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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아역 주연 뮤지컬 [NO.169]

글 |안세영 2017-10-30 4,833

Kids, Be Ambitious!


얼마 전까지도 <마틸다>는 영미권 방문 시 꼭 봐야 하는 뮤지컬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이유는 아역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만큼 국내에서는 볼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 그런데 신시컴퍼니가 2018년 <마틸다>의 국내 초연을 확정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뿐인가, 오는 11월에는 <빌리 엘리어트>가 새로운 빌리들과 함께 7년 만에 관객 곁으로 돌아온다. 두 작품 모두 아역이 단순히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거나 조연으로 잠깐 등장하는 것을 넘어서 주연으로 극을 끌고 가는 내용이다. 재능 있는 아역 배우 풀과 그들을 훈련시킬 시스템이 갖춰졌을 때 우리는 또 어떤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시크릿 가든> 1991
극본·작사 마샤 노먼 | 작곡 루시 사이먼

<시크릿 가든>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동화 『비밀의 화원』을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부모님을 잃고 고모부의 저택에서 살게 된 소녀 메리가 버려진 화원을 가꾸며 집 안에 생명을 불어넣는 이야기를 그린다. 뮤지컬에는 메리의 고모부 아치볼드와 죽은 아내 릴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추가됐지만 기본적인 줄거리는 원작과 같다. 당연히 주인공인 메리와 그가 저택에 와서 만나는 병약한 사촌 콜린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집불통 두 아이가 정원을 가꾸며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모습은 관객으로 하여금 절로 엄마 미소를 짓게 한다. 1991년 브로드웨이 초연에서 메리를 연기한 데이지 이건은 당시 11세의 나이로 토니상 여우조연상을 차지해 지금까지도 최연소 여우 수상자로 남아 있다(역대 최연소 토니 수상자는 1966년 뮤지컬 <메임>에 출연해 11세의 나이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프랭키 마이클스다. 수상 당시 그는 데이지 이건보다 여섯 달 어렸다). 데이지 이건은 2016년 <시크릿 가든> 25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하녀 마사로 등장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원작에서 메리의 또래 친구로 나오는 디콘은 뮤지컬에서 성인 역할로 바뀌었다. 초연 당시 <헤드윅>의 원작자인 존 캐머런 미첼이 이 역할을 맡았다.




<마틸다> 2010
극본 데니스 켈리 | 작사·작곡 팀 민친

로알드 달의 인기 동화를 각색한 <마틸다>는 우연히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천재 소녀 마틸다가 아이들을 학대하는 교장 트런치불에게 맞서는 이야기다. 2010년 웨스트엔드 초연 당시 올리비에상에서 베스트 신작 뮤지컬상을 포함한 일곱 부문을 싹쓸이하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이 히트작을 이끄는 주역은 바로 마틸다와 학교 친구들. 9~13세의 아이들이 연기와 노래는 물론 <빌리 엘리어트>의 피터 달링이 짠 군무까지 멋지게 소화한다. 2006년 올리비에 남우주연상을 받은 <빌리 엘리어트>의 리암 모어(13), 제임스 로마스(15), 조지 맥과이어(15)에 이어 네 명의 마틸다 엘레노어 워팅튼 콕스(10), 클리오 드미트리오(10), 케리 잉그램(12), 소피아 켈리(12) 역시 2010년 올리비에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그중 당시 10세였던 엘레노어 워팅튼 콕스는 역대 최연소 올리비에 수상자의 영광을 안았다(클리오는 엘레노어보다 몇 주 먼저 태어나 최연소 타이틀을 놓쳤다.) 이 깜찍한 수상자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면 시상식에서 네 마틸다가 함께 부른 ‘Naughty’ 영상을 찾아볼 것. 국내에서도 내년 초연을 앞두고 지난 8~9월 아역 배우를 찾는 오디션이 진행됐다. 내년 3월 신체 및 공연 능력 성장 정도를 재심사하여 주인공 마틸다를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스토리> 2012
극본 조셉 로비네트  작사·작곡 벤지 파섹, 저스틴 폴

<크리스마스 스토리>는 1983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201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카빈총이 받고 싶은 소년 랄피는 엄마에게 거절당하자 선생님, 산타클로스에게 찾아가 총을 달라고 호소한다. 주인공 랄피와 친구들의 엉뚱한 소동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뮤지컬은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의 내용과 비주얼을 충실히 무대로 옮겼는데, 여기에 춤과 음악이 더해지자 아기자기한 코미디 요소가 한층 배가됐다. 특히 선생님이 랄프에게 눈을 다칠 거라고 경고하는 노래 ‘You'll Shoot Your Eye Out’은 아역들의 뛰어난 탭댄스를 감상할 수 있는 장면이다. <크리스마스 스토리>는 오는 12월 17일 폭스 TV에서 생방송 뮤지컬로 방영을 확정지었는데, 작품의 작사·작곡을 맡은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은 이 생방송 프로덕션을 위해 신곡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작사가이자 <디어 에반 한센>으로 올해 토니상 작곡상을 받은 브로드웨이의 신성이라는 점에서 신곡에도 기대가 모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2013
극본 데이비드 크레이그 작사·작곡 마크 샤이먼, 스콧 위트먼

<마틸다>에 이어 로알드 달의 인기 동화를 각색한 뮤지컬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가난한 소년 찰리가 윌리 웡카의 마법 같은 초콜릿 공장을 견학할 수 있는 골든 티켓을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뮤지컬은 2005년 흥행을 거둔 동명 영화의 아성을 넘기 위해 영화감독 샘 멘데스를 연출로, <빌리 엘리어트>, <마틸다>의 피터 달링을 안무가로 내세우고 놀이동산에 온 듯한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여기에 또 하나, 극장을 찾은 가족 관객의 마음을 빼앗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개성 넘치는 아역들이다. 착하고 예의 바른 찰리와 탐욕스러운 버루카 솔트, 게임 중독 마이크, 먹보 아우구스투스, 껌 씹기 챔피언 바이올렛 등 강렬한 캐릭터를 천연덕스럽게 연기한 아역들은 객석에 앉은 그들 또래의 관객으로부터 환호를 끌어냈다. 작품은 2013 웨스트엔드 초연 당시 아동 관객의 지지에 힘입어 막대한 흥행 수입을 올렸다.




<스쿨 오브 락> 2015
극본 줄리언 펠로즈 작사 글렌 슬레이터 | 작곡 앤드루 로이드 웨버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스쿨 오브 락>에서는 아역들이 춤, 노래, 연기뿐 아니라 악기 연주까지 직접 해낸다. 2003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뮤지컬화한 이 작품은 명문 초등학교의 교사로 위장 취업한 록 마니아 듀이가 학생들과 록 밴드를 꾸려 경연 대회에 나가는 이야기다. 영화가 듀이 역을 맡은 잭 블랙의 코믹 연기에 집중했다면, 뮤지컬은 음악을 통해 어른들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욕망과 의지를 찾아가는 학생들의 성장에 무게를 싣는다. 무엇보다 열 살 남짓의 아이들이 자기 몸집만 한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등을 능숙하게 연주하는 모습은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 특히 마지막 경연곡 ‘School Of Rock’에서는 아역들의 화려한 연주 실력이 폭발한다. 2015년 브로드웨이 초연에는 토크 쇼 <엘렌 드제네레스 쇼>에도 출연한 12세의 기타 신동 브랜든 니더라워가 출연해 감탄을 자아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9호 2017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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