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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다채로운 명작의 귀환 [No.126]

글|나윤정 2014-04-07 3,432

3월이 시작되자 연극계에도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겨우내 움츠려든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반가운 작품들이 극장가에 만개하기 때문이다. 5년 만에 재연되는 명작부터 지난해 초연으로 각광받은 핫한 작품들까지, 제목만 들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공연들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작품의 명성을 더 깊고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이달은 미리부터 분주하게 움직일 채비를 해야겠다.


5년 만이라 더 반가운 작품은 <날 보러 와요>와 <관객모독>.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 으로 유명한 <날 보러 와요>는 송새벽, 권해효, 김뢰하 등 연기파 배우들이 열연했던 작품. 이번에는 송영창과 손종학, 김유영, 최유하 등이 연기 변신을 꾀한다. 1978년 국내 초연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관객모독>은 초연 연출가 기국서가 5년 만에 다시 공연을 이끈다. 공연의 전성기를 함께한 기주봉, 주진모, 김낙형 등의 ‘클래식 팀’과 8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김형석, 안창환, 윤박 등의 ‘뉴 팀’이 돌아가며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4년 만에 재공연하는 극단 실험극장의 <에쿠우스>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작이다. 그간 조재현, 최민식 등이 맡아 전설이 된 역할 앨런은 지현준과 전박찬이 꿰찼다. 특기할 점은 이번에 처음으로 관람 연령을 19세 이상으로 한정했다는 것. 광기와 이성의 대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원작에 충실하기 위해 지난 무대보다 과감한 노출을 시도한다.

 

2012년 화제작 <과부들>과 의 재연도 눈길을 끈다. 칠레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과부들>은 연출가 이성열이 이끄는 극단 백수광부가 2년 전 국내 초연한 작품, 이례적으로 민간극단에서 1억 5천만 원의 제작비를 투자한 대작으로, 2012년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는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와 오페라 나비 부인의 여주인공 송 릴링의 치명적인 관계를 그린 이야기다. 특히 남성과 여성을 오가는 송 릴링 역이 인상적인데, 이번 무대에서는 초연 멤버 김다현과 새 캐스트 전성우가 열연을 펼친다.

지난해 초연하며 호평 받은 <히스토리 보이즈>와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도 다시 무대에 선다. <히스토리 보이즈>는 1980년대 영국 공립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8명의 학생들과 선생님의 관계를 그린 작품. 어윈 역의 이명행, 헥터 역의 최용민, 린톳 역의 추정화, 포스너 역의 이재균 등 대부분의 초연 멤버들이 무대에 올라 더욱 반갑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역시 신구, 손숙, 정승길 등 초연 배우 그대로 가슴 먹먹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맥베스
2014 국립극단 봄마당이 셰익스피어 탄생 450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고전 3편을 차례로 무대에 올린다. 첫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과 아내의 부추김에 빠져 왕을 살해하고, 끝없는 욕망으로 점차 파멸에 이른다는 이야기다. 2008년 <리어왕>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을 수상한 이병훈이 연출을 맡았고, 박해수가 맥베스, 김소희가 레이디 맥베스를 연기해 기대를 더한다.
3월 8~23일 명동예술극장

 

창극 장화홍련
2012년 가을 창극의 열풍을 불게 한 창극 <장화홍련>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연극계 대표 중견 연출가인 한태숙이 연출을 맡고, 정복근이 쓴 이 작품은 익히 아는 고전소설을 21세기 현대. 아름다운 전원주택에 사는 단란한 가정, 겉으로는 행복해보이지만 개인의 이기심과 소통의 부재로 근친 살해를 벌인다. 살아남은 가족들은 유령과 동거하는 힘겨운 나날을 보내지만, 집 밖의 사람들의 무관심은 유령보다도 더 무서운 단절을 보인다.
4월 1일~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6호 2014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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