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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뮤지컬 인재 양성 프로그램 - 새로운 양성 프로그램들 [No.131]

글 |송준호 2014-10-10 4,604
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장과 함께 무대 안팎에서 활동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존 배우나 스태프도 급변하는 공연 환경에서 끊임없이 재교육의 필요성과 맞닥트린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무대를 꿈꾸지만 비싼 프로그램 수강료를 충당할 여건이 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국비 지원 프로그램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때 전공자들만의 관심사였던 이들 프로그램은 이제 뮤지컬계 입문을 위한 효과적인 통로로 기능 중이다. 
한국 뮤지컬의 질적 향상을 위한 동력인 다양한 뮤지컬 인재 육성 프로그램의 현재를 살펴본다. 



새로 문 여는  차세대 인재 양성 프로그램 

한국 뮤지컬 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양적 발전 못지않게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 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인재 발굴과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들이다. 
한때는 기업의 메세나 차원에서 저소득층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익성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뤘지만,
이후 문화 산업으로서 뮤지컬의 가능성이  입증되며 본격적으로 콘텐츠와 창의 인력을 양성하는 시스템이 등장했다. 
그동안은 대부분 창작자와 배우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이 쏠렸다면, 
최근에는 공연 기획자나 실무자 등 스태프를 위한  육성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 뮤지컬의  미래 위한  국가 프로젝트

한국뮤지컬협회는 지난 3년간 창작뮤지컬 활성화를 목표로 뮤지컬 아카데미 개설을 추진해왔지만 예산 편성 승인을 받지 못해 계획된 일정이 늦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협회가 고용노동부 인력 양성 사업에서 뮤지컬 분야 운영 기관으로 선정되면서 8월 25일 드디어 ‘K뮤지컬 아카데미’를 열게 됐다. 이 아카데미는 뮤지컬 현장 종사자의 역량 강화와 실무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 ‘K뮤지컬’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콘텐츠 개발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민간에서 운영되는 아카데미와 달리 공익사업 성격을 띠고 있어 수강료가 전액 국비 지원된다는 장점이 있다. 
아카데미 개원과 함께 첫 번째로 시작되는 과정은 기획·경영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트랜스 미디어 프로듀서’,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뮤지컬 콘텐츠 펀드매니저’이다. 기존 실무 프로그램에서 ‘프로듀서’로 일원화돼 있던 과정을 업계 상황에 맞게 전문화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수강생들은 각 분야 전문 강사들에게 30시간의 훈련을 받으며 수료 후에도 지속적인 멘토링 서비스를 받게 된다. 특히 트랜스 미디어 프로듀서나 뮤지컬 콘텐츠 펀드매니저는 뮤지컬 분야에서 처음 시행되는 프로그램이라 향후 진행 과정을 눈여겨볼 만하다. 
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다음 달부터 새로운 아카데미를 시작할 예정이다. 9월 1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릴 ‘뮤지컬/오페라 아카데미’ 제1기 과정은 역사를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오페라)을 만드는 장기 프로젝트다. 역사 소재에 대한 탐구를 통해 새로운 창작뮤지컬 소재를 개발하고, 체계화된 작법 교육을 병행해 기본 창작 역량을 향상시킨다는 취지다. 문예위는 지난달 이미 세 차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공연 창작에 기본 소양을 갖춘 작가나 작곡가, 또는 역사 소재의 창작뮤지컬 개발에 관심이 많은 창작자들에 대한 선발을 마쳤다.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약 5개월에 걸친 교육 과정이 끝나면 작품 발표와 제작을 워크숍 형태로 1년에 걸쳐 진행한다. 이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수한 작품을 배양하겠다는 아카데미의 의도가 담겨 있는 대목이다. 아카데미에서는 이를 위해 한국 역사를 심도 있게 들려줄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초빙했다. 소재 탐구 과목에서는 고은 시인과 김상웅 전 서울신문 주필, 복거일 소설가, 이이화 역사학자 등이 참여해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모할 예정이다. 이 밖에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현장 전문가들이 평론/극작법 강사진에 가세할 채비를 마쳤다. 문예위는 수강생들에게 작품 발표 워크숍 제작과 전문가의 멘토링을 지원하고, 우수 작품은 문예진흥기금사업과 연계해 제작 지원도 제공할 계획이다. 

 

Mini Interview  한국뮤지컬협회 박진성 사업국장

창작 과정을 제외하고 기획·경영 분야로 개원하는 이유는? 
K뮤지컬 아카데미는 고용노동부 규정을 따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원칙이 있었다. 그 기준에 맞추다보니 제작사에 소속된, 기획·경영 분야 종사자에 한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물론 미가입자도 교육받을 수는 있다. 9월에 이런 한계를 보완하는 TF팀을 구성해 내년에는 전체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커리큘럼을 구축할 것이다.

각 과정이 기존의 프로듀서가 하던 업무를 나눈 느낌이다.
작년에 뮤지컬 시장이 힘들어지고 있을 때 투자 환경 개선에 대해 민감하게 고민했다. 지금의 프로듀서들은 제작 투자 협의, 다른 창작 작품 소스 발굴까지 혼자 다 맡아 업무가 과중하다. 그런 부분에서 업무별 특징을 분류해보면 각자의 역량이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특히 ‘트랜스 미디어 프로듀서’는 생소한 이름이다.
요즘 뮤지컬은 인접 장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무비컬이나 드라마컬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아예 처음부터 해당 분야의 특성을 감안해 어떤 개발 과정을 거쳐 뮤지컬화 할 수 있는지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 과정이다. 영상,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는 만큼 뮤지컬뿐 아니라 다양한 대중문화 종사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과정이다. 대중문화 산업이라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이 직종이 각 분야가 상생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향후 아카데미를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한 번의 교육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협회에 제작, 극장, 배우, 무대예술, 학술, 융합 분과 등이 있는데, 각 분과를 운영하면서 회원들이 실질적으로 바라는 것들을 수렴해 매년 교육 내용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또 2차 계획부터는 창작자와 배우도 포함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장 노하우를 전수받는  프로그램

공연 예술 분야 핵심 인재 육성을 목표로 운영돼온 SPARK(School of Performing Arts in Korea, 한국공연예술학교)도 8월 4일 배우 육성에 특화된 뮤지컬 아카데미를 신설한다. 기존의 공연 기획자 과정, 컬처마케팅 과정, 뮤지컬 배우 과정으로 삼분됐던 학제에서 배우 과정을 분리해 유니버설발레단의 ‘줄리아 발레 아카데미’와 손을 잡았다. ‘줄리아 발레 & SPARK’라는 공동 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이 아카데미는 기존 뮤지컬 배우 과정의 단과반에서 클래스를 대폭 확장해 ‘아역 클래스’, ‘입시 클래스’, ‘배우 클래스’, ‘브래드 리틀의 마스터 클래스’, ‘키즈 잉글리시 뮤지컬 클래스’ 등으로 재정비했다. 
SPARK가 발레 교육기관과 손잡은 것은 뮤지컬 배우의 댄스 레슨에서 필수적인 발레 클래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아 발레 아카데미로서도 유아반, 입시반, 성인반 등으로 수요가 국한돼 있는 상황에서 인접 장르인 뮤지컬 관련 수강생들을 유입함으로써 고객층을 넓힐 수 있어 상호보완적인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체계화된 프로그램 중 눈에 띄는 것은 일반인 클래스도 뮤지컬 배우 입문을 위한 전문성이 전제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뮤지컬 배우를 희망하는 일반인이나 전공자, 현직 배우가 참여하는 ‘배우 클래스’는 엄격한 레벨 테스트를 통해 클래스를 구분할 예정이다. SPARK 뮤지컬 아카데미만의 최고 강점은 브래드 리틀, 양준모, 이안 존 보그 등 국내외 최고의 배우들이 대표 강사와 멘토 강사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또 남경주 배우, 한진섭 연출, 양주인 음악감독 등이 참관하는 내부 오디션 기회도 부여해 실전 감각을 쌓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무엇보다 소수 정예 클래스로 일대일 맞춤 교육이 가능한 것은 아카데미 측이 강조하는 SPARK만의 특장점이다. 



한편 충무아트홀도 실무 중심의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뮤지컬 전문 아카데미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기획·제작한 530여 편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산업 종사자들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뮤지컬 창작’ 과정과 ‘공연 프로듀서·매니지먼트’  과정을 신설한다. 
뮤지컬 창작 과정은 극작과 작곡에 관심 있는 지망생을 분야별 10명씩 선발해 입문부터 습작, 분석, 작품 개발까지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매달 1회 작가와 작곡가 지망생을 한 팀으로 매칭해 전담 강사와 워크숍을 실시하고, 강의가 끝나면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리딩 공연으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강사진은 이희준 작가가 극작 입문을, 이성준 작곡가가 작곡 입문 수업을 맡는다. 또 특강 강사로 왕용범, 장유정 연출가와 김문정 음악감독, 지혜원 경희대 객원교수가 나선다.
50명 정원으로 진행되는 공연 프로듀서·매니지먼트 과정은 기획사별 성공작 케이스를 연구하는 수업으로, 제작 전(全) 과정을 마스터할 수 있는 기회다. 수강생은 박민선 CJ E&M 공연사업부장, 엄홍현 EMK 뮤지컬 컴퍼니 대표, 이혁찬 설앤컴퍼니 이사 등 이론과 실무 경험이 풍부한 강사진에게 기획과 제작, 마케팅, 해외 콘텐츠 라이선스 등을 배울 수 있다. 또 뮤지컬 기획 분야에서 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총감독이 나서는 특강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9월 개강을 앞둔 충무아트홀 뮤지컬 전문 아카데미는 6개월 동안 총 26회의 강의와 충무아트홀 극장 중심의 현장 실습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카데미 측은 가급적 현장에서의 도제식 교육이 아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커리큘럼 중심으로 교육할 뜻을 내비쳤다. 실무 중심의 교육과 창작 워크숍, 기획 워크숍 등을 통해 무엇보다 실무 적응 능력을 배양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둔다는 의도다. 이 과정을 통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수강생은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스태프 참여와 <프랑켄슈타인> 인턴십 기회를 얻을 수 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1호 2014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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