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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PREVIEW] 서울연극제 [No.164]

글 |박병성 사진제공 |서울연극제 2017-05-26 3,856

서울연극제

5월 공연 다섯 편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38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대표 연극 축제 서울연극제가 지난 4월 26일부터 10개 작품을 선정하여 공연 중이다. 창작 신작 중심으로 운영해 오던 서울연극제는 올해부터 번역극과 의미 있는 재공연작을 포함해 선정작의 수준을 높였다. 이번 서울연극제의 유일한 번역극은 보편적인 소재이지만 공공연히 표현하지 못했던 성욕과 사랑 등을 다룬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4월 28일~5월 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이다. 섹스 코미디가 아닌 ‘섹스에 대한 코미디’를 추구한다. 5월에 올라가는 서울연극제 다섯 작품을 만나본다.



<초혼 2017>


5월 4~14일      

이해랑예술극장


안민수 연출의 <초혼>은 1980년에 초연한 작품으로 대사 없이 ‘아이고’라는 감탄사만으로 이어가는 넌버벌 음악극이다. 음악, 무용, 연극적 요소를 결합한 이 작품은 당시 아방가르드한 방식으로 관심을 모았다. 초혼은 임종 직전 혼을 부르는 행위를 말한다. 극단 진선미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초혼>을 위령제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위안부 할머니의 인터뷰 영상과 아카펠라, 무용 등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할머니들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한다.





<원무인텔>


5월 4~14일      

알과핵소극장


홍창수 작가의 신작 <원무인텔>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지식인을 통해 정의와 불의, 원칙과 변칙, 민의와 독재 등 이 시대의 문제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진단한다. 윤우영 연출은 2인극이지만 무대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극적 갈등을 증폭시킬 예정이다. 한 사회 속에서 사회적 정의와 개인적 이기심이 균형감 있게 양립할 수 있을까. <원무인텔>은 모든 갈등의 근원인 정의와 이기심의 갈등 문제를 심도 있게 파고든다.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5월 10~21일      

동양예술극장 3관


1996년 남태평양에서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 15호에서 조선족 선원 6명이 반란을 일으켜 한국인 선원을 포함한 11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조선족 선원들은 일이 서툴렀고 선장은 그런 조선족에서 욕과 구타를 일삼았다. 망망대해 바다 위 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이 긴장감 있게 재현된다. 페스카마호 사건을 통해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인권이라는 보편적인 큰 틀 안에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말 잘 듣는 사람들>


5월 18~28일      

알과핵소극장


2004년 미국 켄터키 주 마운트 워싱턴의 맥도날드에서 경찰을 사칭한 전화로 피해자를 조종해 강간을 저지르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말 잘 듣는 사람들>은 이 사건을 모티프로 한 블랙 코미디이다. 강남의 명가삼계탕에 경찰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경찰이라는 공권력 앞에 이성이 마비되고 사람들은 경찰이 지시하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공권력에 예의 바르게 복종하는 행동에 화가 나기도 하지만, 과연 우리는 얼마나 권위로부터 자유롭고 비판적일 수 있을지 되묻게 한다.





<손>


5월 18~28일      

드림아트센터 4관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다>의 작가 이와이 히데토의 작품 <손>은 엄마와 아들의 각기 다른 시각으로 가족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두 개의 시선이 반복되고 변주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지난해 공연하여 호평을 받았다.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가족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자칫 음울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유머로 그러한 순간을 영민하게 피해 간다. 사건은 엄마와 아들의 관점에서 두 번 반복되지만 시점이 바뀔 때마다 무대 방향을 달리해 같은 이야기가 새롭게 변주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4호 2017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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