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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PREVIEW] <놀보가 온다> [No.159]

글 |안세영 사진제공 |국립창극단 2016-12-13 3,551

함께 놀고 공감하는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



국립창극단이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에 이은 신작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를 선보인다. 『흥보전』을 바탕으로 가난뱅이에서 벼락 부자가 된 흥보와 그의 욕심 많은 형 놀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4년부터 국립극장 마당놀이를 이끌어온 연출가 손진책, 그리고 맛깔스러운 대사와 철학적 깊이로 인정받는 극작가 배삼식이 손을 잡고 원작의 내용을 오늘날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게 다듬었다.


<놀보가 온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의 주인공은 착한 흥보가 아닌 못된 놀보다. 놀보는 가난한 동생 흥보를 박대하고 박씨를 얻기 위해 일부러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는 심술궂은 인물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로 다시 태어난다. 원작에 없는 새로운 인물 마당쇠도 등장한다. 놀보 집에서 일하는 마당쇠는 공연의 진행자 역할을 하며 놀보의 심보를 꿰뚫는 능청스런 돌직구로 통쾌함을 선사한다. 저출산, 월세 폭탄 등 동시대의 사회 문제를 반영한 대목에서 마당놀이 특유의 풍자적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풍족한 볼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배우, 무용수, 연주자로 이루어진 70여 명의 출연진은 화려한 춤사위와 구수한 소리, 신명 나는 음악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남사당패의 진기한 줄타기 장면도 눈앞에서 즐길 수 있다. <놀보가 온다>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건 놀보 가족과 흥보 가족이 박을 타는 장면이다. 판소리 <흥보가>의 박타는 대목을 부르며 각자의 박을 타는 순간, 그 자리에서 배우들의 의상이 바뀌는 마법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박에서는 금은보화 대신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쏟아져 나와 더욱 흥미롭다.



마당놀이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와 관객의 소통에 있다. 국립극장은 이러한 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프로시니엄 형태의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가설 객석을 설치, 삼면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마당놀이 무대를 구현했다. 공연 전에는 배우들이 로비에 나와 땅콩엿을 판매하는데, 이 땅콩엿은 앞선 마당놀이 공연 당시 매회 준비한 물량이 소진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공연 시간이 되면 배우들은 로비에서부터 흥겨운 길놀이를 하며 공연장에 입장한다. 무대 위에서 모두의 염원을 담은 고사를 지낸 뒤 본 공연이 시작되고,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도 무대에 나와 배우들과 함께 신 나는 춤판을 벌인다.


무대에는 국립창극단의 희극 연기 대표 주자들이 총출동한다. 놀보 역에는 국립극장 마당놀이의 터줏대감 김학용이, 흥보 역에는 창극 <오르페오전>, <트로이의 여인들>을 통해 주목받고 있는 신예 유태평양이 나선다. 마당쇠 역은 창극 <적벽가>에서 경박한 조조를 연기하고, <오르페오전>에서 랩을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이광복이 맡는다. 흥보 처는 재담꾼 서정금, 놀보 처는 신입 단원 조유아가 연기한다. 이들 주역은 모두 원캐스트로 출연해 찰떡 호흡을 선보일 예정이다.  


12월 8일~2017년 1월 2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4114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9호 2016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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