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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고요함 속에 전해지는 큰 울림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내한 공연 [No.79]

글 |정세원 사진제공 |프라이빗커브 2010-04-15 5,265

지난해 10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가 5년 만에 발표한 신보 「Declaration Of Dependence」가 머라이어 캐리와 백스트리트 보이즈, 미카 등을 제치고 핫트랙스 10월 2주차 팝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영국 공연 중에 이 소식을 들은 얼렌드 오여와 아이릭 글람벡 뵈는 검지손가락을 내밀어 1위를 자축하는 귀여운 사진을 찍어 보내 눈길을 끌었다.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으면서 말이다.
노르웨이 출신의 75년생 동갑내기 팝·포크 듀오는 여린 감수성이 깃든 어쿠스틱 사운드와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로 ‘사이먼 앤 가펑클의 인디 버전’, ‘여성이 없는 벨 앤 세바스찬의 어쿠스틱 버전’으로 불리며 전 세계 음악 팬을 감동시키고 있다. 국내 팬들은 ‘킹컨’, ‘편리왕’, ‘KOC’ 등으로도 부르기도 하는 이들의 밴드명 ‘Kings of Convenience’에 대해 아이릭은 한 인터뷰에서 ‘스스로에게, 혹은 타인에게 그 어떠한 것도 강요하지 않고 세상의 흐름에 순응하는 도교와 연관이 있다’고 했고, 얼렌드는 ‘결국 많은 것들이 쉽고 가볍게 만들어지고 또 지속되지 않는 현대 사회에 대한 풍자적인 비판’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타 하나만으로 모든 여행의 준비를 마칠 수 있는 그들 음악에 대한 편리성’이야말로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에 대한 가장 쉽고 정확한 설명이 아닌가 싶다.
얼렌드 오여와 아이릭 글람벡 뵈는 열여섯 살 때 다른 두 명의 친구들과 함께 ‘스코그(Skog)’라는 밴드를 결성하면서부터 함께했다. 비록 한 장의 EP를 발매한 후 해체되었지만 두 사람은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계속했고, 노르웨이 엘레트(Ellet) 레코드에서 세 장의 EP를 발매, 1999년 미국 제작자의 눈에 띄어 2000년에 첫 음반을 냈다. 이들이 인디 팝 신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이듬해 발표한 「Quiet Is The New Loud」 이후부터다. ‘조용함이 새로운 시끄러움’이라는 제목의 음반은 전 세계 평론가들과 음악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같은 해 발매한 리믹스 앨범 「Versus」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Riot On An Empty Street」는 ‘Homesick’, ‘Misread’, ‘I`d Rather Dance With You’ 등 상당수의 수록곡이 큰 인기를 얻었다.
세상 그 누가 들어도 곱고 섬세한 음색으로 화음을 맞추는 두 사람이었지만 실제로 그들은 같은 음악을 하기 위해 많은 이견 다툼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어릴 때부터 친구로 지내지 않았더라면 과연 이들이 함께 음악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성격과 취향, 외모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새 앨범 소식이 뜸했던 것도 이들의 성격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길고 긴 휴식기에  얼렌드는 DJ 활동과 프로젝트 그룹 ‘Whitest Boy Alive’를 통해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와는 다른 음악색을 보여줬던 데 반해, 내성적인 아이릭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심리학 학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간간이 모여 콘서트를 펼치는 것이 전부였던 이들의 새 앨범 「Declaration Of Dependence」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많은 갈등 끝에 서로의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인정하고 발표한 음반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릭은 내가 아직 철들지 않아 자유로움을 누리는 것에 대해 질투하고 나는 그의 안정적인 생활-아름다운 여자 친구와 아이-을 질투한다. 언젠가 그의 아이는 미래의 우리 드러머가 될 것이며 우리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는 얼렌드의 얘기는 밴드 해체설에 대한 팬들의 염려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2008년에 이은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두 번째 내한 공연이 기다려지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2007년 멕시코의 해변에서 기틀을 잡았다는 「Declaration Of Dependence」에 수록된 13곡의 노래들은 브러쉬 드럼 하나 들어있지 않고 온전히 두 사람의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채워져 있다. 어쿠스틱함이 주는 청명함은 전작들에 비해 훨씬 더 아름답게 전해진다. 두 뮤지션이 전해주는 편안하고도 행복한 하모니를 만끽하기에 올림픽홀이 너무 넓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들의 음악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다. 

 

4월 4일 6시 /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 02)563-0595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79호 2010년 4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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