마음으로 왔어요.”
편안한 옷차림으로 나타난 송용진이 통기타를 치며 내키는 대로 자작곡을 부르자
순식간에 MT 분위기가 조성됐다.
보기 드문 형태의 공연인 만큼 배우들도 평소 잘 부르지 않는 노래를 선보였다.
관객들 코앞에서 이문세의 ‘휘파람’을 부른 문성일은 쑥쓰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자발적 후불제로 진행된 공연 및 전시 수익금은 모두 강남 세브란스 병원의 소아암동 환자들을 돕는 데 사용한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된 첫 음악회.
바쁜 시간을 쪼개 따뜻한 마음을 보태준 이들 덕분에 구소영 감독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깨달았다고.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위로는 제가 받고 있는 것 같아요.”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