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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No.74] <금발이 너무해>의 이하늬

글 |정세원 사진 |김호근 2009-11-19 6,100

 

 

행복해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1년여 만에 뮤지컬 연습실을 다시 찾은 기분이요? 몸은 힘들지만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때면 행복해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단 두 작품 만에 대극장 무대에 서게 되어서 부담스럽고 불안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을 잘 못자는 날이 많지만, 배우로서 뭔가를 배우기에 이만한 공간이 또 어디 있을까 싶어요. 좋은 기운을 수혈 받는 기분이에요. <금발이 너무해>는 1년쯤 전에 실황 DVD로 먼저 봤는데, 노래며 춤이며 모든 부분들이 내가 생각하고 있던 ‘뮤지컬’보다 훨씬 모던하고 세련되고 상쾌했어요. 사랑스러운 엘을 보면서 여배우의 매력을 이만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창작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커서 고민이 많았지만 한국적인 웃음 코드를 꿰뚫고 있는 장유정 연출님이 재창조하신다기에 마음을 굳혔죠. 공연을 보면서 엘이 나와 많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연습을 해보니 이해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밝고 황당할 정도로 긍정적이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사람이에요. 그래서 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고요? 하긴, 제가 그동안 너무 당찬 모습들만 보여드리긴 했어요. 최근에 출연한 드라마 <파트너>의 변호사 한정원이 특히 센 캐릭터였죠. 하지만 실제의 저는 재밌고 유쾌한 사람이에요. 약간의 백치미도 있다니까요. 춤은 어떻게 하냐고요? 하하, 저 실은 춤추는 게 너무 좋아서 중학교 땐 백댄서도 하러 다니고 학교 치어걸도 했었어요. 오죽하면 대학원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Wanna be 비욘세’를 외치며 YG 연습생 오디션을 봤겠어요. 어머니 권유로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에 나가지 않았다면 지금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에요. 저는 일단 목표가 생기면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이에요. 20년 넘도록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덕분이죠. YG 연습생 생활을 할 때도, 뜻하지 않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미스 유니버스대회에 나가게 됐을 때도, 6개월 동안 뉴욕에서 연기 아카데미를 다닐 때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 같아요. 성악 공부를 하고 발레를 배우고 작품에 필요하다고 해서 탭 댄스도 배우고…. <금발이 너무해>를 통해 제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저 역시 궁금하고 두려워요. 하지만 조금씩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편견을 이겨낸 엘처럼, 저 역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나중에 너무 놀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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