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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ESTIVAL] 10주년을 맞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No.153]

글 |박병성 2016-07-01 4,668

2006년 프레(Pre-) 페스티벌로 시작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이하 딤프)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서울 이외 가장 큰 공연 시장과 대구 시민의 뮤지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을 가능하게 했다. 지난 10년 동안 딤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는 뮤지컬 도시로서 위상을 높여갔다. 해외 초청작 소개나, DIMF 창작 지원 사업,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등 초창기부터 실시했던 딤프의 대표적 프로그램들은 경험이 쌓이면서 내실을 높여갔고, 새롭게 ‘DIMF 뮤지컬 스타’와 ‘DIMF 뮤지컬아카데미’가 추가되면서 내일을 준비하는 프로그램들이 딤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올해 폐막식을 대신하는 딤프 어워즈에서는 ‘딤프 비전 10년 선포식’을 발표하며 딤프의 다음 10년 계획을 발표한다. 이를 위해 현재 TF팀을 꾸려 활동 중이다. 10주년을 맞는 2016 딤프는 어떤 모습일까?



딤프의 얼굴, 공식 초청작 5편

딤프는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을 추구한다. 프레 때부터 해외 뮤지컬을 소개해왔다. 그동안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동유럽과 아시아권의 뮤지컬을 소개하는 역할을 해왔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올해 페스티벌은 대중화에 중점을 두었다”며 개막작으로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유쾌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6월 25일~7월 2일)를 선정했다.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으로 세상 물정은 모르지만 긍정의 에너지로 똘똘 뭉친 금발 미녀 엘 우즈가 남자친구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 하버드에 들어가 진정한 자아에 눈을 뜨게 되는 유쾌한 성장담이다. 국내에서도 공연된 바 있는 이 작품은 뮤지컬의 메카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 소개된 비교적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뮤지컬이다.


폐막작은 슬로바키아의 신작 뮤지컬 <마담 드 퐁퐈두르>(7월 6일~9일)이다. 프랑스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았던 여인 마담 드 퐁퐈두르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민중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증오의 대상이 되었던 파란만장한 여인의 삶을 뒤쫓는다. 퐁퐈두르 역으로는 2014년 <마타하리>로 딤프를 방문한 바 있던 슬로바키아의 국민 배우 씨사 스끌롭스까가 출연한다. 범접하기 힘든 카리스마를 다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발레나 클래식 이외 뮤지컬에서도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준 러시아 뮤지컬이 찾아온다. <감브리누스>(7월 8일~10일)는 러시아 남부 선술집 감브리누스에서 연주를 하는 유태인 악사 사슈카의 이야기를 다룬다. 배우들이 직접 연주를 하는 액터 뮤지션 공연으로 클래식하고 서정적인 집시 바이올린 연주가 일품이다.  중국의 예술 엘리트가 모여 있는 상해음악원의 <해상, 음>(7월 1~2일)이 초청되었다. 상해로 피난 온 유대인 음악가를 통해 반파시즘의 목소리와 중국 내 항일 운동을 보여준다. 중국 뮤지컬의 현주소를 알게 해주는 작품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작품으로 지난해 창작 지원작의 창작뮤지컬상을 받으며 올해 초청 기회를 얻은 <지구 멸망 30일 전>(6월 25~26일)이 소개된다.



특별 공연 4편과 창작 지원작 5편

지역을 상징하는 작품들이 제작되고 있다. 딤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받아들여 각 지역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특별 공연은 대구를 대표하는 <투란도트>를 비롯 네 작품이 소개된다.



딤프의 대표작 <투란도트>(7월 7~10일)가 오는 8월 하얼빈 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을 앞두고 서울 공연에 이어 딤프 기간에 다시 대구에서 선보인다. 첫 서울 공연을 위해 드라마, 의상, 안무 등이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다. 중국의 가족 뮤지컬 <개구리 원정대>(6월 24~26일)는 주인공이 모두 아역 배우인 중국의 가족 뮤지컬이다. 자연이 파괴되는 상황 속에서 개구리 가족들이 보호구역으로 멀고 험한 원정을 떠나는 내용이다. 경주문화재단에서 제작한 뮤지컬 <최치원>(6월 25~26일)도 특별공연으로 초대되었다. 경주 출신 최고의 문인이자 최초의 유학파였던 최치원의 일대기를 그렸다. <투란도트>의 장소영이 작곡에 참여했다. 안동 작품으로는 430여 년 전 안동의 실존 인물이었던 이응태와 그의 부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원이엄마>(7월 9일)를 선보인다. 안동시 정상동 택지조성사업 중 이응태의 묘에서 아내 원이엄마의 절절한 한글 편지와 머리카락을 꼬아 만든 신발이 발견되었다. <원이엄마>는 이를 모티프로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다. 양정웅이 연출로 참여했다.



<식구를 찾아서>, <마이 스케어리 걸> 등 우수 창작뮤지컬을 발굴했던 2016 딤프의 창작 지원작은 모두 다섯 편이다. <조선 연애술사>(6월 25~26일)는 결혼을 매개로 권력을 쟁취하려는 신하들과 아내만큼은 직접 선택하고픈 임금의 갈등으로 벌어지는 팩션 사극이다. 왕비가 되겠다는 집념으로 뭉친 영의정 딸 목영과, 오디션을 통해 최종 왕비 후보가 된 수지. 이들 사이에 당대 최고의 카사노바 호월이 끼어들면서 사랑과 신분 상승의 피 말리는 승부가 벌어진다.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장 담그는 날>(6월 30일~7월 3일)은 종갓집을 배경으로 빠르게 변하는 세태에 느림의 미학을 전한다. 전통의 장맛을 지켜온 최씨 가문의 종부 문여사. 가족들은 종갓집 장을 상품화하고자 하는데 문여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변화를 미덕으로 여기는 시대에 한결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통의 가치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DIMF 뮤지컬 아카데미에서 발굴한 <로렐라이>(7월 1~3일)는 아름다운 노래로 배를 난파시켰다는 독일의 로렐라이 전설을 모티프로 한다. 기억을 잃은 채 선시티에 오게 된 로렐라이. 집행관의 비뚤어진 사랑으로 과거의 기억을 되찾게 되고 예언 속 마녀로 변하게 된다. 판타지적인 설정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우당탕탕 열애기>(7월 6~10일)는 현대인들이 공감할 여지가 많은 로맨틱 코미디이다. 석우와 노처녀 은님은 7년차 연인. 회사 생활에 바쁜 석우와 은님은 형식적인 데이트를 이어가는데, 화가 난 은님은 홧김에 거짓으로 ‘시한부’라고 말하고 웃지 못할 해프닝이 연속된다. 마지막 창작 지원작은 <선택>(7월 9~10일)이다.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 전설을 모티프로 불운을 극복하려는 유복의 노력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특히 전통극 방식을 차용해 마당을 활용한 연출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딤프 기간에 대구시 곳곳에서는 다양한 뮤지컬 행사들로 가득하다. 뮤지컬 스타와 직접 만나는 토크 콘서트를 비롯, 해외 뮤지컬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위한 ‘국제 뮤지컬 포럼’이 치러진다. 이외에도 뮤지컬의 이해를 돕는 ‘뮤지컬 특강’과 유명 뮤지컬 넘버들로 구성된 갈라 콘서트도 준비돼 있다. 그리고 8개 학교가 참가하는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참신하고 재능 있는 대학생들이 선보이는 명작 뮤지컬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올해는 7편의 라이선스 뮤지컬과 1편의 창작뮤지컬이 경쟁을 벌인다. 학생들의 수준이 예사롭지 않다는 풍문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3호 2016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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