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본 관객들이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공연장 로비에 설치해 두는 포토존. 최근 이 포토존이 배우나 공연 사진을 배경으로 걸어두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공연에 사용된 소품이나 의상을 전시하고, 무대 위 세트를 그대로 재현하는 등 각 공연의 특색을 살려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 포토존을 살펴보았다.
<엘리자벳>
‘죽음’의 날개를 컨셉으로 한 <엘리자벳>의 2015년 포토존. 한 쌍의 날개 가운데 서면 마치 등에서 날개가 돋아난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실제 배우들이 입었던 ‘죽음’의 날개 의상과 엘리자벳의 드레스도 공연장 로비에 전시되었다.
<모차르트!>
작곡가 모차르트의 생애를 그린 <모차르트!>의 포토존. 2014년에는 컨셉 사진과 티저 영상에 등장한 독특한 피아노로, 2016년에는 클래식한 피아노와 그 주변을 감싼 악보로 포토존을 꾸몄다. 포토존에 준비된 빨간 자켓, 깃털 펜, 악보를 이용해 무대 위 모차르트처럼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레베카>
<레베카>는 2014년과 2016년 모두 작품의 배경인 맨덜리 저택을 형상화한 포토존을 선보였다. 이 작품의 백미는 댄버스 부인이 회전하는 발코니에서 ‘레베카’를 열창하는 장면. 2016년 포토존은 난간과 담쟁이넝쿨을 이용해 한층 발코니처럼 보이도록 꾸몄다. 관객들은 난간 안쪽에 서서
댄버스 부인과 ‘나’처럼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몬테크리스토>
<몬테크리스토>의 2016년 포토존은 주인공 에드몬드가 갇혀 있던 감옥을 재현했다. 에드몬드가 날짜를 세기 위해 벽에 한 낙서까지 무대와 똑같다. 의자 위에는 탈출에 사용한 숟가락, 파리아 신부에게 검술을 배울 때 사용한 막대기, 복수 계획을 적은 수첩이 놓여 있어 사진 촬영에 이용할 수 있다. ‘하나카드컬처 문화 이벤트 데이’에는 포토존에서 에드몬드와 메르세데스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함께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팬텀>
<팬텀>의 2015년 포토존은 포스터에 등장하는 가면과 촛대, 장미, 그리고 팬텀의 어머니 벨라도바를 연상시키는 발레복으로 꾸며졌다. 반면 2016년 포토존은 팬텀과 크리스틴의 지하 피크닉 장면을 재현했다. 수풀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민 동물 인형들이 시선을 빼앗는다. 나뭇가지에는 직접 착용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가면도 걸어 두었다.
<데스노트>
<데스노트>의 2015년 포토존 컨셉은 탐정 L의 수사실. 모니터와 상자가 퍼즐처럼 쌓여 있는 모습이 L의 컨셉 사진과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모니터와 각설탕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가 하면 2017년 포토존은 L이 아닌 사신 류크를 전면에 내세웠다. 포스터에 등장하는 류크의 그림자를 배경으로 그가 좋아하는 사과와 데스노트를 배치했다.
<도리안 그레이>
<도리안 그레이>의 2016년 포토존 컨셉은 배질의 화실. 유미주의가 유행했던 19세기 말 영국을 배경으로 한 만큼 화실도 고풍스럽고 장식적으로 꾸몄다. 안에는 배질이 그린 도리안의 초상화가 남아 있고, 창밖으로 푸른 정원이 내다보인다. 제작사는 작품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개막 전부터 코엑스몰에 포토존을 설치하고 인증 사진 이벤트를 벌였다.
<벽을 뚫는 남자>
<벽을 뚫는 남자>의 2015년 포토존은 주인공 듀티율이 마지막에 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잃고 벽에 낀 채로 굳어버린 모습을 재현했다. 동상의 손에는 듀티율이 사랑하는 여인 이사벨에게 건네려 한 장미 한 송이가 쥐어져 있다. 공연을 보기 전보다 보고난 후 더 아름답고 애틋하게 다가오는 포토존.
<헤드윅>
<헤드윅: 뉴 메이크업> 2016년 포토존은 헤드윅의 트레일러 하우스를 재현했다. 쇼파와 가구는 물론 헤드윅의 의상, 가발, 화장대까지 전시되어 있어 진짜 헤드윅의 방에 들어온 듯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포토존. 화장품 협찬사인 ‘어반디케이’와 ‘순수’가 이곳에서 관객들에게 직접 메이크업을 해주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지킬앤하이드>
<지킬앤하이드>는 2014년 공연 10주년을 맞아 지킬의 실험실을 재현한 포토존을 선보였다. 실험대 왼편에는 손을 씻는 대야와 하이드로 변신하기 위한 주사기가 놓여 있고, 오른편에는 실험 일지가 펼쳐져 있는 게 무대 위 모습 그대로다. 온갖 실험 도구를 이용한 디테일한 장식이 놀랍지만 파손되기 쉬운 탓에 포토존 안에 들어가는 건 금지되었다.
<그날들>
<그날들>의 2016-2017년 포토존은 주인공 정학과 무영이 청와대 경호원이라는 특징을 살려 디자인했다. 청와대의 황금색 봉황과 무궁화 문양을 사이에 두고 두 인물을 상징하는 경호원 유니폼이 걸려 있는 모습이다. 실제 무대에서도 ‘나무’ 장면에서 이와 비슷한 세트와 의상이 등장하는 걸 볼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반 고흐>는 고흐의 그림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을 선보여 왔다. 2015년에는 ‘먹구름 아래 밀밭’을 배경으로 캔버스와 밀짚모자를, 2016년에는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를 배경으로 가로등과 벤치를 설치해, 마치 고흐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2호 2017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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