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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TAFF] 김서룡 연출 · 변희석 음악감독 [No.155]

글 |배경희 사진 |표기식 2016-08-16 7,432

새로운 뮤지컬 축제를 위하여


국내 대표 뮤지컬 배우들이 소속돼 있는 PL엔터테인먼트(이하 PL)가 음악 페스티벌의 성지로 떠오른 자라섬에서 뮤지컬 페스티벌을 주최한다. 이름하여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 오는 9월 3일부터 4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뮤지컬 배우들과 뮤지컬계 스태프들이 중심이 되어 꾸리는 국내 최초 야외 뮤지컬 페스티벌이다. 새로운 뮤지컬 축제 소식에 팬들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페스티벌의 진두지휘를 맡은 김서룡 연출과 변희석 음악감독은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지 만나봤다.





페스티벌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김서룡  2009년에 연출했던 음악극 <천변살롱>에 당시 PL 소속이었던 박준면 배우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적이 있다. 그때 송혜선 대표님과 안면을 익히면서 PL 소속 홍광호 배우의 첫 단독 콘서트 연출을 맡게 됐는데, 그 이후론 PL 배우들이 하는 콘서트 작업은 계속 함께했다. 그래서 이번 페스티벌 연출도 자연스럽게 날 떠올린 게 아닌가 싶다.
변희석  나도 PL 대표님께 처음 페스티벌 소식을 들었을 때, 분명 김서룡 연출님이 스태프 명단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웃음) 뮤지컬 콘서트 작업 경험이 별로 없다 뿐이지 콘서트계에선 대부로 불리는 분이니까. 개인적으론 협업에서 인간적으로 잘 맞느냐는 두 번째 문제 같고 서로 배울 점이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 연출님과는 그런 면에서 배울 점이 많고 잘 맞는다. 또 이미 세 번(2013년, 2015년 홍광호 단독 콘서트, 2015년 김선영 단독 콘서트)이나 같이 작업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연출님이 선장을 맡으면 큰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싶었다. 물론 이 정도 규모의 큰 프로젝트일 줄은 몰랐지만. (웃음)


뮤지컬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김서룡  몇 해 전부터 많은 콘서트에서 뮤지컬적인 연출 기법을 쓴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하는 페스티벌이 따로 만들어진다니 새삼 뮤지컬이 대세 장르구나 싶더라. 이번 페스티벌도 가평군에서 먼저 제안한 걸로 알고 있다.
변희석  맞다. 최근엔 가요 편곡도 뮤지컬 영향인지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언제 뮤지컬 영향력이 이렇게 커졌는지, 격세지감을 느낀다. 처음 페스티벌 소식을 들었을 때 난 야외 페스티벌이라는 얘기에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예전에 야외무대에서 열린 딤프 전야제처럼, 몇 천 명의 사람들이 잔디밭에 앉아서 즐겁게 먹고 마시면서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좋을 텐데, 그러려면 우선 날씨가 뒷받침돼야 하니까. 어쨌든 이렇게 뮤지컬 자체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장이 마련돼서 기쁘다.


주로 콘서트 분야에서 활동했는데, 뮤지컬 배우의 콘서트를 연출하는 데 특별히 달랐던 점이 있나.
김서룡  특별히 뭐가 다르다기보다 개인적으로 하나 좋았던 점은, 뮤지컬 배우 콘서트는 연출이 음악적 구성을 짜는 과정에 함께할 수 있다는 거였다. 일반적인 뮤지션 콘서트에서는 뮤지션 각자가 음악감독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음악감독도 따로 없고 음악적인 부분에 관여하기가 쉽지 않다. 실례이기도 하고. 그런데 뮤지컬 콘서트는 음악감독이 음악 구성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그 과정에서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는 게 좋더라.



뮤지컬 페스티벌에 대한 배우들의 반응은 어땠나.
변희석  섭외는 주최 측인 PL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해서 배우들의 세세한 반응은 모르겠다. 다만, 개런티에 상관없이 참여 의사를 밝힌 배우들도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처음 이뤄지는 시도라 출연자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텐데, 뮤지컬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데 의의를 두고 참여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우리가 진짜 하나의 축제를 만들려는 거구나 싶었다. 그러니까 더 사명감이 생기더라.
김서룡  요즘 작품이 많아서 배우 섭외가 워낙 어렵잖나. 그런데 변 감독님 말처럼 처음 열리는 뮤지컬 축제라 의욕을 보인 배우들이 많아 괜찮은 라인업이 꾸려진 것 같다. 그래서 우리끼린 이번에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번 페스티벌이 성공적으로 끝나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테고, 다음 해에 섭외도 훨씬 수월해질 테니까.


페스티벌 컨셉은 어떻게 잡았나?
김서룡  요즘 음악 장르별로 많은 페스티벌이 있지만, 우리 페스티벌은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진이라는 자체로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뮤지컬 페스티벌을 보러 온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 페스티벌로 컨셉을 잡았다. 스테이지는 크게 JMF 대극장과 JMF 소극장 두 개로 나눠 운영된다. 근데 여느 페스티벌처럼 여러 개의 스테이지에서 동시에 공연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대극장 공연 시간과 소극장 공연 시간을 구분지어 따로 공연한다. 그래서 무리하게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라면 아무래도 저녁에 대극장 무대에서 진행되는 콘서트인데, 1부와 2부 구분 없이 네 시간 반을 쭉 달리는 프로그램이라 이름이 ‘메가 콘서트’다. 각 배우들의 솔로 공연 시간은 사전에 공지가 되겠지만, 솔로 무대 외에 다른 배우와의 깜짝 앙상블 무대도 준비돼 있어 긴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을 거다.
변희석  전형성에서 탈피해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게 연출님 스타일이니 기대해 달라. (웃음) 기존의 뮤지컬 갈라 콘서트나 배우 단독 콘서트와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페스티벌에 맞는 적당한 형식이 뭘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



음악 구성에 대한 팁을 준다면?
변희석  배우들이 음악적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재능을 돋보이게 하는 게 목표다. 라인업을 짤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도 배우 각각의 인지도와 인기도 따져야 하지만 그보단 노래로 어필할 수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야 한다는 거였다. 편곡 방향 역시 음악적 만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서 최대한 기존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을 생각이다. 대규모로 편성된 오케스트라를 소규모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바꾼다든가, 거꾸로 그 규모를 키우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널리 사랑받는 유명 뮤지컬 넘버는 오리지널리티를 확실히 살려서 갈 거지만. 또 뮤지컬 넘버 외에 다른 장르의 곡도 레퍼토리에 넣을 예정이라, 뮤지컬 배우들이 부르는 팝이나 가요를 듣는 재미도 있을 거다.
김서룡  메가 콘서트가 네 시간 반짜리 프로그램이니까, 변 감독님은 이번에 네 시간 반짜리 콘서트 두 번, 총 아홉 시간짜리 레퍼토리를 짜야 하는 거다. 페스티벌 이틀 동안 출연진이 달라서 같은 구성으로 공연할 수 없으니까. 그리고 배우마다 레퍼토리가 각각 다를 텐데,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봤을 때 콘서트에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잖나. 변 감독님한테 부담을 주려는 건 아니지만, 감독님께서 메가 콘서트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잘 만들어주실 거라 기대하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은?
김서룡  뮤지컬 페스티벌인 만큼 주요 관객층은 뮤지컬 팬일 수밖에 없지만, 분명 일반 관객도 올 거라고 생각한다. 내 주변만 해도 뮤지컬 배우들이 음악 표현력이 좋다는 인식이 있어서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감성적인 무대를 기대하고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꽤 있으니까. 또 ‘페스티벌’이라는 단어 자체의 정서적인 느낌 때문에 오히려 특정 작품을 보러 극장에 가는 것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우리 페스티벌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런 새로운 관객층을 염두에 두고 뮤지컬 팬이 봤을 때도, 일반 대중이 봤을 때도 거부감 없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
변희석  솔직히 말하면 이번 페스티벌은 다른 콘서트를 준비할 때와 비교해 보면, 같은 시간에 두 배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러모로 부담되지만, 처음이어서 부족했으니 이해해 달라는 말 안 하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 페스티벌이라는 각오로. (웃음) 부디 이번 첫회를 잘 마무리해서 뮤지컬 페스티벌이 자라섬을 대표하는 페스티벌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5호 2016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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