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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영상 기술로 대중화되는 클래식 [No.119]

글 |이민선 2013-08-24 3,666

2009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국내 영화관에서 상영되기 시작하면서, 고급 오페라가 ‘스크린 오페라’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한결 가까이 다가왔다. 이후 해외 유수 단체의 오페라 및 클래식 공연 실황 상영이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 시내 영화관에서 대부분 3만 원에 즐길 수 있다. 해외까지 날아가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할 때, 엄청나게 파격적인 할인가로 모시는 프로그램이다. 라이브가 생명인 무대 공연을 스크린을 통해 보는 거라 예민한 귀를 가진 클래식 애호가들이 넋 놓고 환호할 정도는 아니지만, 클래식 공연장 문턱이 높게만 느껴졌던 일반 관객들에게는 매력적인 기회다. 실황 음반 또는 (지지난달에 소개했듯이) 팟캐스트를 통해 콘서트를 즐길 수도 있지만, 연주회가 듣는 재미 외에 보는 재미도 준다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영화관 속 콘서트홀’을 방문하는 게 더욱 솔깃할 것이다.


메가박스는 ‘The Met: Live in HD’라는 이름으로 연중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소개하고 있다. 올해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과 베르디의 <오텔로>, <가면 무도회> 등을 상영했고, 연말까지 <아이다>와 <리골레토>,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등이 준비돼 있다. 소규모 공연장 베어홀과 마리아 칼라스홀에서도 매달 ‘메트 오페라’ 한 작품씩 선정해 상영하고 있다.

 

지난달에 소개했듯 유럽의 여름은 클래식 음악 축제로 들썩인다. 칵테일 드레스 차려입고 외국인들 사이에 끼지 못한 아쉬움은 반바지 차림에 팔에 낀 팝콘으로 달래보면 어떨까. 집 앞 영화관에서 말이다. 지난 7월 6일부터 메가박스에서는 10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공연된 <라 트라비아타>의 실황이 상영 중이다. 7월 20일에는 브레겐츠 페스티벌 참가작인 모차르트의 <마술피리>가 생중계됐다. 호수 위에 세워진 무대에서 펼쳐지는 야외 오페라를 생생하게 맛볼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였다. 7월 29일 오프닝 콘서트를 시작으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콘서트와 오페라도 거의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다. 8월 3일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8월 4일 베르디의 <팔스타프>, 8월 17일 베르디의 <돈 카를로>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감상할 수 있다. 8월 11일에는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1번을 들을 수 있다.

 

2013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
첼리스트에서 지휘자로 자리매김한 장한나와 성남아트센터가 2009년부터 콘서트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별도로 오디션을 실시해 꾸린 앱솔루트 클래식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지난 4년간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기타리스트 장대건, 지휘자 로린 마젤과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가 장한나와 협연하며, 이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주었다. 5회를 맞는 올해에는 8월 17일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와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등을 시작으로, 8월 24일에는 R. 스트라우스의 교향시와 말러 교향곡 1번, 8월 31일에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할 예정이다.
8월 17일~31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및 콘서트홀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2007년에는 베토벤 소타나 전곡을, 2011년에는 리스트 시리즈를 완주한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이번에는 슈베르트와 함께 돌아왔다. 40년 연주 인생 동안 보여주었던 대로, 이번에도 그가 진중하게 슈베르트를 탐구한 결과를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네 개의 즉흥곡 D.899, 음악적 순간 D.780 중 2, 4, 6번과 세 개의 피아노 소곡 D.946을 인터미션 없이 들려줄 계획이다. 정제되고 차분한 그의 연주는 초가을을 맞는 데 더없이 잘 어울릴 것이다.
9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9호 2013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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