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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먼슬리픽] 11월의 추천작 [No.98]

정리 | 편집팀 2011-11-08 3,715

매거진 <더뮤지컬>이 추천하는 11월의 문화예술행사

 

 

소년들의 셰익스피어 월드, 스테이지 라이프 내한 공연 <한여름 밤의 꿈>, <십이야>
몇 년 전인가 시미즈 레이코의 SF 만화 <달의 아이>를 일본에서 무대극으로 공연했다는 말을 듣고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배우자를 만나기까지 성별이 정해지지 않는 달의 인어들이 알을 낳기 위해 지구로 돌아온다는 판타지와 체르노빌 참사라는 현실의 비극이 맞물려서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던 만화인데, 꽤나 스케일이 큰 작품이고 주요 캐릭터들의 성별이 오락가락해 표현하기 까다로운 부분이 있어서 극화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풀었을까 궁금했다. 찾아보니 스테이지 라이프라는 극단에서 무대화한 것이고, 이 단체는 셰익스피어 시대의 극단들처럼 배우 전원이 남성이라는 설명이 붙어있었다. 제일 먼저 스친 생각은 다카라즈카의 남성 버전인가, 하는 것이었는데 레퍼토리를 훑어보니 극단적이라고 할 정도로 화려한 스타일과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다카라즈카와 달리, 남성 극단이라는 형태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극단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대중 친화,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여성 관객 친화적인 면이 특징이라면 특징일까.
스테이지 라이프는 2006년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한여름 밤의 꿈>의 공연을 한것을 시초로 <로미오와 줄리엣>, <십이야>,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을 음악극 형식으로 꾸준히 무대에 올려왔다. 호기심이 동하는 독자가 있다면, 기뻐하시길. 오는 11월 18일부터 사흘간 스테이지 라이프의 <십이야>와 <한여름 밤의 꿈>이 각 2회씩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극단 측에서는  ‘어느 때도 아닌 어느 때, 어느 곳도 아닌 어느 곳이라는 배경으로 관객을 흡인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두 작품이 가지는 개성을 살리면서,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것으로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살아있는 힘과 기쁨을 대사와 노래, 배우들의 에너지를 통해 관객들이 강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일대 축제극으로 만들어 한국의 연극 팬들에게 보여 주고자 제작하였다’고 포부를 밝혔다.   |  김영주

▷ <십이야> : 11월 18일 8시 / 19일 8시  <한여름 밤의 꿈> : 11월 19일 3시 / 20일 3시 /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연우무대가 주는 기대 <해무>
혜화동 로터리 주유소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연우소극장이라는 곳이 나온다. 2007년 연극 <해무>가 이곳에서 공연됐다. 연우소극장은 덩그러니 무대가 놓여있고 무대를 기점으로 기역자로 객석이 있는 특이한 구조다. 반원도 아니고 90도 각을 이루며 관객이 분산되어 있어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까다로운 공간이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가 되고 결핍이 욕망을 불러일으키듯, 단점이 연극적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그래서 연우무대에는 굉장히 연극성이 짙고 인상적인 초연작들이 많다. 음,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본론을 말하자면 연우소극장에서 초연한 <해무>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앙코르 공연한다. 경제적 압박에 놓인 선원들이 희망을 갖고 출항하지만 조업이 순탄치 않자 조선족들의 밀입국을 돕는다. 하지만 어창에 있던 조선족들이 집단 질식사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망망대해 배 안에서 각 인물들 간의 팽팽한 갈등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주위의 호평을 들었는데도 나와는 연이 맞지 않아 한번도 보지 못했다. 연우무대의 공연을 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번 공연도 명성에 걸맞는 재미를 주리라 예상한다. 독특한 말투로 영화에서 활약 중인 송새벽이 2년 만에 연극 <해무>로 돌아왔다.   |  박병성
▷ 11월 4일~20일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김혜리 그림 산문집 『그림과 그림자』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두 기자가 있다. 한 분은 나에게 말을 거는 듯 친근한 매력이 넘치는 글로 처음 필자의 이름을 확인케했던 김영진 기자고, 또 한 분은, 이메일 아이디 ‘베르메르’로 기억했던 김혜리 기자다. 그 아이디를 기억했던 것은 그녀의 글과 베르메르의 그림이 참  닮아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지적인 예민함과 너그러운 여유가 그 담담한 문체를 타고 흐르는 걸 발견할 때면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 참 행복했다. 그녀의 재능은 그녀의 인터뷰 기사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데, 그녀는 인터뷰이의 생각이 독자에게 고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말의 바다에서 조용히 배의 노를 저으며 길을 안내하는 순례자 같다. 그런 그녀가 오랜만에 책을 냈다. 씨네21에서 2009년 1월부터 2010년 4월까지 격주로 연재했던 ‘그림과 그림자’ 코너에 실렸던 글을 정리한 책이다. 그녀는 상상의 미술관에서 마흔 점의 그림을 보여주고, 그림의 그림자가 있을 법한 곳에 마흔 편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모아둔 잡지를 통해서도 그 글을 확인할 수 있지만, 왠지 인쇄된 책으로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 마음은 크리스마스 새벽, 고요한 2시 즈음 느끼는 흥분 같은 것이다.   |  김유리

 

 

 

살아있으니 사랑해야지 <레스트리스(Restless)>
‘이 배우가 나오면 꼭 본다’, 내게는 카세 료가 그런 사람이다. 좋아하는 배우들은 많지만, 왜 꼭 그가 나온다고 하면 덮어놓고 찜하는지 모르겠다. 그의 출연 소식이 주는 작품에 대한 신뢰감, 그보다는 그저 그를 보고 싶어서인지도. 그의 출연작이 결코 적지 않은데,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영화들은 아니다. 점점 더 많은 감독들이 그에게 주목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물론이고,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미셸 공드리, 그리고 이번에는 구스 반 산트. 하지만 <레스트리스>에서 주인공은 따로 있다(카세 료가 나오는 영화의 대부분에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이 낙점한 두 신인 배우 헨리 호퍼와 미아 와시코브스카가 그들이 경험한 삶과 죽음에 대해 교감할 때, 우리의 카세 료는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으로서 두 젊은이에게 삶의 희망을 알려주는 유령 친구로 등장한다. 아, 유령 친구라니, 초현실적이야! 영어로 말하는 카세 료의 목소리도 듣고 싶다. (료 군이 잘 나온 스틸컷이 없어 무척 아쉽다. 흑.)  이민선 

 

 

계절이 끝나갈때 내한 공연
1990년대에 인기를 끈 4인조 R&B 그룹. 보이즈투맨에 대해서 설명해 보라고 하면,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다. 히트곡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보이즈투맨이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다고 해도 내 세대에게는 스타가 아니었으므로. 따라서 몇 년 전이었다면 내한 공연을 한들 ‘이제 와서 투어 공연은 다 뭐람’ 심드렁하게 반응했겠지만, 이번 공연 소식엔 갑자기 가슴이 뛰었다. 느닷없이 그들이 좋아하진 이유? 거기엔 사연이 있다. 보이즈투맨의 노래를 듣기 시작한 건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라스트 데이즈>를 보고 나서부터였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죽음에 더 가까워진 블레이크가 방 안에서 휘청거리다 텔레비전을 켰을 때 흘러나오는 노래, 그게 그들의 노래였다. 처음 듣는 곡이었는데 뭐랄까, 그의 ‘라스트 데이즈’를 추억하게 할 만한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생긴 버릇 하나. 누구와 만나든 곧 우리의 ‘라스트 데이즈’가 오리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고 나면 ‘On Bended Knee’를 들었다. 그럴 때마다 이보다 더 절절한 노래가 또 있을까 감탄했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 곡을 불러 줄까? 이렇게 스산한 바람이 부는 때, 그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후드득 하고 떨어지겠지. 촌스럽게 웬 청승이냐고? 어느 한 계절이 끝나갈 땐 원래 다 그런 거다.  |  배경희
▷11월 27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98호 2011년 11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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