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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Oh! Broadway 미리 보는 2010 토니 어워즈 [No.81]

글 |지혜원(뮤지컬칼럼니스트) 2010-06-29 5,321

2010년 토니 어워즈 후보가 발표되었다. 신작 뮤지컬인 <펠라!>와 리바이벌 프로덕션 <새장 속의 광인>이 각각 11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면서 각 부문의 최우수 작품상 부문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오는 6월 13일로 다가온 2010년 토니 어워즈 후보에 오른 작품과 배우들의 면면을 미리 살펴본다.

 

 

 

절대 강자가 없는 신작 뮤지컬 부문
브로드웨이의 2009-2010 시즌은 예년에 비해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다. 전반적인 시즌의 약세는 2008년 하반기부터 지속되어온 경기침체의 여파이기도 하지만, 발표된 신작 뮤지컬들 중 이렇다 할 절대강자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신작 뮤지컬 부문의 약세에 비해 다수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연극 부문의 경우 할리우드 스타들을 브로드웨이 무대에 세우며 흥행 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번 시즌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대의 제작비가 투입되어 개발 단계부터 주목을 끌었던 <스파이더 맨>은 지난 2월 프리뷰 개막을 예정했지만 빨라야 올 가을께나 만날 수 있을 듯하다. <라이온 킹>의 줄리 테이머, 그룹 U2의 보노 등이 제작에 참여하는데다 어마어마한 제작 규모로 관심을 끌었던 작품의 연기 소식은 많은 공연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또 한 편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아담스 패밀리>는 제작 단계부터 창작 스태프들 사이의 마찰을 겪는 등 쉽지 않은 행보를 걸어왔다. 지난 4월 공식 개막한 이후 곱지 않은 평단의 평가와는 다르게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토니 어워즈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두 편의 대작 뮤지컬이 개막이 미루어지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2010년 토니 어워즈 최우수 신작 뮤지컬 부문에는 <멤피스> Memphis , <펠라!> Fela! , <아메리칸 이디엇> American Idiot , <밀리언 달러 콰르텟> Million Dollar Quartet  등 네 편의 뮤지컬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멤피스 지역의 실존했던 DJ 듀이 필립의 삶에서 모티프를 얻은 <멤피스>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1950년대는 물론 현재까지도 미국 사회에서 예민하게 다루어지는) 인종차별이라는 소재를 로큰롤, 알앤비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주인공인 백인 DJ 휴이와 흑인 가수 펠리시아의 로맨스로 풀어냈다.

<아이 러브 유>, <올 슉 업>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조 디피에트로가 극본과 가사를 맡은 <멤피스>는 최우수 신작 뮤지컬 작품상 부문을 비롯해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음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연출상 등 총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최근 영화화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어 또 한 편의 뮤지컬 영화 탄생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전형적인 뮤지컬의 형식으로부터 탈피한 <펠라!>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속화되고 있는 브로드웨이 변화의 바람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유명한 가수이자 반체제 운동가였던 ‘펠라 쿠티’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펠라!>는 주인공 펠라가 만들어낸 아프로비트 Afrobeat 라는 팝과 아프리카 전통음악이 결합된 장르의 음악으로 경쾌하면서도 아프리카 사람들만의 독특한 정서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2007년 토니 어워즈에서 안무상을 받은 빌 T. 존스의 파워풀한 댄스는 작품에 역동성을 더한다. 브로드웨이 개막에 앞서 2008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던 <펠라!>에 대해 평단은 ‘신선하고 에너지 넘치는 작품’이라는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촘촘하지 못한 드라마적 구성’의 단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펠라!>는 신작 뮤지컬 부문의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최우수 각본상, 남우주연상, 연출상, 안무상, 무대디자인, 의상디자인, 조명디자인 등 무려 11개 부문의 후보로 지명되었다.


<멤피스>와 <펠라!>가 브로드웨이의 주요 관객층인 중년의 백인 관객 이외에 흑인 관객들에게도 어필하고 있다면, <아메리칸 이디엇>은 젊은 관객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유명 록 밴드 그린 데이의 2004년 히트 앨범인 ‘아메리칸 이디엇’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주크박스 뮤지컬로,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미국의 20대 젊은이들의 방황과 좌절을 그리고 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토니 어워즈 연출상을 받았던 마이클 메이어가 그린 데이의 멤버 빌리 조 암스트롱 Billie Joe Armstrong 과 함께 대본 과정에 참여하는 등 초기 제작 단계부터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연출에도 직접 참여했다. 최우수 작품상, 무대디자인, 조명디자인 등 총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신작 뮤지컬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른 마지막 작품은 또 한 편의 주크박스 뮤지컬인 <밀리언 달러 콰르텟>이다. <아메리칸 이디엇>이 <록 오브 에이지스>에 이어 록 음악에 빠진 젊은 뮤지컬 관객층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면, <밀리언 달러 콰르텟>은 그동안 <저지 보이스>에 빠져있던 중년 관객들에게 또 다른 향수를 자극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56년 12월 4일 멤피스의 한 음반사의 녹음실에서 우연히 함께 모여 즉흥 연주를 하게 된 로큰롤의 전설, 엘비스 프레슬리, 조니 캐쉬, 제리 리 루이스, 칼 퍼킨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최우수 각본상, 남우조연상 등 총 3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딱히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절대 강자가 없는 신작 뮤지컬 작품상 부문에서는 후보에 오른 네 편의 뮤지컬 중 무려 세 편이 기존의 노래를 차용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리지널 뮤지컬(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곡으로 쓰인 뮤지컬)의 약세가 이번 시즌 가장 아쉬운 점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2010 토니 어워즈의 시상 부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역시 최우수 음악상 부문이다. <펠라!>와 <아메리칸 이디엇>이 스테이지 프로덕션만을 위해 작곡된 노래가 50퍼센트 미만이라는 이유로 후보에 오를 자격을 부여받지 못한 까닭에 이번 최우수 음악상 부문에는 <아담스 패밀리>와 <멤피스>, 그리고 미국의 에너지 회사인 엔론사의 파산 사태를 극화한 연극 <엔론> Enron 과 어거스트 윌슨August Wilson 의 리바이벌 연극 <펜스> Fences 가 작품 안에 삽입된 곡들로 최우수 음악상 후보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오리지널 뮤지컬이 얼마나 약세였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하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작 뮤지컬 최우수 작품상 부문의 수상작을 점치는 의견들도 예년에 비해 더 분분하다. 총 11개 부문의 후보에 오른 <펠라!>와 8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멤피스>의 경쟁으로 좁혀질 전망이지만, <아메리칸 이디엇>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아 그 어느 해보다 최우수 작품상의 트로피가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각축이 예상되는 리바이벌 뮤지컬 부문
신작 뮤지컬 부문에 비해 리바이벌 뮤지컬 부문의 경쟁은 더욱 명확해 보인다.

리바이벌 뮤지컬 최우수 작품상 부문에는 <피니안의 무지개>, <새장 속의 광인>, <소야곡>, <랙타임> 등 네 편의 작품이 후보에 올랐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는 작품은 단연 <새장 속의 광인>이다.

 

영화 <버드 케이지>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던 <새장 속의 광인>은 1973년에 쓰인 연극을 바탕으로 1983년에 첫 선을 보인 뮤지컬이다. 지난 2004년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프로덕션으로 토니 어워즈 최우수 리바이벌 뮤지컬 작품상을 받기도 했던 이 작품은 5년여 만에 다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워낙 유명한 작품인데다 다소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재공연되었기에 새삼 주목을 받는 것이 다소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은 2008년 런던의 미니어 초콜릿 팩토리가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한 프로덕션을 그대로 옮겨 온 영국 버전으로, 지난 리바이벌 프로덕션에 비해 규모는 작아졌지만 원작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우수 작품상, 연출상, 무대디자인, 의상디자인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에 조지 역의 켈시 그래머 Kelsey Grammer와 앨빈 역의 더글라스 호지 Douglas Hodge 가 동시에 이름을 올리는 등 총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캐서린 제타-존스 Catherine Zeta Jones 의 출연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티븐 손드하임의 1973년 작 <소야곡>은 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캐서린 제타 존스), 여우조연상(안젤라 란즈베리) 등 총 4개 부문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것에 비해 흥행 성적이 예상 밖으로 저조해 조기종연을 해야 했던 두 편의 리바이벌 뮤지컬 <랙타임>과 <피니안의 무지개>는 작품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어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랬다.

10여 년 만에 리바이벌 되었던 <랙타임>은 비록 두 달여의 짧은 공연을 끝으로 브로드웨이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최우수 작품상 외에도 연출상, 무대디자인상, 의상디자인상 등 총 7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50여 년 만에 리바이벌되어 관심을 모았던 <피니안의 무지개> 역시 3개월여의 공연으로 막을 내려 안타까움을 샀으나 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3개 부문의 후보에 올라 제작자와 배우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이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리바이벌 뮤지컬 부문의 최우수 작품상이 <새장 속의 광인>과 <소야곡>의 각축전으로 좁혀질 전망이라 안타깝다.

 

 

스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연극 부문
신작 연극 부문의 작품상은 링컨센터 시어터의 <인 더 넥스트 룸 오어 더 바이브레이터 플레이> In the Next Room or the Vibrator Play , 맨해튼 시어터 클럽의 <타임 스탠즈 스틸> Time Stands Still , 엘튼 존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넥스트 펄> Next Fall , 그리고 <레드> Red 등 네 작품이 후보에 올랐다.

리바이벌 연극 부문은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는 <테너를 빌려줘> Lend Me a Tenor , 맨해튼 시어터 클럽의 <로얄 패밀리> The Royal Family , 스칼렛 요한슨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어 뷰 프롬 더 브릿지> A View from the Bridge , 그리고 리바이벌 연극 역사상 가장 많은 10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펜스> 등이 후보로 지목되었다.


스타 캐스팅에 의존한 작품의 수가 많았던 연극 부문은 <펜스>의 덴젤 워싱턴, <어 뷰 프롬 더 브릿지>의 스칼렛 요한슨, 비록 작품상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햄릿>의 주드 로 등이 각 배우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안타깝게도 <어 스테디 레인> A Steady Rain 에서 호흡을 맞춘 휴 잭맨과 대니얼 크레이그는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로 64회째를 맞는 토니 어워즈 시상식은 오는 6월 13일, 예년과 다름없이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과연 2009-2010 시즌 각 부문의 토니 어워즈 트로피는 어떤 수상자(작)에게 돌아갈지 그 결과가 기다려진다. 

 

 

2010 Tony Awards Nominations    Musical 부문
[Best Musical]
American Idiot
Fela!
Memphis
Million Dollar Quartet

 

[Best Book of a Musical]
Everyday Rapture . Dick Scanlan and Sherie Rene Scott
Fela! . Jim Lewis & Bill T. Jones
Memphis . Joe DiPietro
Million Dollar Quartet . Colin Escott and Floyd Mutrux

 

 

[Best Original Score] Music and or Lyrics Written for the Theatre
The Addams Family . Music & Lyrics: Andrew Lippa
Enron . Music: Adam Cork, Lyrics: Lucy Prebble
Fences . Music: Branford Marsalis
Memphis . Music: David Bryan, Lyrics: Joe DiPietro, David Bryan

 

[Best Revival of a Musical]
Finian`s Rainbow
La Cage aux Folles
A Little Night Music
Ragtime

 

[Best Performance by a Leading Actor in a Musical]
Kelsey Grammer (La Cage aux Folles)
Sean Hayes (Promises, Promises)
Douglas Hodge (La Cage aux Folles)
Chad Kimball (Memphis)
Sahr Ngaujah (Fela!)

 

[Best Performance by a Leading Actress in a Musical]
Kate Baldwin (Finian`s Rainbow)
Montego Glover (Memphis)
Christiane Noll (Ragtime)
Sherie Rene Scott (Everyday Rapture)
Catherine Zeta-Jones (A Little Night Music)

 

[Best Performance by a Featured Actor in a Musical]
Kevin Chamberlin (The Addams Family)
Robin De Jesu´s (La Cage aux Folles)
Christopher Fitzgerald (Finian`s Rainbow)
Levi Kreis (Million Dollar Quartet)
Bobby Steggert (Ragtime)

 

[Best Performance by a Featured Actress in a Musical]
Barbara Cook (Sondheim on Sondheim)
Katie Finneran (Promises, Promises)
Angela Lansbury (A Little Night Music)
Karine Plantadit (Come Fly Away)
Lillias White (Fela!)

 

[Best Scenic Design of a Musical]
Marina Draghici (Fela!)
Christine Jones (American Idiot)
Derek McLane (Ragtime)
Tim Shortall (La Cage aux Folles)

 

[Best Costume Design of a Musical]
Marina Draghici (Fela!)
Santo Loquasto (Ragtime)
Paul Tazewell (Memphis)
Matthew Wright (La Cage aux Folles)

 

[Best Lighting Design of a Musical]
Kevin Adams (American Idiot)
Donald Holder (Ragtime)
Nick Richings (La Cage aux Folles)
Robert Wierzel (Fela!)

 

[Best Sound Design of a Musical]
Jonathan Deans (La Cage aux Folles)
Robert Kaplowitz (Fela!)
Dan Moses Schreier and Gareth Owen (A Little Night Music)
Dan Moses Schreier (Sondheim on Sondheim)

 

[Best Direction of a Musical]
Christopher Ashley (Memphis)
Marcia Milgrom Dodge (Ragtime)
Terry Johnson (La Cage aux Folles)
Bill T. Jones (Fela!)

 

[Best Choreography]
Rob Ashford (Promises, Promises)
Bill T. Jones (Fela!)
Lynne Page (La Cage aux Folles)
Twyla Tharp (Come Fly Away)

 

[Best Orchestrations]
Jason Carr (La Cage aux Folles)
Aaron Johnson (Fela!)
Jonathan Tunick (Promises, Promises)
Daryl Waters & David Bryan (Memphis)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81호 2010년 6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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