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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루퍼스 웨인라이트, 제인 버킨 콘서트 [No.114]

글 |배경희 2013-04-03 4,021

3년간의 기다림

 

“두 목소리가 맞물리는 이 순간을 표현할 만한 단어를 떠올릴 수가 없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거기에 있지 않은 것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보통으로 보고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으며, 영원한 영혼 같은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짧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런 순간이 있다.” <뉴요커>에 연재한 음악 에세이를 묶어 발행한『노래들(Songbook)』에서, 닉 혼비는 이렇게 고백한다. 무신론자인 그가 노래로 신의 존재를 체험했다고 말하는 이 곡은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One Man Guy’. ‘One Man Guy’는 포크 가수였던 그의 아버지 루던 웨인라이트 3세의 곡을 리메이크해 부른 노래다. 부모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아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던 그는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으며 1998년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것은 영화 <아이 엠 샘>에 삽입된 비틀tm의 리메이크곡 ‘Across The Universe’다. 루퍼스 웨인라이트를 절절한 목소리의 싱어송라이터로만 기억해 지루할 거란 생각에 예매를 망설이는 이들이라면 핑크색 스키니 팬츠 차림으로 깜찍하게 춤추며 노래 부르는 그의 영상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빅뱅 탑의 패션 롤모델인 영국의 핫 아이콘 마크 론슨이 프로듀싱한 최신 앨범 「Out Of The Game」을 들어보면, 현존하는 최고의 게이 뮤지션이라는 별명이 이해될 것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다시 몇 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다른 악기는 사용하지 않고 피아노로만 연주한다는 점도 이번 무대의 특징이다. 추천곡은 루퍼스 웨인라이트을 세상에 알려준 히트 리메이크 곡 ‘Across The Universe’와 ‘Hallelujah’.

 

3월 16일 오후 7시/ 유니클로 악스

 

 

올바로 산다는 것

 

지난해 봄, 인기 드라마 <아내의 자격>의 배경음악으로 프렌치팝의 전설 제인 버킨의 ‘Yesterday Yes A Day’가 삽입되면서 인터넷 검색창에 이름이 오르내릴 때, 기막힌 타이밍으로 그녀의 첫 번째 내한 콘서트가 열렸다. 제인 버킨이 월드 투어 공연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았던 것. 이는 모두가 그토록 바랐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만남이어서 더욱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진짜 멋을 좀 안다는 유명 인사들이 대거 공연장을 찾았고, “예순다섯의 여자가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공연”이라는 만장일치의 찬사가 쏟아졌다.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러운 멋을 강조하는 ‘프렌치 시크’의 대명사로 불리는 제인 버킨. 멋에 죽고 못 사는 패셔니스타들이 그녀에게 열광한다는 사실은 한편으론 아이러니하지만, 제인 버킨은 확실히 그녀의 삶 자체가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다. 그녀는 남들이 생각하는 행복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좇는, 자신을 건강하게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배우이자 가수, 영화감독, 전방위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1960년대 프랑스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고, 그녀의 예술가적 삶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일흔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마지막 투어, 특히 인생의 동반자였던 세르쥬 갱스부르의 노래를 부르는 마지막 자리가 될 것이라고 하니 놓치면 안 될 듯하다.


3월 30일 오후 7시/ 유니버설아트센터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4호 2013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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