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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OCUS] 뮤지컬 실황 DVD [NO.165]

글 |박보라 사진제공 |클립 서비스 2017-07-03 5,245

이제는 소유할 수 있는 공연

최근 네이버 V앱을 통한 뮤지컬 생중계가 활발해졌다고 해도 뮤지컬 실황 DVD나 블루레이 발매는 한국 시장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4월 <오! 캐롤>의 전막 공연이 MBC 를 통해 2주에 걸쳐 전파를 탄 것을 계기로, 이 공연의 실황 공연 DVD 정식 발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뮤지컬 마니아들의 간절한 염원에 힘입어 최근 <더데빌>의 실황 공연 DVD 발매가 결정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3년 만에 재연을 결정한 <더데빌>은 개막 이후 관객들의 계속되는 요청과 성원에 따라 OST를 발매했고, 사전 예약 판매 기간에 약 2,000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뜨거운 뮤지컬 팬들의 반응에 제작사 알앤디웍스는 재연 공연 실황을 담은 DVD 세트 발매로 작품을 향한 높은 관심을 이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발매되는


<더데빌> 실황 공연 DVD에는 고훈정, 조형균, 장승조, 이충주, 송용진, 정욱진, 이하나, 이예은 8명의 배우들이 참여한 두 버전의 공연을 담을 예정이다. 초연보다 업그레이드된 음향과 무대, 조명 등 높은 완성도를 보인 재연 무대를 고스란히 담아내 실제 공연장에서 함께 호흡하는 듯한 현장감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실황 공연 DVD 발매가 흔하지 않은 만큼 관심이 높았다. <더데빌>의 관계자는 공연장 현장의 느낌을 전부 담을 수 없지만, 팬들에게 공연의 여운을 간직할 수 있는 기념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발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황 공연 DVD 제작 과정

제작사는 실황 공연 DVD 제작에 앞서 배우들의 참여 의사를 확인한다. 협의나 계약으로 참여 배우가 결정되면 촬영을 할 캐스트 페어를 확정하고 일정을 정한다. 제작과 관련해 예산을 작성하는 것도 바로 이때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실황 공연을 촬영하고, 이후 영상 편집 및 음향 등의 후반 작업이 시작된다. 이번 <더데빌> 실황 공연 DVD는 공연 중 발매가 결정됐으며, 공연 일정과 더불어 배우 컨디션과 일정에 맞춰 공연 촬영이 진행됐다. 화면 구성을 위해 지미집 등 총 4대의 영상 카메라로 촬영했는데, 카메라의 반입으로 혹시라도 관객의 관람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별도의 공연을 진행해 촬영했다. 지난해 발매한 <마마 돈 크라이> DVD는 공연 개막 전 일주일 정도 촬영했고, <더데빌>은 종연 2주 전부터 별도의 공연을 진행해 촬영했다. 이와 동시에 실황 공연 DVD 상품 디자인이 이뤄진다. 뮤지컬 마니아층을 위한 상품인 만큼 부가적인 디자인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다. 주로 북클립이나 엽서 등이 부가적으로 제공되는데, 이러한 아이템에는 배우 프로필 사진, 공연 사진 등이 수록된다. 작품에 따라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공연 실황 영상 외에도 부가 영상이 삽입되기도 한다. 2인극 작품인 <마마 돈 크라이>는 한 화면에서 두 배우의 모습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구성된 분할 영상이 추가 수록되어 소장 가치를 높였다. 후반 작업이 끝나면 제작사의 영상 검수 후 상품 제작에 돌입, 완성품 제작 작업이 진행된다. 실황 공연 DVD 발매까지는 촬영 기간을 제외하고 최대 약 2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실황 공연 DVD 발매는 팬서비스를 넘어 공연마다 프로덕션 측에서 기록물로서의 의미도 있다.


현실적인 문제

많은 제작사가 실황 공연 DVD 발매를 꺼리는데,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뮤지컬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공연의 저작권과 배우 초상권 승낙 문제, 무엇보다도 판매 수익성에 대한 불안감을 저조한 실황 공연 DVD 발매 이유로 꼽았다. 창작뮤지컬의 경우 작품을 사랑해 주는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차원으로 원작자 및 작곡가, 작사가가 선뜻 촬영과 발매를 허락하기도 하지만, 라이선스 뮤지컬의 경우 높은 로열티 문제와 더불어 촬영 승낙, 발매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후문이다. 또한 실황 공연 DVD에 출연하는 배우의 경우에도, 사전 협의를 통해 초상권과 수익 배분에 따른 계약 과정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히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제작비에 상당한 부담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실황 공연 DVD의 경우에는 배우의 연기적 결과물이 남기 때문에 배우들의 부담감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져 선뜻 출연을 결정짓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와 반대로 자신이 출연한 공연을 고품질로 남길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배우도 있다.



또한 배우 캐스팅에 따라 실황 공연 DVD 판매량이 달라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실황 공연 DVD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뮤지컬 마니아층이 선호하는 배우의 캐스팅이 아닐 경우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 그래서 제작사 측에서는 제작 비용이 올라가더라도 최대한 많은 배우가 출연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많은 사랑을 받은 캐스트 조합을 맞추기 위해 고심한다는 후문이다.


OST의 경우 그나마 제작 단가를 맞춰 제작비를 회수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DVD의 경우 제작 단가가 OST와 상당히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섣불리 제작을 확정할 수 없다. DVD 구성 사양에 따라 제작비가 달라지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 출연진 규모나 프로덕션 형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제작비는 촬영 장비 대여, 개런티를 포함한 프로덕션 인건비, 추가 촬영이 진행될 경우 발생하는 추가 공연장 대관료, 후편집 비용, 패키지 디자인비, 상품 제작비, 로열티 등으로 구성된다. 


좋아하는 공연을 오래도록

실황 공연 DVD 발매에 긍정적인 의견을 낸 뮤지컬 마니아 A 씨는 “공연을 관람하고 난 후 남는 것은 티켓과 MD가 대표적이다. 공연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기억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실황 공연 DVD 발매는 좋아하는 공연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반갑다”고 밝혔다. <더데빌>의 제작사 알앤디웍스는 “OST에 이어 실황 공연 DVD를 발매하게 된 것은 작품을 사랑해 주신 관객 덕분이다. 지속적으로 창작 뮤지컬을 DVD로 제작하여 국내뿐 아니라 해외 뮤지컬 팬들에게도 알릴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 DVD로 인해 공연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이 생기길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5호 2017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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