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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댄스스포츠의 건강한 춤바람 [No.117]

글 |송준호 2013-07-10 3,832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교댄스는 음지의 문화로 치부되기 십상이었다. 그것은 제비와 사모님, 카바레와 불륜을 연상시키는 불온한 춤이었다. 하지만 이제 댄스스포츠로 거듭난 이 춤은 TV에서, 학원에서, 모든 공공 공간에서 당당하게 추어지고 있다. 스타들의 댄스스포츠 도전기를 담은 <댄싱 위드 더 스타>는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다음달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Mnet의 서바이벌 오디션 <댄싱9>에서도 댄스스포츠는 춤계의 주류인 발레, 한국춤, 현대무용과 함께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런 댄스스포츠의 위상 변화는 예술춤이 극장에 갇혀 있는 동안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들며 뿌리를 내린 결과다. 또 TV 같은 대중매체의 힘에만 기대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기도 했다. 흔히 댄스 뮤지컬이라고 불리는 공연물들의 경우 댄스스포츠의 하위 장르인 모던 댄스와 라틴 댄스의 종목들을 콘텐츠로 엮은 것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스테디셀러인 <번 더 플로어(Burn the Floor)>다. 세계 선수권대회 출신 댄서들이 출연하는 이 공연은 차차차와 자이브를 비롯해 탱고, 살사, 맘보 등의 춤들을 화려하게 재구성한다. 2002년 일본 초연에서 8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후 세계 여러 도시의 ‘무대를 불태운’ 이 공연은 댄스스포츠가 뮤지컬 형식과 만났을 때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갖는지 입증한 사례다. 이런 댄스 뮤지컬은 관람 자체로만 끝나지 않고 관련 동호회 가입과 활동으로 이어져 춤 인구의 확산을 낳는다는 순기능이 있다. 반면 현재 진행 중인 대학 구조조정 평가에서 무용과 같은 순수예술 학과는 줄줄이 살생부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역전된 상황은 기존의 무용가들과 무용학도들을 고민하게 한다. 도대체 댄스스포츠에는 있고 기존 무용에는 없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혹시 장르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대중 관객이 원하는 형식에 따라 변화를 모색해온 유연함에 있는 것은 아닐까.

 

 

마기 마랭 무용단 <총성>

어느 장르에나 새로운 물결은 있다. 현대무용에서도 기존의 관행을 넘어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독일에서는 피나 바우쉬가 그랬다면 프랑스에서는 마기 마랭이 이 흐름을 주도했다. 춤과 연극을 결합하는 방식은 바우쉬와 비슷하지만, 영상과 문학을 연계하고 소리나 대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마랭이 더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새뮤얼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바탕으로 만든 대표작 는 유럽 현대무용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최근작인 <총성>은 탈출구 없는 유럽의 암울한 현재를 소재로 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압축해 보여준다. 10년 전 내한 공연에서 열렬한 호응을 얻었던 그가 이번에도 한국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6월 5일~7일 LG아트센터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몸을 매체로 하는 공연 예술에서 몸을 주제로 한 축제의 의미는 무엇일까. 섬세하고 파워풀한 배우 또는 무용수의 움직임을 표현한 이 페스티벌은 올해로 8회를 맞아 몸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시도한다. 그동안 신체극을 비롯해 마임, 무용, 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의 움직임을 보여준 이 행사는 이번에는 물성(物性)을 테마로 정했다. 포스터에도 아예 신체를 배제시키고 인상적인 사과들만 제시하고 있다. 몸과 오브제의 관계에 대한 고민은 지난해에서 이어지는 것이지만, 몸보다는 물체의 활용에 초점이 맞춰진 이번 공연들은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월 25일~7월 7일 대학로예술극장 3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7호 2013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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