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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저지보이스> 아름다운 그때 그 추억 [No.124]

글 |나윤정 사진제공 |마스트 엔터테인먼트 2014-02-04 3,538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원조 아이돌 포시즌스. 그들을 추억할 수 있는 반가운 무대가 펼쳐진다. 바로 <저지보이스>의 국내 첫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그것. 1960년대 활동 당시 빌보드 차트 TOP40에 총 29곡이 진입했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시즌스. 시간이 흘렀음에도 ‘Sherry’, ‘Can`t Take My Eyes Off’, ‘Oh, What a Night’ 등 그들의 명곡은 끊임없이 영화나 CF 속에 등장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저지보이스>는 포시즌스의 음악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각본가 릭 앨리스와 마샬 브릭먼 그리고 연출가 맥아너프의 합심하여 뮤지컬로 탄생시켰다. 주크박스 뮤지컬이 한창 붐을 이루던 2000년대 중반, 이들은 포시즌스의 음악으로 새로운 주크박스 뮤지컬 작업에 착수하기로 한다. 세 창작자는 영민한 선택을 했다. 포시즌스의 일대기에 충실한 공연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는 정해진 음악에 동떨어진 스토리를 끼어 맞추는 여느 주크박스 뮤지컬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행보였다.

 

<저지보이스>는 포시즌스의 성공기와 그간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그룹의 숨겨진 이야기를 무대 위에 펼친다. 1961년 뉴저지주 뉴와크에서 결성된 포시즌스. 가난한 촌뜨기 아이들 네 명으로 구성된 이 그룹이 어떻게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등극하며 팝음악의 역사가 될 수 있었을까? 두 각본가는 먼저 포시즌스의 원년 멤버들을 직접 만나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멤버들이 기억하는 활동 당시의 이야기가 각자의 관점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이처럼 서로의 이야기가 상충된다는 사실은 재밌게도 이 작품의 특별한 모티프가 되었다. 심층 인터뷰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는 각 멤버별 관점을 담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 구조를 완성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작품의 1막은 봄과 여름, 2막은 가을과 겨울로 구성된다. 이야기는 포시즌스의 네 멤버, 프랭키 밸리, 토미 드비토, 밥 고디오, 닉 매시의 40년간의 긴 우정과 음악적 여정을 그린다. 봄에서는 토미가 등장해 뉴저지의 소년들이 포시즌스를 결성하게 된 과정을 말하고, 여름에서는 밥이 내레이션을 이어받아 그룹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던 황금기를 회상한다. 가을에는 닉이 팀 각자가 삶의 방향에 대해 이견을 내놓으며 그룹이 해체됐던 순간을 이야기하고, 겨울에는 프랭키가 마지막 내레이터로 등장해 삶의 슬픔을 담담히 풀어낸다. 그리고 작품의 끝자락, 1990년 프로듀서 밥 크루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른 포시즌스를 소개하며 원년 멤버 네 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멤버 각자가 번갈아 가며 활동 당시의 자부심과 소감을 이야기하고 자신들의 음악들을 선보인다. 겨울이 지나 다시 봄이 찾아오듯 이들의 이야기도 새로운 봄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며 막을 내리는 것이다.

 

2005년 브로드웨이 초연한 <저지보이스>는 매 공연마다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포시즌스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스토리의 힘이 큰 몫을 했지만, 음악 또한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었다. 실제 포시즌스 멤버였던 밥 고디오가 음악 작업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프로듀서이자 제5의 멤버로 불렸던 밥 크루가 작사를 맡아 작품에 진정성을 더했기 때문이다.

 

<저지보이스>의 작품성은 그간의 무수한 수상 경력들이 입증해준다. 주크박스 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2006년 토니상에서 최고작품상, 남우주연상, 조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고, 웨스트엔드 개막 이후인 2008년에는 로런스 올리비에상의 최고작품상도 거머쥐었다. 오리지널 캐스트들이 녹음한 작품의 OST는 그래미상에서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레코딩 산업 협회로부터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이처럼 <저지보이스>가 거쳐 온 이력들은 이번 무대에 더욱 기대감을 부여한다. 싱가포르 투어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펼쳐지는 한국 투어는 그간 작품이 쌓아올린 명성들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1월 17일~3월 23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02) 541-3184


한 줄 평 : 충실하게 빚어낸 음악과 이야기의 절묘한 조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4호 2014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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