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없다는 것 인생이 없다는 것’, 올해 거창국제연극제의 캐치프레이즈다. 연극이 없는 인생은 연극이 없는 여름만큼이나 상상하기 힘들다. 매년 여름이 되면 다양한 연극 축제들이 우리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녹여준다. 마음은 이미 세계 곳곳을 일주하고 있지만 현실이 여의치 않을 땐 연극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아시테지국제여름축제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6개국에서 건너온 생생한 아동극 8편을 무대에 올린다. 일본판 용궁 설화 <우라시마>부터 8세 소녀의 아우슈비츠 생존기 <엘제이야기>까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북돋아 줄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가족 나들이를 즐겁게 만들어 준다.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연극, 전통과 놀다’를 기치로 내건 만큼 전통의 미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공연들을 앞세운다. 우리 전통 탈놀음 <고성오광대>뿐 아니라 중국태산민족악단의 <산동성 전통악> 등 아시아 전통 연희까지 골고루 접할 수 있는 흥겨운 시간이 될 것이다. 거창국제연극제 또한 12개국 55개 단체의 공연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탈리아 극단 아반티의 <오셀로>, 아이슬란드 극단 큰바다오리의 <진실의 말해줘> 등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이국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연극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야외 연극 축제인 만큼 여름의 낭만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더불어 저마다의 고유한 색깔로 관객들을 맞이하는 국내 연극 축제들도 있다. 사회 변방의 이야기를 다양한 예술 실험으로 펼쳐는 서울변방연극제,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고 싶은 바람이 가득 담긴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 등도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쯤 되면 연극 없는 여름은 상상하기 힘들지 않은가.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배우 손숙이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무대에 오른다.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는 박춘근 작가가 손숙의 삶을 모티프로 쓴 작품으로 나이 일흔의 원로 여배우가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을 올리는 과정을 그린다. 이야기는 여배우 김정숙이 자신의 50주년 기념 공연을 위해 희곡을 쓰겠다는 삼류 연출가 오민영의 제안을 수락하며 시작된다. 하지만 오민영이 결국 대본을 완성하지 못해, 김정숙은 다른 작품을 대체해 공연을 준비한다. 그러던 중 김정숙은 우연히 오민영의 미완성 대본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를 읽고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김정숙 역을 맡은 손숙을 비롯해 김원해, 서은경 등이 출연한다.
7월 5일~2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나와 할아버지>
<나와 할아버지>는 민준호 연출이 주인공 준희를 통해 실제 자신과 할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한 편의 수필처럼 풀어놓은 이야기다. 혈기 왕성한 희곡작가 준희는 대본의 소재를 찾던 중 자신의 할아버지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할아버지의 음성을 녹음하며 그의 과거사를 듣던 준희는 할아버지가 전쟁 통에 헤어졌다는 여자 친구 임수희를 함께 찾아 나서기로 한다. 할아버지 역은 오용과 진선규, 할머니 역은 정선아와 손지윤, 준희 역은 홍우진과 오의식이 더블캐스팅됐다.
7월 11일~8월 4일 정보소극장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8호 2013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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