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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Oh! Broadway] 공연과 함께하는 뉴욕의 여름 [No.106]

글 |지혜원(공연 칼럼니스트) 2012-07-16 4,443

어느새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 여름이다. 올여름엔 뉴욕으로 공연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알고 떠나면 더 재미있고 유용한 뉴욕 공연 여행의 팁을 꼼꼼하게 살펴보자.

 


토니상 시상식이 끝난 뉴욕의 여름은 내리쬐는 햇살만큼이나 관광객들의 열기로 뜨겁다. 본격적인 새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6~8월은 공연 관계자들에게는 차분하게 신작의 개막을 준비하는 시기이지만,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걸음으로 극장가는 연일 북적인다. 여름을 맞는 뉴요커들의 설렘은 공연장을 벗어나 펼쳐지는 다양한 페스티벌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공연과 함께 뉴욕의 여름을 즐기는 가장 달콤한 휴가를 계획하는 공연 팬들을 위해 몇 가지 유용한 정보들을 공개한다.

 

 

브로드웨이 화제작 챙겨 보기                             
뉴욕 여행길에 오르는 공연 팬이라면 빠듯한 일정 동안 관람할 작품들의 리스트를 출국 전에 미리 챙길 필요가 있다. ‘브로드웨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작들(<오페라의 유령>, <시카고> 등)도 놓칠 수 없지만, 따끈따끈한 신작들도 눈여겨 보는 게 좋다. 간혹 작품에 따라 신작의 개막 시기(9~12월)에 맞춰 공연장을 내어주기 위해 여름에 폐막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 관람 리스트를 작성할 때는 폐막일까지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우선, 뮤지컬 팬이라면 5년 이상 장기 공연되고 있는 브로드웨이 공연 중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시카고>같이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한 작품들을 브로드웨이 프로덕션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한 발 앞서 만나보는 것도 뉴욕에서만 맛볼 수 있는 기회이니 말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공연을 선택할 때에는 사전에 작품 정보를 꼼꼼히 확인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선별해야 한다. 운이 좋으면 별다른 기대 없이 공연장을 찾았다가 오히려 보석 같은 작품을 발견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공연된 적은 없지만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된 작품으로, 전설적인 그룹 포 시즌즈의 일대기를 그린 주크박스 뮤지컬 <저지 보이스>와 디즈니 시어트리컬의 <메리 포핀스>가 있다. 각각 2005년과 2006년에 개막해 안정적인 흥행 성적을 보이며 공연되고 있는 작품들이다. 또한 일본 극단 시키의 프로덕션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던 <라이온 킹>도 공연장을 찾는 발걸음이 아깝지 않은 브로드웨이 대표작 중 하나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던 <애비뉴 Q>는 오프브로드웨이의 뉴 월드 스테이지로 자리를 옮겨 공연 중이다. 브로드웨이 극장가와 가깝게 위치해 있는(50번가, 8번 애비뉴와 9번 애비뉴 사이) 뉴 월드 스테이지에 들르면 오프브로드웨이로 자리를 옮겨 공연 중인 또 다른 작품 <렌트>의 새로운 프로덕션도 만나볼 수 있다.

 


최근 2~3년 내에 개막한 신작들 중 이미 브로드웨이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검증받은 것들도 있다. 특히 2011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인 <북 오브 몰몬>과 지난달에 개최된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거머쥔 <원스>는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브로드웨이 대작 뮤지컬들 사이에서 탄탄한 작품의 힘으로 관객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반면, 브로드웨이 최대 블록버스터 뮤지컬로 회자되는 <스파이더맨>을 선택한다면 브로드웨이에서만 가능한 스펙터클한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재탄생한 리바이벌 프로덕션들도 공연 중이다. 2011년 토니상에서 최우수 리바이벌 작품상을 받은 <애니씽 고즈>와 올해 토니상을 받은 거슈윈 형제의 클래식 <포기 앤 베스>, 팝 스타 리키 마틴이 체 게바라 역으로 열연 중인 <에비타> 등도 관람을 고려해볼 만한 작품들이다.


2012-2013 브로드웨이 시즌 작품 중 다른 작품들보다 한 발 앞서 개막하는 <브링 잇 온(Bring It On)>은 7월 12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8월 1일 공식 개막한다.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 주목받는 젊은 창작진들이 의기투합하여,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인 더 하이츠>의 창작자로 2008년 토니상을 받은 린-마누엘 미란다와 <넥스트 투 노멀>의 톰 킷이 음악을, <애비뉴 Q>의 제프 위티가 극본을 맡았으며, <인 더 하이츠>로 안무상을 받은 앤디 브랑켄뷰얼러가 연출과 안무를 담당해 이들과 호흡을 맞췄다. 2011년 1월 애틀랜타의 얼라이언스 시어터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이후 LA와 샌프란시스코, 덴버, 휴스턴, 토론토 등의 도시를 돌며 공연했으며 드디어 올여름 브로드웨이 입성이 확정되었다. 오는 10월 7일까지만 공연할 예정이므로 가장 따끈따끈한 브로드웨이 신작이 궁금한 공연 팬이라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권한다. 전설의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의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 신작 <채플린(Chaplin)>도 2012-2013년 시즌 작품으로 오는 8월에 프리뷰 공연을 시작한다.

 

 

 

꼼꼼한 할인 티켓 정보로 알뜰하게 관람하기
공연 팬들은 보고 싶은 작품을 선별하는 일뿐만 아니라 만만치 않은 티켓 가격을 놓고 고민하게 될 것이다. 한 편당 평균 10만 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가능한 한 좋은 자리를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현지에 도착해서 브로드웨이 티켓 할인 부스인 TKTS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출국 전에 미리 할인 티켓 정보를 꼼꼼하게 체크해 가면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저렴하게 공연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우선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의 할인 티켓 정보는 브로드웨이박스 닷 컴(www.broadwaybox.com)이나 시어터마니아 닷 컴(www.theatermania.com/broadway/discount-tickets)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이트에 제시되어 있는 할인 티켓 코드로 미리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며, 해당 페이지를 출력해 박스 오피스에 제시하면 별도의 티켓 예매 수수료 없이 할인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공연에 따라 할인율과 할인 적용 시간이 상이하므로 자신이 관람하고자 하는 작품의 정보를 사전에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시어터 디벨로프먼트 펀드(Theatre Development Fund)가 운영하는 할인 티켓 부스 TKTS의 스마트 폰 어플리케이션을 미리 다운받아 두면 편리하다. 공연 정보는 물론, TKTS 부스에서 판매되었던 공연의 리스트와 할인율도 미리 체크해볼 수 있다. 가령, TKTS 어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위키드>는 이제까지 단 한번도 TKTS에서 할인 티켓을 판매한 적이 없다. 따라서 <위키드>의 할인 티켓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TKTS 부스가 아닌 거슈윈시어터로 발걸음을 옮겨 로터리 티켓(추첨 티켓)의 당첨을 기대해보는 것이 좋다. 별도의 티켓 할인 코드를 제공하지 않는 공연 중에는 선착순 러쉬 티켓이나 학생 러쉬 티켓, 또는 스탠딩 룸 자리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니 공연 티켓의 할인 정보는 다양하게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보통 선착순 러쉬나 학생 러쉬 티켓은 박스 오피스가 오픈하는 시간(오전 10시)부터 순서대로 판매되며, 로터리 티켓은 공연 시작 2시간~2시간 30분 전에 추첨이 진행된다. 스탠딩 룸은 매진된 공연에 한해서만 판매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꼭 보고 싶은 작품이 매진되어 티켓을 구할 수가 없다면, 공연 시작 전 극장을 찾아 스탠딩 룸 좌석 구입이 가능한지 확인해보자. 비록 2시간 30분 이상 서서 관람해야 한다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힘들게 관람한 작품일수록 더 오랫동안 추억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다양한 썸머 페스티벌 즐기기                        
뉴욕의 여름은 다양한 페스티벌과 동시에 시작된다. 특히 오프브로드웨이 비영리 공연 단체인 퍼블릭시어터가 매년 여름 센트럴 파크에서 개최하는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는 공연 팬이라면 꼭 한번쯤 참여하기를 추천하는 이벤트다. 센트럴 파크 내 야외 공연장인 델라코트 시어터에서 매년 6~8월에 개최되는데, 쟁쟁한 배우들이 공연하는 수준 높은 프로덕션일 뿐만 아니라 모든 공연이 무료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매년 뉴욕의 공연 팬들이 가장 기다리는 이벤트 중 하나다. 50주년을 맞는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의 이번 시즌은 대니얼 설리번 연출의 <당신이 좋으실 대로(As You Like It)>(6월 5일~30일)와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 <인투 더 우즈>(7월 23일~8월 25일)의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채워진다. 2002년 리바이벌 프로덕션 이후 10년 만에 뉴욕 무대에 오르는 <인투 더 우즈>의 이번 프로덕션에는 <마법에 걸린 사랑>의 에이미 아담스(Amy Adams), 영화 <열정의 무대>와 다수의 TV 시리즈로 국내에도 얼굴을 알린 브로드웨이 베테랑 배우 도나 머피(Donna Murphy) 등이 출연한다. 무료 티켓은 공연 당일 1시부터 델라코트 시어터 앞에서 선착순 배부되는데, 매년 여름 센트럴 파크에서는 관객들이 이 이벤트의 티켓을 구하기 위해 전날부터 줄지어 기다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다행히 티켓을 확보해 공연을 볼 수 있다면 더없는 행운이지만, 혹시 무료 관람의 기회를 놓치더라도 티켓 배부를 기다리며 주변 사람들과 공연에 대한 담소를 나누는 재미도 쏠쏠하니 뉴욕 여행의 추억을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는 이벤트다.


브로드웨이 극장가 근처에 위치한 브라얀트 파크에서는 ‘브로드웨이 인 브라얀트 파크(Broadway in Bryant Park)’ 이벤트가 개최된다. 7~8월 동안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에 무료 콘서트가 열린다. 콘서트 프로그램에는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위키드>, <라이온 킹>, <스파이더맨> 등 현재 공연 중인 흥행 작품부터 <브링 잇 온>, <레베카>, <크리스마스 스토리> 등 신작들도 포함된다. 자세한 스케줄은 브라얀트 파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www.bryantpark.org/plan-your-visit/broadway.html)


7월에는 젊은 뮤지컬 축제 ‘뉴욕 뮤지컬 시어터 페스티벌(New York Musical Theatre Festival)’도 만날 수 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신선하고 재기 발랄한 작품들이 다수 발표되고 있는 뉴욕 뮤지컬 시어터 페스티벌이 올해는 7월 9일부터 29일까지 3주간 개최된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2012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초청된 <센트럴 애비뉴 브레이크다운(Central Avenue Breakdown)>을 비롯해 총 20편의 따끈따끈한 신작이 공연되며, 14편의 리딩과 콘서트, 영화 상영 등 다양한 이벤트로 빼곡하게 채워질 예정이다. 뉴욕 뮤지컬 시어터 페스티벌을 통해 브로드웨이 또는 오프브로드웨이로 진출한 작품들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 공연되었던 <알타 보이즈>와 <넥스트 투 노멀>도 뉴욕 뮤지컬 시어터 페스티벌을 거쳐간 작품들이다. 아직 완벽하게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반짝이는 신작들을 한 발 앞서 만나보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뉴욕 뮤지컬 시어터 페스트벌의 공연작 리스트를 꼼꼼하게 체크해보길 권한다. (www.nymf.org)

 

 

2012년 여름 브로드웨이 뮤지컬 추천작 리스트                                                                            
공연                                     극장                             폐막일              할인 티켓 정보                                 
에니씽 고즈                           스티븐 손드하임 시어터   2012년 8월 5일   선착순 러쉬 ($30) 학생 러쉬 (50%)  
북 오브 몰몬                          유진 오닐 시어터            오픈런              로터리 러쉬 ($32) 스탠딩 룸 ($27)    
에비타                                  마퀴 시어터                   오픈런              학생 러쉬 ($38)                            
포기 앤 베스                          리차드 로저스 시어터      2012년 9월 30일  학생 러쉬 ($37)                               
고스트                                  런트-폰테인 시어터        오픈런               로터리 러쉬 ($25)                           
저지 보이스                           어거스트 윌슨 시어터      오픈런              학생 러쉬 ($27)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닐 사이먼 시어터            2012년 7월 1일   학생 러쉬 ($27)                               
라이온 킹                              민스코프 시어터             오픈런     
메리 포핀스                           뉴 암스테르담 시어터      오픈런              학생 러쉬 ($32)                               
멤피스                                  슈버르트 시어터             오픈런              학생 러쉬 ($29.50)                          
뉴시스                                  네덜란더 시어터             오픈런              로터리 러쉬 ($30)                           
나이스 워크 이프 유 캔 겟 잇    임페리얼 시어터             오픈런              학생 러쉬 ($36.50)                          
원스                                     버나드 제이콥스 시어터   오픈런              선착순 러쉬 ($34.50 / $39.50)      
시스터 액트                           브로드웨이 시어터          2012년 8월 26일  선착순 러쉬 ($26.50)                       
스파이더맨                            폭스우드 시어터             오픈런              선착순 러쉬 ($39)                           
위키드                                  거슈윈 시어터                오픈런              로터리 러쉬 ($26.50)                      

 


뮤지컬 마니아를 위한 특별한 Tips!!
공연과 함께하는 뉴욕 여행을 감행한 뮤지컬 마니아라면 타임스 스퀘어 근처에서 공연 시간을 기다리기 전에 꼭 방문해보아야 할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로 공연과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구비해 놓은 서점 드라마 북 샵(Drama Book Shop)이다(40번가, 7번 애비뉴와 8번 애비뉴 사이). 무려 8,000여 점의 공연 대본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극작가와 연출가, 배우를 위한 책들부터 디자이너들을 위한 희귀 자료까지 공연과 관련된 가장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이 작은 서점은 2011년 토니상 시상식에서 공연계에 끼친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106호 2012년 7월 게재기사입니다.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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