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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PHOTO LETTER]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아주 작은 음악회 <동행> [No.141]

글 | 안세영 사진 | 양광수 2015-07-02 4,027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문화공간 ‘청담동 벙커’에는  세월호 유가족 20여 명과 사전 신청 관객 180명이  빽빽하게 모였다. 구소영 음악감독과 성종완 연출, 그리고 뮤지컬 배우 열한 명이 준비한 특별한 콘서트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작년 7월, 자신의 사진전이 열리는 갤러리에서 소아암 환자를 위한 자선 콘서트 ‘아주 작은 음악회’를 개최했던 구소영 음악감독은 올해도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음악회를 마련했다. 
이번 음악회의 제목은 <동행>.  힘들고 외로운 유가족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다.  모든 배우와 연주자, 스태프가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공연장과 포스터 일러스트까지 무상으로 제공받아 순수한 무료 공연으로 진행됐다.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가사 하나하나 신경 써서 선곡했다는 공연은 묵직하지만 어둡지 않은 분위기 속에 내내 따스하게 흘러갔다.

                      


이정열은 듀엣 가수로 함께 활동 중인 포크 뮤지션 손병휘와 무대에 섰다. 
“팀명은 ‘인기가수’입니다. 인기를 얻으면 해체하기로 했어요. (웃음)” 
두 사람은 시인과 촌장의 ‘진달래’와 손병휘의 솔로 앨범 7집 타이틀곡  ‘서른네 번의 프로포즈’를 불렀다. 

‘서른네 번의 프로포즈’는  가사 전체가 서른네 가지 언어의 ‘사랑해’로 이루어진 곡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결성된 또 하나의 어쿠스틱 듀오 ‘이런 젬베’. 

평소 기타 치는 게 취미인 송용진과 공연을 위해  전날 처음 젬베 치는 법을 익혔다는 박은미가  연주와 노래를 함께했다. 

선곡은 <헤드윅>의 ‘Tear Me Down’. “요즘 우리를 화나게 하고 부서트리려는 사람들이 참 많죠. 어디 부술 테면 부숴보라는 의미의 노래입니다.”

                      


“피곤하면 잠깐 쉬어 가, 길은 아직 머니까~” 
 정상윤은 <동행>이라는 콘서트 주제에 맞춰 이적의 ‘같이 걸을까’를 열창했다.


                      
미리 맞추지 않았는데도 희한하게 드레스코드가 맞았다는  윤소호와 박호산, 

두 배우는 여러 번 맞춰보지 못한 노래 역시  찰떡궁합으로 소화했다. 

이들이 함께 부른 곡은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함께한다면  좋겠네’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 

노래에 앞서 박호산은 “동행을 반대로 하면 행동이 되더라고요.  이 공연을 통해 저희와 관객 분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유가족 분들과) 

동행하고 있다는 걸 느껴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마음을 전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로  뮤지컬 <모비딕> 무대에 서기도 했던 콘은 헝가리 무곡  ‘차르다시’를 연주했다. 

연주곡은 맞추기가 까다로워서  다른 연주자들과 전날 새벽 두 시까지 연습했다고. 

                     

 
뮤지컬 <베르테르>에서 알베르트와 롯데를 연기했던 이상현과 이지혜는 이날 기도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 ‘The Prayer’를 함께  불렀다.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한 이지혜에게  이상현이 “네가 너를 내려놓으면 괜찮아” 라고 충고했는데, 정작 노래 중에 이지혜가  돌아보니 그의 손이 더 떨리고 있더란 후문.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 흰수염고래래요.  하지만 멸종 위기 종이라, 보기는 힘들죠.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흰수염고래 같아요.  아무도 본 사람은 없지만, 분명 있어요.” 
윤도현의 ‘흰수염고래’를 노래하는 이건명.

                      


콘서트는 모든 배우들이 김동률의 ‘동행’을 합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참 힘이 없어요. 보탬이 잘 안 되겠지만,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 노래네요”라는 정영주의 말처럼 ‘동행’은 힘든 상황에 놓인 친구의 곁에서 그 슬픔만이라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 

기획과 제작을 총괄한 구소영 음악감독은  이번 공연이 유가족들에게 작은 힘만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만약 저희들 노래가 좋았다면 세월호를 한 번 더 기억해 주세요.  그걸 오늘의 티켓 값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1호 2015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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