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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뮤지컬&컬처 | [프리뷰] MUSIC [No.106]

글 |김영주, 배경희 사진제공 |PMC네트워크, 엠넷미디어 2012-08-01 3,832

도심에서 즐기는 록 페스티벌 Super! Sonic

페스티벌고어에게 여름이란 동굴 속에 들어온 한 줄기 빛 같은 존재일 거다. 여름에 줄줄이 열리는 해외 유명 록 페스티벌들이 팍팍했던 지난 일 년을 보상해 줄 테니까. 하지만 아무리 음악광이라고 해도 해마다 미국으로 또 유럽으로 떠나는 건 쉽지 않은 일. 이때 가장 좋은 대안이 일본의 양대 페스티벌 후지 록페스티벌이나 섬머 소닉이다(‘후지’의 영향을 받은 국내 록 페스티벌이 ‘지산’이다). 같은 아시아 국가이므로 비교적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데다, 라인업은 ‘빵빵’하니까. 이 두 음악 축제의 큰 차이는 페스티벌이 열리는 장소다. 후지 록페스티벌이 자연 속에서 펼쳐진다면, 섬머 소닉은 도심에서 열린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쾌적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라니. 어쩐지 우리와는 상관없는 이야기 같았던 이 일이, 국내에서도 실현된다. 최근 콘서트 사업에 뛰어든 PMC 네트워크가 섬머 소닉의 컨셉을 차용한 슈퍼 소닉을 론칭한 것. 이 신개념(?) 페스티벌을 소개하는 문구는 다음과 같다. ‘콘서트와 페스티벌의 장점을 모은 새로운 컨셉의 도심형 슈퍼 아레나 콘서트형 페스티벌’. 이제 우리도 멀리 떠나지 않고 도심에서 음악 파티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록 페스티벌이면 땀범벅이 되어, 때론 질퍽이는 진흙 위에서 고생 좀 하며 즐겨줘야 제 맛 아니냐고? 글쎄. 휴가 가는 기분으로 어느 정도의 굳은 각오와 함께 페스티벌에 참석하는 것보다는 퇴근 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파티가 더 낭만적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사실 주최 측이 페스티벌 개최를 공표한 이후, 별 다른 홍보 활동 없이 조용하기에 페스티벌에 대한 큰 의지가 없는 건가 싶었는데 웬걸. 슈퍼 소닉이 내세운 헤드라이너는 스매싱 펌킨즈와 뉴 오더다. 스매싱 펌킨즈야 이미 두 차례 내한 공연을 펼친 적이 있으니 패스. 라인업 발표 이후 ‘지산이냐, 소닉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는 고뇌에 빠지게 만든 건 뉴 오더(New Order)다. 80년대 영국 맨체스터 신 중흥기를 이끈, ‘신스팝’ 역사의 시작에 있는 뉴 오더가 오는 것이다. ‘Blue Monday’, ‘True Faith’, ‘Regret’, ‘Crystal’ 등이 밴드의 대표곡. (개인적 견해로는)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밴드 킬러스가 뉴 오더의 ‘Crystal’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가상의 밴드 이름에서 따온 거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유명 일화다. 물론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가장 기대하는 곡은 두말 할 것 없이 버나드 섬머가 허공에 팔을 허우적대며 부르는 ‘Bizarre Love Triangle’일 것이다. 또한 빌보드 싱글 차트 8주 연속 1위에 빛나는 그야말로 핫 뮤지션인 고티에가 온다는 사실에 슈퍼 소닉에 대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도 여럿이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은 올림픽 공원 체조 경기장과 핸드볼 경기장. 참, 이 페스티벌의 큰 매력 중 하나는 이틀간 두 개 공연장에서 릴레이로 펼쳐지는 공연을 골라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8월 14일~8월 15일/ 올림픽공원(체조경기장, 핸드볼경기장, 잔디마당 외)

 

 

 

여름이다, 록페 가자 Jisan Valley Rock Festival 

톰 요크가 학창 시절 한국계 동급생에게 이지메를 당한 트라우마 때문에 한국에서 들어오는 제의를 모조리 거절하고 있다는 루머가 떠돌 만큼 열렬한 구애와 거절이 반복되었던 라디오헤드의 내한공연이 드디어 성사되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올해 여름 록 페스티벌의 위너는 다시 한 번 지산으로 확정이 되는 분위기였다. 모두가 라디오헤드에 열광하느라 잊고 있었지만, 아니 사실 한국에서는 애초에 빅 네임으로 통했던 적이 없는 것 같지만 90년대 이후 영국 록 신에서 차지하는 음악사적인 의미로는 오아시스를 찜 쪄 먹을 스톤 로지스가 다른 날 헤드라이너로 결정되었다는 사실 또한 마니아들을 더욱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우주 최강의 데뷔 앨범으로 동시대 영국 대중음악의 판도를 바꾸어 버렸고, 노동계층 아이들에게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것보다 밴드를 하는 것이 더 쿨하다는 생각을 갖게 함으로써 다음 세대의 음악까지 바꾸어놓았던 그들은 단 두 장의 앨범을 남기고 해체해버리면서 오히려 추락을 보여주지 않는 전설이 되었다. 그 스톤로지스가 재결성을 한 것도 놀라운데 한국에서 공연까지 한다니, 맨체스터 사운드에 특히 애착을 가진 팬이라면 감개무량할 만도 하다.
여기서 끝날 줄 알았다면 오산이라는 듯 여유만만하게 2차 라인업에서 엘비스 코스텔로와, 오아시스 출신의 리엄 갤러거가 프론트맨으로 활동하는 비디아이와 스매싱펌킨스의 매력적인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가 추가되었다. 그리고 또 2011년 브릿어워즈 수상자인 영국의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제임스 블레이크가 둘째날 헤드라이너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은 첫날과 셋째날에 비해 무게가 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어쨌든 요즘 잘나가고 앞으로도 잘나갈 1988년생 신예와 함께 밤을 불사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사실 라디오헤드의 임팩트가 워낙 커서 가려지는 감이 있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해외 밴드들의 면면은 예년만 못한 거 아니냐는 핀잔이 슬슬 나오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적, 루시드 폴, 넬, 버스커버스커, 김창완 밴드 등 대중들에게도 폭넓게 사랑받고 있는 국내 록 신의 강자들이 타임 테이블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서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이언, 검정치마, 페퍼톤스, 몽니, 장필순 등 마니아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는 뮤지션들도 가세했다.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해도 한 해 중 가장 더운 시기에 뙤약볕 아래 모르는 사람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휘감겨 가며 하루 종일 서 있는 일을 돈 주고 지방까지 가서 숙소 구해가면서 한다고 하면 참 별 희한한 사람들이 다 있다는 말을 듣겠지만, 사실 사람들은 한여름에 몇 시간씩 들여 산 속까지 들어가서 비싼 돈을 주고 어렵게 구한 숙소에 짐을 풀고 모르는 사람들과 엉켜서 땀 뻘뻘 흘리면서 몸싸움을 하는 그 과정을 무릅쓰고 공연을 본다는 상황 자체를 신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쾌적하고 정돈되어 있고 일사분란하게 돌아가는 현대의 일상에서는 도저히 충족되지 않는 어떤 것이 화장실 한 번 가려고 해도 굳은 결심을 해야 하는 그곳에서의 사흘 동안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짐작이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7월 27일부터 트위터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거다.

7월 27일~7월 29일/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106호 2012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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