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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여름을 예고하는 뜨거운 춤의 격돌 [No.128]

글|송준호 2014-05-30 3,102
무용계의 축제 시즌은 크게 봄과 가을로 나뉘어진다. 규모나 대중적 인지도에서는 서울세계무용제(SIDANCE)와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있는 가을이 앞선다. 하지만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현대무용축제인 국제현대무용제(MoDaFe)와 가장 대중적인 발레 행사를 지향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가 포진한 봄 시즌도 만만치 않다. 올해도 5월 23일 한 날에 두 축제가 동시에 개막하며 춤의 에너지를 발산하기 시작한다. 이번 축제의 테마를 ‘본능을 깨우는 춤’으로 정한 국제현대무용제는 그에 맞게 격정적이고 역동적인 춤이 특징인 이스라엘 현대무용 두 작품을 각각 개·폐막작으로 선정했다. 개막작인 L-E-V의 <하우스(House)>는 지난해 미국의 ‘제이콥스 필로우 댄스 페스티벌’에서 각국 평단의 호평을 받은 화제작이다. 나체의 남녀 무용수들이 테크노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들고 꼬고 구부리는 몸짓은 말 그대로 ‘본능을 깨우는 춤’이다. 폐막작인 키부츠 현대무용단의 <이프 앳 올(If At All)>은 육체의 강인함과 무대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머리 위에 떠 있는 보름달 조명과 불안한 음악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무용수들과 어우러지며 묘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한편 발레의 저변 확장을 지향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는 올해 벌써 4회째를 맞아 본격적으로 장르의 외연을 넓히는 작업에 착수한다. 대중에게 친숙한 작품보다는 다양한 창작 발레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이번 축제의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대개 라이선스형 발레들만 인지도가 높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인정받는 한국 발레는 오히려 창작 작품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축제 초창기에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등 대형 발레단이 전면에 나서 유명 레퍼토리로 대중의 시선을 잡아두려 했다면, 이번 축제에서는 와이즈발레단, 발레블랑, 최소빈발레단, 전은선발레단 등 민간발레단의 창작 발레들이 적극적으로 소개된다. 특히 이번에는 이원국, 김용걸, 신무섭, 유회웅 등 국립발레단 출신 무용수들이 자신의 발레단과 함께 보여주는 신작의 각축장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 


국립현대무용단 <이미아직(AlreadyNotYet)>
파울로 코엘료의 동명 원작을 모티프로 삼은 <11분>에서 몸에 대한 탐구를 춤으로 풀어냈던 안애순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이 이번에는 한국 장례문화를 화두로 삼았다. 장례에서 상여를 장식하는 나무인형 ‘꼭두’를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전통을 기반으로 동시대적 탐구를 해온 안 예술감독의 신작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도깨비의 유머와 몽환적인 세계를 그려온 한국 미술의 거장 주재환, 동인 활동으로 국악의 새로운 차원을 실험하는 이태원, 전통가곡의 현대적 변용을 시도하는 박민희, 프랑스의 정상급 조명디자이너 에릭 워츠 등 국내외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한국의 샤머니즘 미학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예정이다. 
5월 15일~18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필립 드쿠플레 무용단 <파노라마>
엉뚱한 상상력과 기발한 실험을 통해 시각적 즐거움을 지향하는 프랑스의 안무가 겸 연출가 필립 드쿠플레가 자신의 대표작들을 모아 국내 관객에게 선보인다. 유명 디자이너 필립 기요텔이 디자인한 화려하고 파격적인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은 춤보다는 서커스에 가까운 몸짓을 보여준다. 또 스크린에 투사된 영상과 그림자 놀이를 하고 기이한 동물로 변신하기도 하는 등 시종일관 코믹하고 익살스런 장면들을 연출한다. 이번 작품은 드쿠플레 무용단의 초기작으로, 초연 이후 한 번도 재공연된 적이 없는 <텅빈 카페>와 댄스 비디오 프로젝트 <점프>, <트리통>, <샤잠> 등의 주요 장면들이 녹아있다. 
5월 31일~6월 1일 LG아트센터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8호 2014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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