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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여성을 위한 19금 공연 [No.156]

글 |박보라 사진제공 |다온 Ent, 에이큐브 프로덕션, NEO 2016-09-19 6,325

여성을 위한 19금 공연
본능에 충실하다


최근 여성들을 위한 ‘안성맞춤’ 공연이 연이어 무대에 올라 흥미를 자극한다. 남성 스트립쇼 <치펜데일쇼>의 내한 공연과 재공연을 확정 지은 <미스터쇼>가 그것이다. 성인 여성으로 입장을 제한한 작품들은 상상 이상으로 노골적이고 뜨겁게 본능을 자극한다. 여기에 화끈한 언니들의 19금 애드리브가 난무한 코믹컬 <드립걸즈>도 있다. 귀와 눈 그리고 마음이 솔깃해지는 여성들을 위한 19금 공연에 대해 알아보자.





남성 스트립쇼의 최고봉

근육질의 남성 배우들이 무대에 등장함과 동시에 객석에서 환호성이 들려온다. 첫 등장부터 9명의 배우는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어던지며 구릿빛 피부를 자랑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우들은 직접 무대 아래로 내려와, 쇼를 즐기고 있던 관객들의 곁으로 가 몸을 흔든다. 마치 금요일 밤 홍대 클럽에 온 것 같은 분위기지만, 이곳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여성 전용 쇼로 35년간 명성을 얻은 <치펜데일쇼>의 공연장이다. 동북아시아 최초로 내한한 <치펜데일쇼>는 6일간의 짧은 공연 기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투어의 경우 나라마다 수위가 조정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라스베이거스의 본 공연과 비슷한 수준으로 구성됐고, 성인 여성만 입장할 수 있는 룰 또한 그대로 옮겨왔다.


<치펜데일쇼>가 ‘쇼’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작품은 어떤 주제나 스토리를 내세우는 것 대신 배우들의 남성미를 과시하는 쇼에 집중했다. 관객이 직접 쇼에 참여하는 부분은 이 작품이 내세우는 묘미다. 배우들은 수시로 객석으로 내려와 춤을 추는 것만 아니라 직접 관객을 무대 위로 데려가 화끈한 커플 춤과 자극적인 접촉을 시도한다. 오직 성인 여성만 입장할 수 있는 공연의 특성이 발휘되는 순간이 이때다. 관객들은 무대 위와 아래에서 상당히 적극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특히 배우의 손에 이끌려 무대로 올라온 관객의 몸을 밀착시키는 춤은 물론 상당한 수위의 포즈를 배우와 함께 연출해 강렬한 시각적 즐거움을 더한다. 또 1인당 약 30벌 이상의 의상을 갈아입는 배우들은 자신의 나시를 찢거나 바지 버클을 풀며 성적 매력을 드러낸다. <치펜데일쇼> 측은 “오랜 기간 인기를 얻은 쇼라 자부심이 남다르다. 배우들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이 애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스트립쇼’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투어마다 높은 퀼리티를 고심한다”고 귀띔했다.




완벽한 판타지

<치펜데일쇼>가 남성의 육체를 보는 재미를 충족시킨 작품이라면 <미스터쇼>는 본능을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제작사와 박칼린 연출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 또한 이성을 향한 본능에 끌리는 것에 주목, 작품을 관람하면서 관객이 감정을 따라 신 나게 놀 수 있게 했다. 그래서 <미스터쇼>는 여성의 로망을 제대로 건드린다. 여성이 꿈꿔 온 판타지를 그대로 구현한 것. 작품은 제복, 슈트, 청바지와 흰 티 등을 입고 각기 다른 매력을 풍기는 캐릭터를 통해 여성들이 자신의 이상형을 찾고 환호하게 만든다. 제작사 에이큐브 프로덕션 측은 “의상부터 동작 하나하나까지 여성의 시선에서 구현하고자 했다. 야한 쇼가 아니라 ‘섹시하고 건강한 쇼’를 만들기 위해 수위 조절에 고심했고, 여성들이 보기에 추하거나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장면은 전부 없앴다”고 설명했다.


물론 <미스터쇼>에서도 판타지를 충족하기 위한 탄탄한 몸매의 남성 배우가 빠질 수 없다. 배우들은 미스터라고 불리는데, 이들은 약 3개월 동안 안무, 퍼포먼스 등 공연을 위한 연습과 근육질 몸을 만들기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 등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야만 한다. 무대에서 보이는 멋지고 섹시한 근육을 만들기 위한 운동은 기본이고, 캐릭터 특성에 따라 개인별 운동이 진행된다. 또 연습부터 공연까지 약 180일이 넘는 동안 배우들은 철저한 식단을 통해 몸을 관리한다. 이렇게 완벽하게 다듬어진 미스터들은 70분 동안 이어지는 무대에서 마음껏 남성 호르몬을 배출한다. 특히 8명의 미스터가 청바지에 흰 티를 입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All About Hips’는 여성 관객들이 가장 큰 환호성을 보내는 신이다. 여기에 무대의 일부를 객석으로 만든 레이디스 존은 미스터들의 땀과 호흡을 가까이 느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오는 9월 막이 오르는 <미스터쇼>는 무대, 의상, 소품 등 쇼의 구성에서 변화가 있을 예정인데, 새로운 배우들의 출연이 예고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여심을 자극하는 컬래버레이션도 주목할 만하다. <미스터쇼>를 컨셉으로 제작되는 수제 맥주와 관능적이며 로맨틱한 향의 <미스터쇼> 아로마는 관객들에게 시각, 미각, 후각을 통해 본능을 자극하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준다.




여자는 여자가 제일 잘 알아

탄탄한 근육의 남성 배우는 없지만 화끈한 여성 배우의 입담으로 19금 공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도 빠질 수 없다. 코믹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 <드립걸즈>는 벌써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품은 15금과 19금 사이의 아슬아슬한 토크 수위를 유지하며 여성이 지닌 본능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제목처럼 애드리브를 위주로 진행되는 극은 개그우먼들이 출연해 극의 특성을 살렸다. 기본적인 코미디 틀 위에 공연 때마다 벌어지는 ‘순간’의 섹드립(성적인 소재를 가지고 행하는 애드리브)이 더해지면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 강점. 개그우먼이 무대에 서는 만큼 관객들과의 애드리브를 주고받는 호흡도 좋은 편이다. <드립걸즈>의 한 관계자는 “공연이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그날의 배우들과 관객들의 만남으로 달라진다”고 말했다.


사실 <드립걸즈>의 섹드립은 배우의 능력으로 완성되는데, 이들의 스타일에 따라서 많은 변화를 겪는다. 특히 연습 초반부에는 적절한 수위라고 생각했던 섹드립이 배우에게 점점 익숙해지면서 순식간에 훅 뛰어오른 수위로 높아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연출은 공연이 관객들에게 유쾌한 코드가 될 수 있도록 조절하고, 배우들은 개별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수위를 조정하고 있다. 사실 ‘수위가 높다. 자극이 강하다’는 것이 아니라 ‘수위가 높아서 재밌다’는 생각을 관객이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적극적으로 여성의 욕망을 추구하는 공연은 드물었다. 욕망을 드러내는 여성을 금기하는 사회의 시선도 한몫했다. 그러나 본능을 추구하는 여성의 욕망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러한 19금 공연은 여성의 즐거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바야흐로 이런 성격의 공연이 선정적인 성 상품화라는 부정적인 의견 대신 본능을 즐기는 건강하고 유쾌한 작품이란 시선으로 바라볼 때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6호 2016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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