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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SPACE] 돈화문국악당 [No.157]

글 |박보라 사진제공 |돈화문국악당 2016-10-12 5,230

돈화문국악당 

마음을 뺏기다



안국역 4번 출구를 빠져나와 창덕궁 방면으로 약 5분 정도 걸으면 건너편엔 돈화문이 보인다. 그러면 맞은편에 자리한 고즈넉한 한옥을 발견할 수 있다. 호기심에 이끌려 대문 안을 살펴보면 파릇한 잔디와 한옥 처마가 겹쳐진 맑은 하늘이 만든 풍경에 넋을 놓고 만다. 걸음 하는 모든 이에게 미소를 지어주는 돈화문국악당, 이제 국악에 마음을 뺏길 차례다.



소박한 우리의 멋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창덕궁의 건너편엔 소박한 한옥 한 채, 돈화문국악당이 있다. 지난 9월 개관한 돈화문국악당은 서울 남산국악당과 국립국악원에 이어 건축된 국악 전용 공연장이다. 원래 돈화문국악당은 주유소가 있던 자리였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과 장엄한 종묘 사이에 있던 주유소는 아름다운 풍경에 어울리지 않게 상당한 이질감을 자아냈다. 마침내 지난 2009년 서울시가 해당 장소를 매입, 건축에 들어가 2016년 돈화문국악당이 완공됐다. 사실 이 주변은 국악과 인연이 깊은 동네로 현 국립국악원의 전신인 이왕직아악부와 현 국립국악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국악사양성소가 자리했던 곳이다. 현재 돈화문국악당 주변에는 몇몇 국악 악기 판매상과 소수의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터를 잡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돈화문국악당은 지상 1층, 지하 3층 규모다. 지상에서는 고즈넉한 한옥의 매력과 소박한 전통 마당을 느낄 수 있다. 한옥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 지상 대신 지하 2층과 3층에 공연장이 자리하고 있다. 외부에서 봤을 때, 돈화문국악당이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지면서 전통적인 한옥의 미가 한껏 강조된 이유다. 


돈화문국악당의 가장 큰 매력으로는 마이크나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고 건축 음향(자연 음향)을 들을 수 있는 점을 꼽는다. 그래서 건축 음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140석의 소박한 규모를 유지했다. 또 돈화문국악당은 음향 디자인에 상당한 신경을 썼는데 공연장 천장에 나무로 된 흡음판과 반사판을 설치, 국악에 알맞은 음역을 객석으로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국악은 판소리, 무용, 악기 연주 등 큰 의미의 한국 전통 예술을 칭한다. 돈화문국악당은 규모의 특성상 주로 판소리나 악기 연주 그리고 독무 위주의 무용이 준비될 예정이다. 8열로 이뤄진 객석은 시야가 탁 트여 어느 곳에 자리를 잡아도 한눈에 무대를 담을 수 있다. 국악 연주 공연을 관람할 때, 추천하는 자리는 공연장 앞쪽이다. 연주자가 바닥에 앉아 공연하는 경우가 많은 국악 연주에서 연주자의 눈을 바라보고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악 공연장답게 세심한 인테리어를 만날 수 있다. 천장엔 한옥 처마를 모티프로 한 장식으로 웅장함을 느낄 수 있고 좌우 벽면엔 돌담과 소박한 창 장식이 나 있어 마치 한옥에서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을 만든다.



돈화문국악당 1층 실내에 자리한 넓은 평상은 방문객의 휴식을 책임진다. 소담스러운 상과 포근한 방석이 놓인 이곳은 가벼운 담소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푸른 잔디가 깔린 지상의 잔디 정원은 종종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석양이 지는 시간, 잔디밭에 둘러앉아 아름다운 국악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선조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햇살이 따사로운 낮에는 잔디 정원을 함께 쓰는 카페 리빈을 찾은 손님들의 휴식처로도 인기가 높다. ‘ㄴ’ 구조의 카페 리빈에서는 전통차와 커피 그리고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창 너머 창덕궁 돈화문이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 자리가 가장 인기다.



탐스러운 국악

                     

‘가장 멋진 국악을 만나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만큼 돈화문국악당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상당히 알차다. 개관 전 공모를 통해 128개 팀을 모집했고 그중 17개 팀을 선정해 프리 프로그램을 무사히 치러냈다. 또 지난 9월, 10일간에 걸친 개관 축제 <별례악>에서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국악 명인들이 모여 국악의 얼을 전했다.


10월부터 돈화문국악당에서는 새로운 발상의 프로그램이 개막한다. <국악의 맛(Taste of Sound, Sound of Taste)>이 그 주인공. 국악과 한식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컨셉의 해당 시리즈는 공연 전 한식 케이터링을 준비해 우리의 음식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가야금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황병기가 국립국악원과 손을 잡고 무용을 결합한 아름다운 국악을 선보이고,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이자 가야금 전공자 이하늬의 국악 가족 앙상블 이랑이 출연해 가야금 산조와 민간에서 전승된 풍류 음악을 뽐낸다. 이외에도 임준희, 음악 동인 고물, 불세출 등이 공연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7호 2016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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