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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을 말하다 - 관객 설문 조사 [No.133]

글 |안세영 2014-11-19 9,949
대형 뮤지컬과는 다른 매력으로 또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들. 이를 찾는 관객들은 누구일까?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소극장 뮤지컬 일곱 작품의 관객을 대상으로 소극장 뮤지컬 관객의 특성을 조사해봤다. 

설문 기간: 9월 12일 ~ 9월 14일 
설문 대상: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7개 작품 관객 222명 
<우연히 행복해지다> 49명 , <사랑해도 될까요?> 42명, 
<프로포즈 뮤지컬 어게인> 40명, <화랑> 34명, <심장> 25명, <담배가게 아가씨> 16명 
설문 방법: 공연장에서 설문지 배포 


주관객층은  20대  일반 대중 



공연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관객층이 20~30대 여성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시장에서도 이 공식이 유효할까? 조사 결과 그렇다는 점이 확인됐다. 응답자의 성비는 여성 73%, 남성 27%로, 인터파크 전체 공연 구매자의 남녀 성비 7:3과 일치했다(2013년 여성 67%, 남성 33%). 연령 분포에서도 20대가 56%, 30대가 24%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눈여겨볼 만한 것은 20대 관객의 숫자가 30대 관객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는 점이다. 2011년 조사된 인터파크 뮤지컬 구매자 연령 분포에서 30대(40%)가 20대(37%)를 앞지른 것과는 반대의 결과다. 이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30대보다는 지갑이 얇은 20대 관객들이 소극장 뮤지컬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관객의 공연 및 뮤지컬 장르 관람 경험은 어느 정도일까? 연평균 공연 관람 횟수는 과반수(53%)가 5편 미만이었다. 해당 공연을 제외한 다른 뮤지컬의 관람 경험도 적었다.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관람 편수는 5편 미만이 72%, ‘없다’는 대답도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티켓 가격이 높은 대형 공연장 뮤지컬 관람 편수는 이보다 더 적어, 5편 미만이 90%, ‘없다’가 전체의 35%였다.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과 대형공연장 뮤지컬 양쪽 모두 관람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관객도 28명(12%)으로, 이들은 해당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을 접하는 관객이었다. 즉,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의 주관객층은 꾸준한 관심을 갖고 뮤지컬을 관람하는 장르 애호가가 아니라 관람 경험이 적은 일반 대중이었다. 

이들의 관람 동행자로는 친구(51%)와 연인(27%)이 가장 많았다. 가족은 15%에 그쳤다. 2011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조사한 뮤지컬 관람 동행자 분포에서 가족이 38%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이는 주로 20대 관객들이 동년배 친구나 연인과 가볍게 즐기기 위해 공연장을 찾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격과  입소문의  중요성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들은 가격이 싸고 할인 제도도 다양한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관객들은 어느 정도 가격에 티켓을 구매하고 있을까? 설문 조사 대상이 된 작품들의 티켓 정가는 평균 4만 원. 하지만 유료 관객이 실제 티켓 값으로 지불한 금액은 2만 원대가 58%였고, 만 원대 이하도 36%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94%가 할인을 통해 1~2만 원대에 공연을 관람한 것이다. 이처럼 영화표와 비슷한 수준의 저렴한 티켓가는 뮤지컬에 관심이 적은 20대 일반 대중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보인다. 



티켓을 구매한 경로로는 공연 예매 사이트(43%)가 가장 많았고, 소셜커머스(29%)가 그 뒤를 이었다. 현장 구매는 14%로, 대부분 예매를 통해 티켓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 관객들이 공연을 알게 된 경로를 살펴봐도 ‘홍보 전단이나 포스터(13%)’보다는 온라인 쇼핑몰(공연 예매 사이트 28%, 소셜커머스 16%)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소셜커머스가 관객들의 공연 인식과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면, 여러 제작사들이 파격 할인을 하면서까지 소셜커머스에 이름을 올리고자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공연을 알게 된 경로로 꼽은 것은 ‘주변인 추천(45%)’. 소극장 공연 홍보에 있어 입소문이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다. 초대 관객은 전체의 37%에 달했는데, 초대권을 주어서라도 보다 많은 관객이 공연장을 찾게 하는 것 역시 입소문을 퍼트리기 위한 방법이다. 

유료 관객의 공연 관람의 결정적 계기에서는 ‘예매평 및 후기(42%)’가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입소문이 공연을 알리는 중요한 경로로 작용한다는 점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다. 기타 응답 중에도 ‘지인 추천’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9명(5%)이었다. 

공연 관람의 결정적 계기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출연 배우에 대한 관심(20%)’이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뮤지컬에서 팬덤이 티켓 판매량을 좌우하는 것은 익숙하지만, 무명 배우의 출연이 많은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에도 팬덤이 존재한다는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다. 특히 20대 남자 배우 5명이 출연하는 <화랑>은 소극장 뮤지컬로는 드물게 여성 팬덤을 확보한 작품이다. 설문 조사에 응답한 유료관객 24명 중 9명이 결정적인 공연 관람 계기로 배우에 대한 관심을 꼽았다. 무엇보다 전체 응답자 34명 중 2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여성 관객이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중 연인과 동반한 관객은 한 명도 없었고, 대부분이 동성 친구와 함께 극장을 찾았다. 혼자 온 관객도 4명으로, 설문 대상이 된 작품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화랑>은 출연 배우의 팬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공연 후 포토타임 및 사인회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관람 후 만족도는 모든 작품에서 매우 높게 나타나, 전체 응답자 중 92%의 관객이 만족한다고 답했다(매우 만족 49%. 만족 43%). 만족 요소 중에서는 음악과 노래(148명)가, 불만족 요소 중에서는 스토리(25명)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관객 참여는 만족 요소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치(43명)를, 불만족 요소 조사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21명)를 기록했다. 관객 참여 기회가 많은 것이 소극장 뮤지컬의 특징이지만, 이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다는 이야기다. 기타 의견으로는 ‘음향(2명)’이나 ‘불편한 좌석(2명)’ 등 작품 외적인 극장 시설에 불만을 표한 관객들이 있었다. 재관람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도 77%가 재관람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매우 그렇다 30%, 그렇다 47%). 실제로 소극장 뮤지컬에도 재관람 문화가 있을까? 대학로에서 오랜 기간 오픈런으로 공연해온 <우연히 행복해지다>와 <화랑>의 관계자들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 작품은 재관람 관객을 위한 할인 정책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우연히 행복해지다>의 경우 재관람 관객에게는 50% 할인을 제공하고, 10회 이상 관람객에게는 VIP카드를 발급해 75% 할인을 제공한다. <우연히 행복해지다>의 연출가는 “재관람을 위해 극장을 다시 찾으면서 주변인들까지 데려오기 때문에 입소문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화랑> 역시 ‘풍월주 카드’라는 이름의 반복 관람 쿠폰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10번 관람하고 도장을 받으면 1번 무료 관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화랑>은 배우 5명씩 두 개 페어가 번갈아 공연하고 있는데 제작사 대표에 의하면 “다른 페어의 공연이 궁금해 공연장을 다시 찾는 관객도 있다”고 한다. 두 작품 모두 50회 이상 관람한 관객이 있을 만큼, 소극장 뮤지컬 시장에서도 작품에 뜨거운 애정을 가진 ‘회전문 관객’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3호 2014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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