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라! 신작 열전
연극 무대에도 5월의 풍성함이 느껴진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초연 무대들이 이 달의 시작과 끝을 꽉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5월의 첫날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5월 1일~7월 5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는 <웃음의 대학>의 일본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최신작.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코미디로 변주한 파격적인 시도로, 예측불허의 무대를 선보인다. 연출엔 정태영이 이름을 올렸고, 정웅인과 최원영이 번갈아가며 괴짜 지킬 박사를 연기한다.
국내 초연이자 아시아 초연인 <스피킹 인 텅스>(5월 1일~7월 19일, 수현재씨어터)도 5월의 시작과 함께한다. 호주 극작가 앤드루 보벨의 대표작으로, 2001년 호주영화협회상 작품상, 2003년 런던비평가협회상 작가상에 이름을 올린 작품. 일상 속에서 다양한 감정으로 무너져가는 남녀의 관계를, 네 명의 배우가 아홉 개의 캐릭터로 표현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풀어냈다. 이번 무대엔 강필석, 김종구, 정운선, 김지현 등이 출연해 1인 다역의 매력을 펼치며, 연출은 김동연이 맡았다.
‘두산인문극장2015: 예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는 일본 작가 이와이 히테토가 작·연출을 맡아 일본 연극계의 주목을 받은 작품. 히키코모리 지원 단체 출장 상담원이 된 전(前) 히키코모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독특한 설정으로, 히키코모리와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찬찬히 보여준다. 히라타 오리자의 <잠 못드는 밤은 없다>로 2010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을 받은 박근형이 연출을 맡은 것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차이메리카>
<차이메리카>는 두산아트센터가 기획한 ‘두산인문극장2015: 예외’의 두 번째 작품. 극작가 루시 커크우드가 1989년 천안문 사건을 모티프로 7여 년의 자료 조사를 거쳐 쓴 것으로, 2013년 영국평론가협회상과 2014년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각각 작품상을 받은 화제작이다. 이야기는 사진 작가 ‘조’가 천안문 사건의 한 사진 속에 등장하는 ‘탱크맨’의 현재를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냉철하게 짚어낸다. 연출은 최용훈이 맡았으며, 서상원, 최지훈, 전현아, 최용민 등이 출연한다. 5월 1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이영녀>
한국 현대극의 선구자라 불리는 극작가 김우진의 미완성 희곡 <이영녀>가 최초로 무대에 올려진다. 국립극단의 기획 시리즈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초연이며, 연출은 <헤다 가블러>, <예술하는 습관>의 박정희가 맡았다. <이영녀>는 작가 김우진이 자신이 살던 목포 유달산 밑의 사창가를 무대로 빈민들의 처참한 생활상을 그린 작품으로, 생계를 꾸리기 위해 매춘을 해야 했던 이영녀의 처절한 삶을 차분한 시선으로 그린다. 이영녀 역은 이서림, 안숙이네는 남미정, 임도윤 역은 김정호 가 맡았다. 5월 12일~31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0호 2015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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