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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PREVIEW]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최종 발표 작품 [No.159]

글 |박보라 사진제공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2016-12-13 3,445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최종 발표 작품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기존 기초 예술 분야 차세대 예술가 지원 사업과 교육 사업을 통합 개선한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사업을 신설했다. 창작자, 기획자, 무대예술로 나뉜 3개의 과정의 연구생을 지원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교육 기간에 연구 및 창작화 과정을 거쳐, 최종 발표를 진행한다. 12월에는 공연예술 분야 중 연극 <칼 세이건을 위하여>와 <그을린 사랑> 그리고 무용 <도깨비가 나타났다>가, 1월 초에는 연극 <에이미 GO>가 선보여진다.


가장 처음 무대에 오르는 연극 <칼 세이건을 위하여>는 한국판 베벌리힐즈로 조성된 전원주택촌 읍성리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고급 주택촌 인근의 방폐장 시설이 이전하며 파이프관의 균열이 발생, 주민들이 무방비 상태로 방사선에 노출되고 결국엔 피폭의 정도에 따라 A부터 D구역까지 나뉘어 격리된다. 작품의 무대는 C구역으로, 일부 거주민들은 병원 치료를 선택해 피신하는가 하면, 남은 거주민들은 봉쇄된 마을에서 전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이어 나간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피폭을 감수하고서라도 상류층의 삶을 누리고 싶어하는 빈곤층이 입주를 희망하게 된다. 정부는 거액의 보상금을 내세워 젊고 건강한 이주민을 모집해 새로운 사람들이 읍성리로 온다. <칼 세이건을 위하여>는 기존 주민들과 이주민들의 불편하지만 평온한 삶을 그리며 이들의 아이러니한 점을 꼬집는다. 이주영이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레바논 출신의 퀘벡 작가 와즈디 무아와드(Wajdi Mouawad)가 2003년 발표한 『그을린 사랑』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그을린 사랑>은 극단 자주상회의 신유청이 연출을 맡았다. 작품은 나왈이라는 한 여인의 유언으로부터 시작된다. 잔느와 시몽은 어머니 나왈의 유언에 숨겨진 진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녀의 고국으로 향한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벌어진 레바논 내전의 상처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는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지만 정치성과 역사성을 잊지 않는 것이 특징. <그을린 사랑>은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강렬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면서도 구체적인 연도, 장소, 날짜를 명시하지 않는다. 때문에 관객은 역사적 사실과 시간을 뛰어넘어 보편적인 인간애와 다양한 시각을 생성할 수 있다.



무용 <도깨비가 나타났다>는 ‘도깨비’를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것으로 차용해, 보이는 것에 대한 믿음에 균열을 가한다. 특히 작품은 ‘누군가에게는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의 영역을 주목한다. 때문에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하는데, 퍼포머와 관객은 자신들이 지닌 감각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마음 안에 자리한 움직임의 의미를 공유한다.


연극 <에이미 GO>는 임빛나 작가의 작품으로 자신의 존재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밥조차 혼자 먹는 것이 대세인 시대로 접어들면서 물질적인 것에 의존하는 것으로 자신의 위치와 의미를 파악하는 현대인들을 다룬다. <에이미 GO>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타인 심지어 가족에게도 맨날 당하고만 사는 여자 고두심의 이야기다. 엄마도, 남편도 더 이상 의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어느날 갑자기 이름을 ‘에이미 고’라고 바꾸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소유하고자 한다. 작품은 자아성찰이나 독립심을 고취시키는 것 대신 자신이 무엇에 의존하고 있는지 자각하는 계기를 준다.  


연극 <칼 세이건을 위하여> : 12월 25일, 2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연극 <그을린 사랑> : 12월 29 ~ 30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용 <도깨비가 나타났다> : 12월 29 ~ 30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연극 <에이미 GO> : 2017년 1월 3 ~ 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9호 2016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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