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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MAROON 5, KEANE 내한 콘서트, 힐링뮤직페스티벌 [No.108]

글 |배경희 2012-09-10 3,984

글로벌 팝 밴드의 왕림 MAROON5

지난 봄, 아주 오랜만에 찾은 홍대 클럽에서 받았던 충격은 말 그대로 컬처 쇼크였다. 그날 밤 클럽에는 언제부터 연령대가 이렇게 낮아졌나 싶을 만큼 어린 학생들밖에 없었는데(스무 살로 보이는 학생에게 할머니 취급을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들 모두가 마룬 파이브의 ‘Moves Like Jagger’에 맞춰 현란하게 몸을 흔들고 있는 게 아닌가(거기 있는 그 친구들은 믹 재거가 누구인 줄은 알까!). 록 밴드의 노래를 배경음악 삼아 클럽에서 신나게 출 수 있다니. 감성을 자극했던 1집 앨범 「Songs about Jane」과 흥겨운 멜로디가 제법이었던 2집 「It Won`t Be Soon Before Long」 이후 잠시 관심을 꺼두고 있던 사이 마룬 파이브는 그야말로 완벽한 댄스 팝 밴드로 변신했다. 국내 10대 팬들이 열광하고 있으니 대중성을 최우선 가치로 따진다면 마룬 파이브는 가장 성공적인 밴드가 아닐까. 보컬 애덤 리바인 역시 자신들의 앨범을 두고 ‘가장 팝적인 앨범’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이런 시선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 보인다. 2008년 첫 내한 콘서트 때 앙코르로 부른 프린스의 ‘퍼플 레인’ 커버곡에 애덤 리바인의 목소리에 새삼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콘서트에선 어떤 앙코르곡을 불러줄까. 여전히 매력적인 보컬의 애덤 리바인이 무대를 가로지르며 신나는 댄스곡을 불러준다면, 또 그런대로 좋지 않을까. 마룬 파이브의 예상 셋리스트는 ‘Makes Me Wonder’, ‘Sunday Morning’, ‘This Love’, ‘Moves Like Jagger’ 

|  사진제공  9 ENT  9월 15일(토) 오후 7시/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02-332-3277 

 

 

가을날에 어울리는 록 콘서트  KEANE

저 먼 땅의 밴드들이 내한 콘서트를 펼치려면, 적어도 모두가 아는 히트곡 한 곡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노래를 부른 밴드를 알기는커녕 곡의 제목도 모른다고 해도, 후렴구를 듣는 순간 ‘아, 이 노래’ 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히트곡 말이다. 킨에겐 ‘Everybody`s Changing’이 바로 그런 노래다. 2004년에 발매한 데뷔 앨범 「Hopes and Fears」 에 수록된 ‘Everybody`s Changing’은 방송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 ‘패션 7080’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1997년 영국에서 결성된 3인조 록밴드 킨(최근 베이시스트 제시 퀸을 영입해 4인조 밴드로 탈바꿈했지만)은 작곡 겸 키보드를 담당하며 밴드를 이끄는 팀 라이스 옥슬리와, 보컬 톰 채플린, 드럼 리차드 휴로 구성됐다. 기타리스트가 없는 밴드 구성원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사운드는 ‘록 밴드’ 하면 일반적으로 기대하게 되는 록킹한 사운드가 아닌 서정적인 멜로디다. 키보드 선율이 밴드 사운드의 중심인 기타를 대신 하는 것이다. 킨이 ‘감성 브리티시 록’의 대표주자라는 수식어와 함께 빠른 속도로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던 이유다. 2009년 ETP 페스티벌에 참여했을 당시 관객들의 열광적인 분위기에 단독 공연을 약속하고 돌아갔는데, 3년 만에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 뮤지션의 첫 번째 내한 콘서트는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한다는 사실. 더욱이 가을바람에 어울리는 감성적인 록 밴드의 콘서트이니, 공연장을 찾는다면 후회할 일은 없을 듯하다. 킨의 추천곡은 ‘Somewhere Only We Know’, ‘Silenced by the Night’, ‘The Starting Line’ 

|  사진제공  액세스 이엔티  9월 24일(월) 저녁 8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 02-3141-3488

 

 

제4회 제주 힐링 뮤직 페스티벌
최근 대중문화에서 가장 힘을 얻고 있는 키워드는 ‘힐링’이다. ‘치유’라는 의미의 이 새로운 흐름은 문화계 곳곳에 영향을 미쳐,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문화 상품이나 현상까지도 힐링이란 수식어가 붙고 있다. 뭐 하나 힐링이 아닌 것이 없어,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듯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요즘 무수히 넘쳐나는 뮤직 페스티벌에도 힐링이란 명칭이 붙기 시작했다. 제주 힐링 뮤직 페스티벌도 트렌드에 묻어가는 기획인가 싶었는데, 들여다보니 올해로 4회를 맞으며 자연 속에서 여유롭고 편안하게 즐기는 음악 축제로 소리 없이 환영받고 있었다. 지난 세 번의 행사는 충북 진천에서 열렸으나, 올해는 제주도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의 오아시스 제주도에서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이라니, 그 내용이 어떻든 일단 그곳에 가면 위로의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소박한 사운드로도 풍성한 감성을 전하는 국내외 뉴에이지 뮤지션들이 다수 참여한다. 그래미상의 단골 후보이자 UN 환경 음악상을 받기도 했던 피아니스트 피터 케이터, ‘Last Carnival’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어쿠스틱 카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에 참여했던 오카리나 연주자 노무라 소지로가 참여한다고 하니, 피아노와 현악, 오카리나 등 청아한 음색이 빛나는 악기 연주를 마음껏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국내 뮤지션으로는 탱고의 본고장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했던 오리엔 탱고와 R&B 뮤지션 라디, 개성 있는 음색으로 사랑받는 계피가 보컬로 활동하는 가을방학 등이 참여한다. 마지막 날에는 동유럽에서 부상하고 있는 젊은 오케스트라 프라하 필하모니아가 드보르작과 스메타나의 음악 세계로 인도한다. 바람과 돌과 여인이 많다는 제주도의 돌문화공원에, 이 기간에는 돌과 음악과 관객으로 가득 차리라.

|  사진제공  실버트레인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108호 2012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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