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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국내 대표 뮤지컬 시상식 [No.158]

글 |박병성 2016-12-01 5,291

대표적인 뮤지컬 시상식인 한국뮤지컬대상과 더 뮤지컬 어워즈가 2013년과 2015년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2015년 더 뮤지컬 어워즈는 지면 발표로만 그쳤다. 모든 뮤지컬인의 축제이자, 다양한 뮤지컬의 화려한 갈라쇼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던 뮤지컬 시상식이 사라지자, 많은 뮤지컬 팬들이 아쉬워했다. 올 11월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일환이었던 예그린 어워드가 규모를 키우고 시상식을 하면서 그 아쉬움을 덜어준다. 그리고 내년 대한민국 뮤지컬 대상(가칭)이 성대하게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뮤지컬 시상식에 맞춰 지난 시상식의 추억을 더듬고, 해외에는 어떤 시상식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올해부터 규모를 키워 치러지는 예그린 어워드는 어떤 모습일지 미리 들어보았다.



국내 대표 뮤지컬 시상식


한국인의 뮤지컬 사랑은 유난스러운 면이 있다. 5천만 명이 갓 넘은 인구 대비 올라가는 뮤지컬 작품 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보다 경제적, 문화적으로 앞서 있는 독일이나 일본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뮤지컬이 대세를 이루고 창작뮤지컬 제작이 매우 소극적인데, 우리의 창작뮤지컬 제작 열기는 놀라울 정도로 뜨겁다. 시상식도 마찬가지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를 대표하는 공연 시상식인 토니상과 올리비에 상은 뮤지컬 시상식이 아니라, 연극을 포함한 공연 시상식이다. 그런데 불과 3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뮤지컬만 대상으로 하는 시상식이 네 개나 있었다. 한국뮤지컬대상(스포츠조선 주최), 더 뮤지컬 어워즈(중앙일보 주최), 대구뮤지컬어워즈(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주최), 그리고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된 예그린 어워드가 그것이다.




창작뮤지컬의 활성화
한국뮤지컬대상

뮤지컬이 연극의 하위 분류에 포함되었던 1990년대에 이미 뮤지컬 시상식이 생겼다. 스포츠조선은 당시 뮤지컬이 서서히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자 이를 주목하고, 1990년 미추의 <영웅만들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뮤지컬 보기’ 운동을 전개한다. 1995년 스포츠조선은 ‘뮤지컬 보기’의 일환으로 한국뮤지컬대상을 만들었다. 사업을 주도한 것은 박용재 기자였다. 첫 해는 시상식을 준비하면서 문예극장(현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작품을 하루 멈추고 시상식을 진행했다. 연출에 김상렬, 조연출 이종훈 등 대표적인 뮤지컬 스태프들이 참여하고, 윤복희가 <캣츠>의 ‘메모리’를 축하 노래로 불렀다. 첫 회부터 시상식과 기념 뮤지컬 콘서트를 결합한 방식의 시상식을 진행했다. 뮤지컬계와 연극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시기에 이 시상식은 뮤지컬 장르의 영역을 분명히 하고 발전을 독려하는 자극제가 되었다.


한국뮤지컬대상은 ‘뮤지컬의 대중화와 창작뮤지컬의 활성화’라는 모토를 내걸었다. 최우수작품상인 대상과 작곡상, 극본상은 창작뮤지컬만 대상으로 한다. 주·조연상이나 신인상의 경우는 라이선스 뮤지컬에 출연한 배우들도 포함하지만, 애초에 “모든 수상자(작) 선정은 번역(외국) 뮤지컬보다 창작뮤지컬을 우선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 뮤지컬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다. 그 성장을 주도한 것이 2002년 <오페라의 유령> 같은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한국뮤지컬대상은 창작뮤지컬을 독려하고자 한 시상식이었지만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받아들여 2002년 제8회 한국뮤지컬대상부터는 베스트외국뮤지컬상을 신설했다. 한국 뮤지컬의 흐름을 바꿔놓았다고 평가받은 <오페라의 유령>이 그 첫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뮤지컬대상은 한 해의 뮤지컬 시장을 정리하고 뮤지컬인들이 모두 참여하는 축제였다. 1회 때부터 축하쇼를 병행하면서 오늘날 시상식 갈라쇼의 시작을 알렸다. 시상식 갈라쇼는 4~5일 시차를 두고 방송되었다. 이 시상식은 2013년 19회까지 열리고 20회를 맞는 2014년부터 아쉽게 이어지지 못했다.




상업성을 모토로 내세운
더 뮤지컬 어워즈

한국뮤지컬대상이 창작뮤지컬의 활성화를 하나의 모토로 삼은 시상식이라면, 뮤지컬 시장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던 2007년, 중앙일보가 주최한 더 뮤지컬 어워즈는 대중성과 상업성을 모토로 내걸었다. 최민우 기자의 주도로 사업이 진행됐다. 영화나 방송에 비해 검소한 공연계 시상식의 틀에서 벗어나 화려한 시상식을 추구했다. 시상식 당일 레드 카펫을 마련하고 잘 차려입은 뮤지컬 배우들이 언론의 조명을 받게 했는가 하면, 시상식 갈라쇼의 차원도 달랐다. 2회 때부터 음악 방송을 주로 방영하던 케이블 채널 M.net이 참여하면서 쇼가 화려해졌다. 그동안의 갈라쇼의 경우는 예산 부족으로 뮤지컬 장면의 느낌을 주지 못한 반면, 더 뮤지컬 어워즈의 시상식은 영상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무대가 화려했고, 뮤지컬 장면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시상식의 갈라쇼는 생방송으로 방영돼 시상식 현장의 열기를 전했다.


더 뮤지컬 어워즈는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는 선정 시스템을 통해 공정한 심사를 시도하였다. 1회 때는 40여 명의 후보 선정위원회의 투표로 후보자(작)를 선정하고, 최종 수상자는 본심 심사위원 10명, 일반인 심사위원 20명, 예심 심사위원 40명의 의견을 각각 60%, 30%, 10% 반영하여 선정하였다. 총 110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시상식이었다. 2회 때부터는 400석 이상의 작품을 대상으로 두고, 베스트 소극장 뮤지컬상을 별도로 시상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서울에서만 한 해 150여 편 이상이 공연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면서, 실제 시장을 주도해 가는 중·대형 뮤지컬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8회까지 시상식을 이어오던 더 뮤지컬 어워즈는 2015년 9회 때 지면 발표를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대구뮤지컬어워즈
예그린어워드


제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때부터 시작한 대구뮤지컬어워즈는 대구에서 공연된 뮤지컬과 그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을 대상으로 한 대구 지역 뮤지컬 시상식이다. 대구는 서울을 제외하고 뮤지컬 시장이 가장 큰 지역이다. 5대 광역시의 뮤지컬 판매 중 60%를 대구에서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축제 기간에 열리며 뮤지컬 도시 대구만의 뮤지컬 시상식으로 축하 공연을 병행한다. 이 어워즈는 지난해부터 KBS를 통해 녹화 방송하고 있다.


예그린어워드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마련된 시상식이다. 최초의 뮤지컬 단체였던 예그린악단에서 이름을 땄다. 이 상은 창작뮤지컬을 대상으로 하며, 대상 격인 예그린상은 그해 창작뮤지컬에 기여한 단체나 인물에게 주는 특별한 상이다. 윤호진, 창작산실 등이 예그린상을 받았다. 또한 예그린어워드는 배우가 뽑은 스태프상, 스태프가 뽑은 배우상 등 관계자들이 동료에게 수여하는 상을 만들어 개성을 더했다. 올해부터 예그린뮤지컬어워드로 개편하여 진행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8호 2016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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