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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희곡의 발견 [No.119]

글 |나윤정 2013-08-24 3,713

작품이 완성되기 전 그 공연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다. 특히 그것이 가장 날것의 상태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야기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안에 나의 상상력을 마음껏 채워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추후 작품이 완성돼 무대에 오를 땐 반가움과 새로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으니, 무대를 앞서 마주하는 것은 여러모로 즐거운 체험이다.

 

연극에서는 가장 날것의 무대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희곡 낭독 공연이다. 언어와 음성으로 오롯이 전해지는 희곡의 매력은 연극과는 또 다른 울림을 남겨준다. 모든 것이 이미지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희곡의 대사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큰 위안인가. 한편에서는 이런 취지를 잘 살린 팟캐스트도 운영돼 희곡의 매력을 전파하기도 한다. 연출가 부새롬과 작가 김은성이 주축이 된 극단 달나라동백꽃의 ‘희곡을 들려줘’가 그것이다. 2011년부터 운영된 이 팟캐스트는 장우재 작가의 <차력사와 아코디언>부터 시작해 최근 방송된 최진아 작가의 <1동 28번지 차숙이네>까지 다양한 희곡의 재미를 들려주고 있다.


지난 1월 첫 시작을 알린 남산예술센터의 <남산희곡페스티벌> 또한 신작 희곡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해 ‘희곡’의 가치를 알리는 중이다. 이번 <남산희곡페스티벌>(8월 20일~23일)은 낭독 공연뿐 아니라 극작 강의도 함께 마련해 희곡의 매력을 한층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을 펼친다.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시스템인 ‘초고를 부탁해 우수작 2편과 극장 상주 극작가 백하룡, 안재승의 작품을 낭독 공연으로 올린다. 더불어 극작가 배삼식, 김명화, 선욱현, 박상현이 들려주는 희곡 이야기도 낭독 공연만큼이나 흥미로움을 전해준다. <남산희곡페스티벌>은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만 하면 모든 프로그램을 전석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올 여름의 끝자락, 희곡이 전하는 매력을 느끼며 하루를 보내는 것 또한 뜻 깊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연희단거리패의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명동예술극장에 오른다. 지난해 가을 대학로 눈빛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연희단거리패가 창단 26주년 만에 처음 영미희곡에 도전한 것이기에 더욱 화제가 되었다.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가 출연한 영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몰락한 지주의 딸 블랑쉬가 뉴올리언스의 빈민가에 살고 있는 여동생을 찾아가 제부인 속물 스탠리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출을 맡은 채윤일은 블랑쉬의 공간을 무대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그녀의 이야기가 더욱 섬세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배우 김소희가 블랑쉬 역을 맡아 특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이승헌이 스탠리 역에 캐스팅돼 블랑쉬와의 팽팽한 긴장감을 이끌어낸다. 
8월 13일~9월 1일 명동예술극장

 

<14人의 체홉>
<14人의 체홉>은 체호프의 단막극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날 수 있는 무대다. 그간 체호프의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린 연출가 오경택이 박정자, 박상종, 전미도, 김태훈 등 14명의 배우들과 합심해 체호프의 매력을 다채롭게 선사한다. <14人의 체홉>은 4편의 단막극 <백조의 노래>, <곰>, <청혼>,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와 단편소설 『불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중 하루에 세 편의 작품이 번갈아 무대에 오르게 된다. 노배우의 쓸쓸함을 들려주는 <백조의 노래>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이 모두 희극인 까닭에 관객들은 좀 더 편안하고 친근한 체호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8월 17일~2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9호 2013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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