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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역대 인기 뮤지컬 MD [NO.167]

글 |안세영 2017-09-07 6,424


2014 <드라큘라> 물병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배우 김준수가 출연한 <드라큘라>는 MD 판매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공연 첫날 MD를 사기 위해 몰려든 관객이 극장 로비부터 야외 광장까지 긴 줄을 늘어섰다. 특히 메인 카피를 캘리그래피로 디자인한 물병은 이틀 만에 동이 났다. 당시 MD 판매액은 총 4억 원. 너무 뜨거운 인기에 재연 때는 1인당 구매 제한이 생기기도 했다.




2014 <지킬 앤 하이드> 메스실린더 컵, 링거 가습기

<지킬 앤 하이드>는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지킬 박사의 실험실에 등장하는 메스실린더를 본뜬 컵과 지킬 박사가 근무하는 성 주드 병원의 링거 병을 본뜬 가습기를 출시했다. 두 제품은 작품의 특성을 잘 살린 기발한 MD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메스실린더 컵에는 공연 연도와 극장을 눈금으로 표시해, 지난 10년의 역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게 했다.




2014 <위키드> 팝업 카드, 회전 촛대

수십 종에 이르는 <위키드> MD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건 국내 100회 공연을 기념해 제작된 팝업 카드. 국내 애니메이션 아티스트가 디자인한 팝업 카드는 작품의 환상적인 스토리를 한눈에 담아, 해외에서까지 구매 문의가 들어왔다고 한다. 불을 붙이면 상승 기류로 인해 빗자루를 탄 엘파바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 촛대 역시 독특한 MD로 주목받았다.





2015 <엘리자벳> 씰링 스탬프, 오르골

<엘리자벳>의 타이틀 로고가 새겨진 씰링 스탬프는 작품의 분위기와 잘 맞는 고전적이고 고급스러운 아이템으로 사랑받았다. 편지 봉투 위에 왁스를 녹여 떨어뜨린 후, 그 위에 도장을 찍으면 멋진 봉인을 완성할 수 있다. 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이후 <드라큘라>, <도리안 그레이>, <시라노> 등 클래식한 뮤지컬에서 줄줄이 씰링 스탬프를 MD로 내놓았다. 이 제품과 함께 일본 오르골사에서 제작한 ‘나는 나만의 것’ 오르골 역시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2016 <레베카> <마타하리> 스크래치 카드

당시 유행하던 스크래치 페이퍼에 아름다운 무대 풍경을 결합한 MD. 뾰족한 도구로 회색 라인을 따라 카드를 긁으면 코팅된 부분이 벗겨지면서 화려한 색감의 무대가 드러난다. 정승호 무대디자이너의 <레베카>와 오필영 무대디자이너의 <마타하리>, 각종 시상식에서 디자인상을 휩쓴 두 작품의 무대를 색다른 형태로 간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6 <팬텀> 와인 조명

<팬텀>은 작품의 배경이 프랑스라는 점과 등장인물 샹동 백작이 ‘샴페인의 왕’으로 불리는 점에 착안해 ‘와인’을 모티프로 한 MD를 내놓았다. 와인 조명은 실제 와인 병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 병 속에 레이저 커팅 펠트를 집어넣어, 조명을 켜면 공연의 한 장면을 재현한 팬텀과 크리스틴의 실루엣을 감상할 수 있다. 가격은 5만 원이 넘지만 조기 품절되었다.




2013·2016 <헤드윅> 티켓북, 플립북

<헤드윅> 티켓북은 반복 관람객이 많은 공연의 특성을 고려한 MD다. 총 60장의 티켓을 보관할 수 있고 내지만 추가 구입할 수도 있어, 티켓을 기념으로 보관하는 마니아 관객의 취향을 적중시켰다. 2016년에는 뮤지컬 넘버 ‘The Origin of Love’의 내용을 그림으로 옮긴 플립북이 출시됐다. 오른쪽 끝을 잡고 빠르게 넘기면 그림들이 한편의 애니메이션처럼 펼쳐진다.




생활 밀착형 MD

휴대폰 케이스는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며 공연을 상기할 수 있는 MD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2016년 <킹키부츠>는 공연에 등장하는 각종 부츠와 ‘엔젤’ 캐릭터 등이 그려진 휴대폰 케이스를 선보였다. 여섯 가지나 되는 종류에, 부스에서 예약 주문을 하면 원하는 기종으로 제작해 집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눈길을 끌었다.


USB 역시 높은 실용성과 폭 넓은 디자인으로 각광받는다. 김광석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은 2013년 초연 당시 기타 모양의 USB를 내놓았다. 나무로 만들어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이 USB는 재연 때마다 다시 판매되는 스테디셀러 아이템이다. 이밖에도 <프리실라>의 버스 USB, <스위니 토드>의 파이 USB, <드라큘라>의 관 USB 등 개성 넘치는 USB가 계속 출시되고 있다.


슬픈 공연의 경우 눈물을 닦을 수 있는 손수건이 인기다. 올해 <어쩌면 해피엔딩>은 개막 이후 관객의 빗발치는 요청으로 손수건을 제작했는데, 한발 늦게 출시했음에도 여러 MD 가운데 가장 단기간에 품절되었다. 2016년 <헤드윅>은 특별한 디자인의 손수건을 선보였다. 바로 헤드윅이 방금 사용한 듯 짙은 화장의 흔적이 남아있는 손수건이다. 이 제품은 실제 공연에서 배우가 땀을 닦아 ‘토미 석’ 관객에게 던지는 손수건으로도 사용되었다. 뱃지는 가장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MD. 작고 귀여워 수집욕을 자극하는 데다 옷이나 가방에 달고 다니기 좋다는 게 뱃지의 매력이다. 작년부터 <헤드윅>, <몬테크리스토>, <팬텀>, <라흐마니노프>, <미스터 마우스>, <키다리 아저씨> 등 여러 작품이 뱃지 MD를 내놓았다.





소장용 고가 MD

2012년 <황태자 루돌프>는 극 중 루돌프와 마리가 나눠 낀 반지처럼 ‘죽음을 넘어 사랑 안에서 하나되리’라는 문구가 새겨진 은반지를 내놓았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황태자 루돌프와 애인 마리는 사망 당시 이 같은 문구가 새겨진 반지를 끼고 있었다고 한다. 주얼리 브랜드 ‘스톤헨지’에서 제작한 이 반지의 가격은 12만 원. 등장인물의 패션 아이템을 MD로 내놓은 사례는 또 있다. 2014년 <올슉업>은 주인공 엘비스가 신은 것과 똑같은 블루 스웨이드 부츠를 주문 제작으로 판매했다. 가격이 32만 원에 달했지만 주문은 쇄도했다.


2010년 <지킬 앤 하이드>가 출시한 한정판 테디 베어는 고가의 MD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회자되는 제품이다. 지킬과 하이드 의상을 입은 테디 베어를 개당 25만 원, 세트 50만 원에 판매했다. 2014년에는 이를 호가하는 MD가 등장했으니 바로 <캣츠>의 고양이 피규어. 바티칸 교황청에 보내는 김수환 추기경의 피규어를 제작했던 김병하 작가의 작품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국내 관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캣츠> 고양이 5마리를 한정판으로 제작했다. 가격은 개당 25만 원으로, 5개 세트로 구매할 경우 무려 125만 원! 그러나 이런 고가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살 만큼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7호 2017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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