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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LUMN] 순진하고 착해야만 하는 그들의 세상 [No.130]

글 |배경희 2014-08-06 3,570
삼 년쯤 전이었나. 서태지가 알고 보니 한때 유부남이었다는 기사를 본 이후로 웬만한 스캔들에는 놀라지 않는다. 젊은 남자 배우의 연애 기사에도 “그래, 그도 사랑하겠지, 그러니까 그렇게 얼굴이 빛나겠지” 하고 심드렁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이달에 터진 스캔들, 그야말로 인터넷을 폭발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톱 아이돌의 연애 기사를 접했을 때는 좀 다른 의미로 놀랐다. 그 소식을 보도한 인터넷 언론 매체의 힘은 이제 정말 막강구나, 하는 생각에. 생각해보면, YG나 JYP도 있는데 유독 SM 소속 아이돌의 스캔들만 터진다. 왜일까? 일단 하나 짚이는 게 있다. 그게 훨씬 충격적이니까. 그런데 사회 전체가 관음증을 부추기는 분위기 속에서 이 같은 보도 행태를 한 언론사의 도덕성 문제로 몰아가기엔 무리가 있다. 



과연 톱 아이돌답게 그 스캔들 기사에는 몇 시간 만에 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 대부분은 비난을 넘어서 센 수준의 욕이었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알 권리(스타의 사생활이 도대체 왜 알 권리에 들어가는지 모르겠지만)가 있듯이 우리의 모를 권리 역시 지켜달라는 이야기였다. 연애 소식에 팬클럽 탈퇴를 선언하는 어린 팬들의 마음은 쉽게 공감하기 힘들어도, “내 생각엔 서른다섯 살 정도에 연애를 하고 싶다”고, 그리고 “우리 오래 가자”고 말하는, 그러니까 연애는 팬과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던 스타의 연애에 팬들이 분노하는 것은 납득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연예인을 한 명의 엔터테이너로 보지 않고, 한 사람으로 좋아하는 것이 스타를 향한 우리나라 팬들의 마음이니까. 그래서 역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매체가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스타도 있고, 파파라치도 있고, 그걸 소비하는 대중도 있지만, 연예인이 뭘 하든 말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그런 날이 우리 사회에 올까.

어쨌든 개인적인 바람은 연애 사실을 사과하는 기사 같은 건 그만 보게 되는 거다. 그리고 누가 됐든 하루 빨리 대중의 요구에 맞게 착하고 순진한 척하지 않는 젊은 스타가 등장했으면 좋겠다. 토크쇼 MC가 “OO랑 만났다면서요? 얼마 전에는 △△씨하고 만났다는 얘기도 있던데” 같은 질문을 꺼내면, 언짢은 얼굴로 자랑하듯 “그럼 제가 이 얼굴하고 이 몸매로 청춘을 낭비해요?” 하고 한마디로 끝내는 그런 톱스타. 그러게, 내가 만약 그 얼굴과 몸매였다면…. 아, 더는 말을 말아야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0호 2014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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