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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2014년 공연 라인업 - 연극 [No.124]

글 |나윤정 2014-01-28 3,781

기대 만발, 신작 열전
2014년에도 연극계 대표 창작자들의 개성 넘치는 신작들이 이어진다. 2012년 각종 연극상을 휩쓸고, 2013년까지 접수했던 김광보 연출. 올해도 그의 두드러진 활약이 계속될 전망이다. 데이빗 헤어의 <은밀한 기쁨>(2월 7일 개막,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은 김광보의 연출뿐 아니라 추상미, 이명행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11월 LG아트센터에서 공개될 김광보 연출의 신작은 그의 간결하고 세련된 연출 미학을 한층 깊이 있게 전할 듯하다.


연극계 대표 콤비 한아름 작가와 서재형 연출이 도전장을 내민 작품은 괴테의 『파우스트』. 원작을 독창적으로 재구성한 <메피스토>(3월 29일~4월 2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로 <더 코러스-오이디푸스>를 능가할 새로운 실험을 시작한다. 음악극 형식으로 서재형 특유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출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노장 연출가 이상우는 <한 때 사랑했던 여자에게 보내는 구소련 우주비행사의 마지막 메시지>(4~5월 중, 명동예술극장)를 연출한다. 국내 초연작으로 스코틀랜드 작가 데이빗 그레이그가 쓴 것이다. 소련 우주비행사 2명이 바깥 우주에서 떠돌고 있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지구촌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우연이든 필연이든 순간적 접속을 경험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제2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윤한솔의 신작(9월 23일~10월 18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도 주목할 작품. 조지 오웰의 『1984』을 모티프로 미래주의 이론의 창시자 마리네티의 ‘미래주의 선언(1909)’ 이후 미래가 의미한 것들에 대해 재조명한다. 윤한솔 연출과 극단 그린피그만의 거침없는 미학적 실험이 기대되는 무대다. 

 

의미 발견, 기획 공연 시리즈
각 극장들의 개성 넘치는 기획 공연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첫 문을 여는 것은 산울림소극장의 <산울림 고전극장>(1월 4일~4월 6일). 극단 모도, 걸판, 청년단, 작은신화, 양손프로젝트, 여행자 총 6개 극단이 참여해 각각 <설국>, <분노의 포도>, <홍당무>, <롤리타>, <김동인 단편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공연한다.

 

두산아트센터는 <두산인문극장 2014: 불신시대>로 공연, 상연, 강연이 어우러진 특별한 시간을 마련한다. 베키 쇼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 간의 양면적 감정을 담은 <베키쇼>(지나 지온프리도 작?박근형 연출, 4월 1~26일), 미국 7대 기업이었던 엔론의 실제 금융사건을 다룬 <엔론>(루시 프레블 작?이수인 연출, 5월 7~31일), 일본 원전 사고를 다룬 <배수의 고도>(나카츠루 아키하토 작?김재엽 연출, 6월 10일~7월 5일)가 불신시대를 향해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예술의전당은 ‘21세기 영국희곡선’을 테마로 두 편의 작품을 자유소극장에 올린다. 닉 페인의 <컨스텔레이션; 별자리>(5월 3일~6월 1일>는 천문학자와 양봉업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2인극. 여류 연출가 류주연이 연출을 맡는다. 니나 레인의 <트라이브스>(11월 8일~12월 14일)는 2012년 드라마데스크상 최우수연극상을 거머쥔 기대작이다.


새로운 자극, 해외 내한 공연
해외 각국의 명작들도 다채로운 무대를 펼친다. <키스 앤 크라이>(3월 6~9일, LG아트센터)는 <토토의 천국>, <제 8요일>로 유명한 벨기에 영화감독 자코 반 도마엘이 연출하고, 그의 부인 미셸 안느 드 메이가 안무를 맡은 작품. 손으로 연기하는 두 명의 무용수와 무대를 가득 채운 미니어처 그리고 그들을 쉴 새 없이 따라다니는 카메라와 스태프가 어우러져 생경한 광경을 연출한다.

 

무대로 시각적 황홀경을 선사하는 일본 거장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 그의 대표작 <무사시>(3월 21~23일, LG아트센터)도 한국을 찾는다. 에도 시대 초기를 배경으로 두 라이벌 검객의 진검승부를 아름다운 무대 미학과 위트로 풀어낸 작품이다. 영화 <데스 노트>에 출연한 후지와라 타츠야, 일본 청춘 스타 미조바타 준페이의 출연도 기대되는 부분.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아 그의 생일날엔 <한여름 밤의 꿈>(4월 25~2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이 공연된다. 영국 스테디셀러 연극 <워호스>의 연출가 톰 모리스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형극단 핸드스프링 퍼펫 컴퍼니의 최신작. 아프리카 전통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인형들이 보다 환상적인 시공간의 세계로 관객을 안내한다.


폴란드 연극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도 있다. 보제나 케프 소설을 원작으로 얀 클라타가 연출한 <내 나라와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5월 16~17일, LG아트센터).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태인계 폴란드 어머니, 그녀의 전쟁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려는 딸과의 관계를 서정적이고 그로테스크하게 그린다.

 

164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베를린 도이체스 테아터의 첫 내한 공연도 놓쳐선 안 될 작품. 현대 독일 연극계의 대표적인 작가 데아 로어가 쓰고, 안드레아스 크리겐부르크가 연출한 <도둑들>(6월 4~6일, LG아트센터)은 열두 명의 소시민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타인의 삶이 내 삶에 깊이 관여함을 깨닫는다는 이야기다. 거대한 물레방아를 연상시키는 바퀴가 장면마다 끊임없이 돌아가며 캐릭터를 실어 나르는 장면이 백미.

 

하반기에는 빅토르 위고의 숨겨진 명작 <1000프랑의 보상>(10월 24~2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을 만날 수 있다. 19세기 초 유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멜로드라마로 기성 질서에 대한 비판 정신과 풍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프랑스 연출가 로랑 펠리에 의해 유쾌하게 재해석됐다.


반가운 기다림, 재연 무대
<벽 속의 요정>이 공연 10주년 기념 앙코르 무대를 펼친다. 배우 김성녀의 1인 32역 연기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명동예술극장(1~2월 중),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9월 1~1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11월 8~9일)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했던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2월 26일~3월 30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가 초연 멤버 그대로 다시 돌아온다.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한 가족 이야기로 신구와 손숙의 관록의 연기가 애잔함을 더해준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품들도 연이어 재연작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지난해 초연한 앨런 베넷의 <히스토리 보이즈>(3월 14일~4월 20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1980년대 초 영국 쉐필드를 배경으로 입시를 앞둔 공립 고등학교 학생들의 치열한 성장기를 그린 수작이다. <푸르른 날에>는 4년 연속 5월에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 올라 의미를 더한다.  5.18 광주 민주와 항쟁에 휘말린 두 남녀의 인생역경을 풀어낸 작품이다. 극단 연우무대의 여행 연극 시리즈 <터키 블루스>(6월 중, 연우소극장). 콘서트 형식으로 터키에 읽힌 두 친구의 낭만과 꿈을 매력적으로 그린다.

 

3년 만에 재연되는 <거미여인의 키스>(6~8월 중, 대학로 아트원씨어터1관)도 기대작. 낭만적인 동성애자 몰리나와 냉철한 반정부주의자 발렌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초연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선정된 <나는 나의 아내다>(12월 2~27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도 또 한 번 관객맞이에 나선다. 동베를린에서 태어나 격동의 세월을 살아온 남장여자 샤로테의 삶을 1인 35역의 모노드라마로 풀어낸 인상적인 작품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4호 2014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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