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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ESTIVAL] 달라지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 [No.142]

글 | 송준호 사진제공 | SMF 사무국 2015-08-19 5,097

국내 유일의 창작뮤지컬 축제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이하 SMF)이 올해 네 번째 행사를 마련한다.
SMF는 지난 3회 동안 관계자들이 주도하는 페스티벌로 여타의 뮤지컬 행사와 차별화했지만 올해는 ‘축제’의 성격을 강화해 시민들을 위한 행사로 거듭난다.
또 두 개의 연관 행사가 공동 개최돼 축제의 규모와 외형도 바뀐다.



FACP와 Pre-CHIMFF 공동 개최


올해 SMF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기존의 뮤지컬 축제뿐만 아니라 두 개의 문화 행사가 페스티벌 동안 함께 개최된다는 것이다. 아시아 13개국의 역량 있는 공연 기획자가 모이는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33차 총회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충무로뮤지컬영화제(CHIMFF)의 사전 페스티벌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올해 SMF는 시민들에게 한층 더 다양하고 심도 있는 뮤지컬 관련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이번 FACP 서울 총회는 아시아 공연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한국 뮤지컬의 시장 환경에 초점을 맞춘 행사다. 회원국마다 매년 1회 총회를 열어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FACP는 그동안 클래식의 비중이 컸지만, 올해 주제는 한국 공연 시장을 반영해 뮤지컬로 정했다. 이번 총회의 기조 연설자도 PMC프러덕션의 송승환 회장이 선정됐다.


내년 첫 번째 행사를 앞둔 CHIMFF는 성공적인 론칭을 위해 이번 SMF 후반부에 사전 페스티벌을 갖는다. 뮤지컬을 컨셉으로 하는 영화들과 함께, 뮤지컬이 영화화되거나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들이 총출동하는 ‘뮤지컬&영화’ 페스티벌이다. 이 행사는 충무아트홀이 그동안 구축해 온 뮤지컬 콘텐츠와 인프라의 힘에 기댄 바 크다. 사실 몇 해 전에도 중구청의 주도로 충무로에서는 국제영화제가 몇 년간 개최됐지만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폐지된 바 있다. 한국 영화의 상징적 장소인 ‘충무로’ 브랜드는 이처럼 아쉬움 속에 사라질 뻔했지만, 뮤지컬을 지역 인프라에서 성공적으로 활성화해 온 충무아트홀이 이를 새롭게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내년부터 영화제의 기획과 운영을 맡게 된 충무아트홀은 이번 SMF를 통해 각자의 특장점을 살린 다양한 부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가령 영화 <헤어스프레이>를 상영한다면 동명 뮤지컬에 출연했던 박경림 등 배우들이 당시 사연을 이야기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마련하는 것이다. SMF 사무국은 이를 통해 뮤지컬 페스티벌과 영화제 사이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관객층의 개발도 염두에 두며 이번 행사를 준비 중이다.



올해 키워드는 ‘시민 참여’와 ‘놀이’


그동안 SMF는 창작 지원 프로그램, 공연 프로그램, 학술 프로그램, 서울뮤지컬마켓, 부대 행사의 다섯 개 카테고리 아래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들을 운영했다. 이때 페스티벌의 특징은 뮤지컬 관계자나 종사자가 주도하는 축제라는 점이었다. 이것만으로도 SMF는 나름의 의미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지만, 일반 시민들까지 포용하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올해 SMF는 ‘뮤지컬’뿐만 아니라 ‘시민 축제’로서의 기능에 충실한다는 새 목표를 정했다. 올해 행사의 암묵적인 캐치프레이즈도 ‘뮤지컬보다 재미있는 페스티벌’이다. 이제까지 창작뮤지컬 활성화와 아시아 공연 시장의 허브 구축이라는 취지 아래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했다면, 올해는 수용자의 입장에서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는 문화 축제로 새롭게 브랜딩한다는 것이다. ‘그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그래서 올해는 ‘참여’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들이 유독 눈에 띈다. 이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컴 투게더’와 ‘옥션 콘서트’다. 특히 한해 동안 가장 사랑받은 창작뮤지컬을 한 편 선정해 소규모 오케스트라가 주요 넘버를 연주하는 ‘컴 투게더’는 지난해 처음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에는 기존의 ‘컴 투게더 I’과 폐막 갈라쇼를 대신하는 ‘컴 투게더 II’로 나누어 진행한다. 공연될 작품은 주최 측의 일방적인 선정이 아닌, SNS를 통해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방식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또 올해 처음 실행하는 먹거리 장터에서는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셰프테이너’ 홍석천을 페스티벌 오너 셰프로 선정해 뮤지컬 관계자와 관객들을 위한 특별 메뉴를 선보인다. 코를 자극하는 음식으로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흥을 돋우겠다는 의도이다. 한편 주최 측은 이 행사가 수익 사업이 아니라 공공 행사이기 때문에 사회 공헌의 의미도 찾고 있다. 옥션 콘서트를 비롯해 실버 세대를 위한 야외 프로그램 ‘할마미아’, 그리고 단원고의 뮤지컬 배우 지망 학생들을 초청하는 계획도 조심스럽게 추진 중이다.



프로그램 재정비와 뮤지컬 마켓 성장 모색


다양한 이벤트와 부대 행사가 흥겨운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SMF의 출발점은 역시 ‘예그린 어워드’와 ‘예그린 앙코르’다. 지난 행사를 통해 성공적으로 브랜딩한 두 프로그램을 발판으로 SMF는 다른 각 프로그램들도 명확하게 고유의 색깔과 방향을 정해 브랜드화할 계획이다. 특히 예그린 어워드는 현재 한국뮤지컬대상 폐지와 더 뮤지컬 어워즈 시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일한 시상식으로 더욱 눈길을 끌 전망이다. 이번 어워드는 일반 부문의 시상을 확대해 작품 부문에서는 기존의 혁신상과 흥행상에 덧붙여 ‘리메이크상’을, 배우 부문에서는 ‘올해의 배우상’과 ‘올해의 신인상’을, 그리고 스태프 부문에서는 ‘크리에이티브상’과 ‘디자이너상’을 신설했다. 이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갈수록 세분화되는 시장 세태를 고려한 것이다. 가령 공연 특성상 창작 초연보다 재공연이 많아진 현황을 반영해 ‘리메이크상’을 신설한 것이 그런 맥락이다. 타 시상식의 폐지와 함께 개인상과 크리에이티브상/디자이너상도 조심스럽게 선정 기준을 계속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또 창작뮤지컬 활성화와 함께 아시아 시장 허브 역할을 지향했던 SMF는 올해 마켓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관객과 만날 때 비로소 상품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뮤지컬의 특성상 올해는 부스를 기존 17개에서 40여 개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부스 전시, 상설 전시, 라운지 콘서트, 플리마켓, 먹거리 장터 등 다채롭게 구성된 이번 서울뮤지컬마켓은 확실히 뮤지컬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을 염두에 둔 흥미로운 이벤트들이 많다. 대부분의 먹거리 부스와 플리마켓 부스를 야외 행사장으로 빼내 시민과의 접촉 가능성을 높인 것도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


이처럼 외형과 내면을 모두 재정비한 SMF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마당에서 8월 19일 개막 갈라쇼를 시작으로 성대한 잔치를 시작한다. 기존 충무아트홀을 벗어나 동대문디자인플라자라는 더 큰 공간을 개막 행사장으로 정한 SMF는 뮤지컬계 행사를 넘어 서울 시민 전체의 축제로서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2호 2015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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